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늘이 뿌연 모습을 계속 바라보았습니다. 활터에 계속 가니까 보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바라봅니다. 멀리 보이는 산이 봄날에 황사가 온 경우처럼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알게 모르게 불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청청 임실로 자처하는 고을에서조차 하늘이 바다 건너 중원처럼 뿌연가. 여기에 생각이 머무니 속이 썩는 기분까지 듭니다. 풍향을 읽으니까 북서쪽이었습니다. 몽골과 중공에서 오는 흙먼지부터 생각이 미칩니다. 그렇지만, 남한 내부에서 나오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 도당(盜黨)이 실용 정책이다 규제 완하다는 명목을 들면서 발전소와 굴뚝에서 나오는 매연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어서 그런가. 이런 의심을 깊게 품습니다.


  이명박을 불구대천지수로까지 적대하는 이유 하나까지 끄집어 내면서 원자력 발전에 있는 장점 하나를 상기합니다. 공기를 화력 발전보다 깨끗하게 두기 때문입니다.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폐열이 막대하니까 영광, 울진같은 바닷가가 있는 고을에 설치할 수 있는 제약을 사람 발목을 옭아매는 족쇄처럼 무게를 두긴 합니다. 그렇긴 해도 화력 발전이 제가 사는 임실조차 하늘이 공기가 더러운 중공과 똑같이 보이도록 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못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탈원전을 적극 지지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마땅하며 행동하는 동기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뿌연 하늘을 계속 보면서 원자력 발전이 화력 발전 방식보다 확실하게 나은 이유 하나를 확실하게 인정합니다. 원전을 유지해야 하는 주장이 맞는 부분이 있는가. 깨끗한 공기와 맑은 하늘. 그 이유 하나를 집어보며 깊게 실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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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