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체 탄생의 시작인가?

2개의 염기 추가한 인공유기체 합성


과학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대장균을 길러서 ‘반(半)인공유기체’ (SSO Semisynthetic Organism)를 만들어 안정화 시키는데 성공함에 따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생명체 탄생의 시작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크립스연구소(TSRI 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플로이드 롬스버그(Floyd Romesberg) 박사팀은 인공적인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를 합성했다고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저널 온라인에 지난 1월 23일 발표했다.

1.jpg

롬스버그 박사(오른쪽)와 공동제1저자 요크 장 ⓒ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뉴클레오타이드는 DNA와 RNA를 구성하는 부분으로, 유전자의 본체인 DNA는 이 뉴클레오타이드가 사슬모양으로 연결된 것이다.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4개의 기본 염기인 A, G, T, C가 두 개씩 쌍을 이뤄 구성한 정보에 따라 만들어진다.  스크립스 연구팀은 새로 합성한 뉴클레오타이드로 전혀 다른 형태의 인공적인 X염기와 Y염기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 새 염기가 대장균의 유전자정보에 성공적으로 삽입됐다고 발표했다.

4개 염기 대신, 6개 염기로 구성된 유기체 합성

보통 유전자는 2개의 염기가 한 쌍을 이룬 뒤, 이 염기쌍들이 사다리처럼 이어져서 유전정보를 구성한다. 이것이 수많은 생물학 책에 나오는 사다리꼴 염기그림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성공한 반인공유기체(SSO) 역시 2개가 한 쌍을 이뤄 정보를 구성하지만,  비자연적염기쌍(UBP Unnatural Base Pair)이라고 부르는 인공적인 염기를 포함하고 있다.

지금까지 DNA는 4개의 염기로 구성됐지만,  반인공유기체는 6개의 염기로 구성된 셈이다. 연구팀은 PNAS 저널에서 “반인공유기체는 자연적인 DNA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크립스 연구팀은 이미 2014년에 인공염기를 합성한 뒤 SSO를 만들어 세상에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인공염기가 매우 불안해서 안정화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번에 연구팀은 화학물질과 유전공학적인 대책을 세워 좀 더 건강하고 안정적인 SSO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롬스버그 박사는 “사람의 게놈이 일생동안 안정되어야 하지 않느냐. 반인공유기체가 진정으로 유기체로서 존재하려면, 유기체는 가지고 있는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 제1저자인 요크 장(Yorke Zhang)과 브라이언 램(Brian Lamb)은 2014년에 사용했던 뉴클레오타이드 트랜스포터를 수정해서 건강한 반인공유기체를 합성했다. 이 밖에 연구팀은 DNA복제 때 DNA 분자를 합성하는 효소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Y염기를 개선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전자가위인 CRISPR-Cas9를 사용해서 기능을 보완했다.

그러나 새로 만든 SSO가 미래에 어떻게 사용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연구자들은 이번 작업으로 새로운 작용을 할 수 있는 단세포 유기체를 합성해서, 신약탐구 같은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인공염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계속 연구해서 미래에 새로운 신약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단백질을 만드는 방안을 탐구할 것이다. 롬스버그 박사도 “이것은 단백질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문을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등에 사용될 전망

생물학의 신기술이 발표되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는 나온다. 2014년 스크립스 연구팀이 반인공유기체 합성을 발표했을 때, 신기술의 사회경제적 및 생태학적 영향을 짚어주는 캐나다 ETC의 짐 토마스(Jim Thomas)는 뉴욕타임즈 회견에서 “이 같은 ‘외계’(alien) 염기의 시작은 언젠가 매우 중대한 영향을 가져올 윤리적 법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2.jpg

1만배로 확대해서 찍은 대장균의 한 종류 ⓒ Wikimedia

그러나 롬스버그 박사는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이 인공염기쌍은 아직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외계의 염기를 가진 생명의 형태를 만들어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개념입증연구’일 뿐”이라고 보도자료에서 주장했다.

롬스버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단지 한 개의 세포에서 일어난 일로서, 복잡한 유기체에 추가로 사용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이 새로운 유전정보가 RNA로 전사될 수 있는지를 연구할계획이다.

스크립스 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영리 연구기관 중 하나로, 생의학분야 연구를 주로 하는 곳이다.


출처 : http://www.sciencetimes.co.kr/?news=%EC%83%88-%EC%83%9D%EB%AA%85%EC%B2%B4-%ED%83%84%EC%83%9D%EC%9D%98-%EC%8B%9C%EC%9E%91%EC%9D%B8%EA%B0%80


예전에도 인공 유기체를 만들었다는 기사가 있었지만 이번 기사는 그것을 넘어서 염기 종류가 6개인 유기체를 만들었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점인 것 같네요.

혹시 미래가 되면 창작물 속에서만 나오던 규소 생명체도 만들어질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