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8
라이프- 화성의 생명체와 인류가 만나다.
영화 “마스 (Mars)” 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화성 다큐멘터리를 비롯해서, 화성에 대한 관심은 높은 편입니다. 화성은 인류가 정착할 수 있는 첫 번째 행성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가의 관심도 뜨거운 편이죠. 이에 대해서 “미션 투 마스 (Mission to Mars) ” 같은 영화는 대놓고 화성인들이 세운 고대문명이 인류에 생명의 씨를 뿌렸다고도 나오죠.
이번에 개봉한 영화 “라이프 (Life)” 는 화성의 생명체와 인류가 조우할 때 나오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즐겁게 감상하고 함께 이야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2020.04.04 06:41:29
확실히 인류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풍기는 작품이죠.
허나 이 작품을 서로 다른 종의 대결로 이해하면 작품의 느낌은 달라집니다, 자신의 생존 하나만을 목표로하는 존재와 공존을 목표로 하는 존재의 싸움으로 보는 거죠. 동질감이나 연민감과 같은 정의 정서와 도움과 희생 및 저항정신, 투사등의 요소들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미덕입니다. 동시에 인류를 지금의 사회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던 요소였어요. 인류의 강점이었다는 거죠. 근데 자신의 생존 하나를 바라보는 강력한 존재와의 대결에서 그것들은 모두 인류의 패배원인이 되어버립니다.
영화 속 인류는 자신들의 강점이자 취약점을 격렬히 드러내는 존재에게 먹힌 거죠. 아니, 이런 생각의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이런 존재에게 먹힐 수 밖에 없는 거였습니다. 아예 대놓고 그렇게 설정을 해놨으니까요. 때문에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때문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독특한 시선의 코스믹호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상당히 재미있게 본만큼 아쉬움도 있었는데 이런 종류의 공포물이 원래 적인 괴수가 비현실적으로 강하게 묘사되는게 보통이지만 그게 상당히 현실적인 우주정거장을 무대로 진행되니 위화감이 느껴지더군요. 처음 탈출할 때 도구를 사용하는 것부터 엄청나게 빠른 성장 및 진화속도까지 저게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의 화성연구소나 미지의 행성 아니면 미래 탐사우주선 정도 돼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세계니까 하고 납득했을텐데 현실적인 느낌의 무대설정과 액션 묘사가 안그래도 비현실적인 캘빈의 존재가 더 말이 안되게 느껴져 몰입을 방해하더군요. 여기에 은근히 보이는 인종차별적 묘사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백인 비행사들은 다들 스스로를 희생거나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흑인과 황인 비행사는 문제를 촉발시키고 결정적인 순간 상황을 망치기만 했습니다. 그나마 황인 비행사는 동기나 상황이 이해가 되도록 묘사하고 막판에 캘빈을 붙잡아 뒤늦게 희생하는 묘사라도 있었는데 흑인 비행사는....
그나저나 감독이나 각본가 냉소주의자들인가 새디스트인가 운명앞에 타인을 위한 희생이나 도움을 주려는 행동이 무의미하다는 걸까 영화 내내 남을 도우려는 행동이나 희생이 무의미해지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묘사하던데 비슷한 다른 공포물과는 다른 독특한 개성이기는 했습니다만 위에 말한 인종차별적 느낌과 겹쳐서 좀 거부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 봤다면서 아쉬움만 길게 적은거 같은데 그만큼 나름 만듬새가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아쉬운 부분이 더 크게 느껴지는 작품이었습니다. 뭐 최소한 제게 극장에 않아있는 시간이 아깝지는 않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