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먹어서 그런가. 이렇게 둘러대고 봅니다. 여느 날에 비해 밖에 있는 시간이 짧은데 말입니다.

  습사를 마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온 뒤였습니다. '떡치기'를 떠올렸습니다. 떡메를 들어서 떡으로 만들어낼 반죽을 치는 일이지. 이렇게 설명합니다. 다른 의미가 있긴 합니다. 이번 얘기에는 감추고 봅니다.


  떡치기를 떠올리면서 스타워즈와 겹치며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스톰트루퍼를 상기합니다. 갑옷 색깔이 새하얗기 때문입니다. 색깔 때문에 떡반죽과 겹칩니다. 제다이가 아니지만, 정의로운 마음에는 하나같은 사람이 악의 졸개인 스톰트루퍼와 맞서 싸우는 사정. 광검이 없고 블라스터도 없는 처지에서 눈에 띈 무기가 떡치기에 쓰는 떡메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다. 떡메를 들면서 스톰트루퍼를 처단합니다. 포스의 가호가 있던 덕분인지 스톰 트루퍼 효과까지 받습니다. 주인공이 아닌 악당 졸개입니다. 여느 전투면 아주 정확한 사격술로 적군을 처단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 했습니다. 루크님, 한님, 레아님. 주인공을 만난 쫄다구처럼 마구마구 빗맞추고 맙니다. 어느 스톰트루퍼는 상대가 코 앞에 있어도 맞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떡메를 맞으며 하늘 나라로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설명하면, 진짝 잔혹할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웃기도록 쓰려고 합니다. 이게 잘 먹히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더위를 먹어서 실성한 듯 이번 얘기를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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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