현재의 환경에서는 남녀 모두 을입니다. 

남녀간의 갈등, 그 문제의 대부분은 노동환경에서 출발합니다.

한국처럼 노동환경이 가혹한 나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한국만큼의 경제발전이 된 나라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힘들면 남의 것이 커보이는 법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나만 적게 받는다.... 라는 피해의식에 시달리게 되는거죠.

이런 사람들이 여론을 형성하면 우리는 차별받는다... 라고 방향을 잡습니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 내가 차별받는데, 누가 도와달라? 나도 힘든데, 난민 따위가 밀려와서 도와달라고 하네? 눈에 불이 나는거죠. 이래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극우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거기에 양극화라도 심해지면 헬게이트가 열리죠. 


을과 을의 전쟁이 슬픈것은...

을이 갑에게 대들지 못하고 을이 을에게 분노를 퍼붓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을이 을에게 퍼붓는것이 쉽기 때문이죠. 속시원할지 모르지만 문제 해결은 전혀 안됩니다.

오히려 갑에게 이용만 당하기 쉽죠. 그래서 을이 을인 이유가 그런 겁니다. 현명하거나 냉철하지 못해서 이용만 당하는 겁니다.

그리고 또 갑갑한것이 을이 갑이 아닌 엉뚱한 표적에 돌팔매질을 하는 겁니다. 이러면 더 나쁜 갑을 불러들이게 됩니다.

대한항공처럼 을이 제대로 된 갑을 찾아서 행동으로 나서야 합니다.


지금 남녀갈등 문제는 둘다 불가마 지옥에서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 격으려고 서로 싸우는 걸 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남성, 여성 각각 할말이 많겠죠. 다음 처럼...


누구는 남자라서 소처럼 혹독하게 일만 더 하고, 여자라서 빠져나가더군요. 남녀평등이라면서요.

남자는 회사에서 짐나르고, 야근하는데.. 월급이 여자보다 좀더 많은것이 그리 죄인가요?

여자라서 출산휴가에 다 찾아 먹는데, 남자는 그런것 하나도 없네요. 

공무원 합격률, 교사 임용율.. 여자가 더 많더군요. 남자는 군대도 가지 않습니까. 군에서 자살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잘 가르쳐 놓으니 출산하고 회사 관두더군요. 자기것만 찾아 먹는데, 왜 기업에서 여성을 고용해야 합니까?

남녀평등? 그런데 왜 데이트비용과 혼수비용도 남자가 더 많아야 합니까? 남녀평등이라면서요.

여성에게 안전한 사회? 그건 여성을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시선, 남성우월주의의 마초이즘이잖아요. 

여권은 이미 신장될만큼 신장되었고, 여성 혐오따위는 없어요. 여성에 대한 폭력도 통계상으로는 그리 높지 않아요.


적어도 남자들은 성에 대한 수치심을 견뎌야 하는것은 아니지 아니잖아요.

여자라서 애때문에 일찍 퇴근하는것이 차별이라구요? 그래서 출산율이 이 모양이에요. 그럼 남자가 가서 유치원에서 애 데리고 일찍 퇴근하세요.

잘 가르쳐 놓으니 직장 관두더라? 언제 가르쳐 주기라도 했남? 회사에서 언제 나갈지 모르는 애... 라고 싸늘한 시선에다 허드렛일만 시키고... 

한번 애낳아보세요. 산후 우울증이 왜 오는지 아세요? 회사 다니는것이 더 쉬워요. 

군에서 자살한다구요? 여자는 애 키우면서 편할것 같아요? 애 때문에 뛰어내리는걸 참고 있는거지. 산후 우울증이 왜 오는것 같아요?

군대가 힘들다고 하지만, 임신부터 출산, 육아까지 몇년이 걸리는 줄 알아요? 우리도 경단녀 되고 싶지 않거든요. 

여성에게 안전한 사회를 요구하는 것이 마초이즘이라면, 아이와 노인들에게 안전한 사회를 요구하는것은 뭐라고 해야 하나요? 그것도 마초이즘?

여성 혐오가 없다구요? 여성에 대한 폭력도 적다구요? 그래서 두려워 할것 없다구요? 여권은 신장되었지만, 남성의 책임은 그대로라구요? 그럼 당신이 여자가 되어 보세요. 여성의 고충을 뼛속까지 느껴보세요. 


각자 할말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자기만 힘들다고만 하면 답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남성 여성 모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상대방이 들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을, 제도를, 정책을, 환경을, 사회를, 국가를 바꿔야 합니다. 


한국에서 노조 조직율이 10% 도 안됩니다. 개인은 약하지만 "조직된 개인들" 은 강합니다. 

을과 을이 싸우면 을만 죽어 나갑니다. 

모두가 대한항공 처럼 뛰쳐나가기는 힘들더라도, 그렇게 하려고 해야합니다. 

노동환경 개선을 국가에게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정당에 정권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정책을 펴는 수구 정당이 옵션의 하나에 들어있다? 그것 부터가 참담한 현실이죠.


답은... 노동시간 줄이고, 사람 쥐어짜서 인건비 줄이려는 기업에 철퇴를 내려야 합니다. 임금을 올리고, 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국민은 재벌의 노예가 아닙니다. 재벌들을 민주적으로, 경제적으로 통제하지 않는다면 온 국민이 재벌의 노예가 되고 맙니다. 

문대통령 공약처럼, 국민연금, 스튜어트쉽으로 노동자를 쥐어짜는 재벌들에게 위협을 줄 수 도 있습니다. (경영권까지 박탈해야 한다고 봅니다만)


국민 소득 2만 달러 들어섰을때, 대부분의 선진국은 고용과 노동환경에 있어서 큰 도약을 했습니다. 

그것은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야 가능했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정치가 재벌의 편에 서서 국민들을 억눌렀습니다.

원래 친 재벌에 가까운 독재 정권이 1970 년대 이후로 압도적으로 길게 집권을 했고, 독재가 끝나도 독재의 잔당들이 정권을 이어받은데다 IMF 도 초래했죠. 그래서 노동 환경 개혁은 그 다음 집권한 진보정권에서도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이명박근혜 때는 그야 말로 재벌의 하수인이었죠.


그러다 보니 다른 나라처럼 2만달러에서 노동환경을 개선할 기회를 놓친겁니다. 놓친만큼 살기가 어려워 진것이죠. 그럼 지금부터라도 바꿔나가야 합니다. 사정이 이런데, 남성, 여성 각각 서로를 혐오하는 단체, 움직임은 정말 도움이 안됩니다. 그야 말로 "을들간의 전쟁"인 셈이죠.

국가의 부가 소수의 재벌들에게 휘둘리고, 재벌들에게 조종을 받는 정치인들이 득세하면, 그 나라는 국민의 나라가 아닙니다. 재벌의 나라죠.


이런 지옥에서 남성,여성이 서로 자기가 힘들다, 저쪽이 좀 더 특혜를 받는다고 하는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습니다.

을들끼리 치고 받고 싸우면, 진짜 좋아하는 자들은 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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