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발견.

 

 

'당신의 마지막을 준비하세요. 전문가가 당신과 함께 합니다.'

'오래 사는 것에 걸고 싶습니까? 거세요. 그것이 뭘 가져다 줄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제 완성된 신규 유희 공간에서는..'

'몰래 들어온 이 중 처벌을 줄이고 싶은 이는 창구 XXX에서'

 

 

초대장에 적힌 대기장 좌석에 앉아 처음으로 보는 전광판의 내용들은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기장은 각양각색의 의상과 생김새, 큰 이, 작은 이, 뚱뚱한 이, 너나 할 것 없이 몰려 북적인다. 지금 생각하면 분명했던 것은 어린이나 노년으로 추정되는 이는 거의 없다는 거다. 그런 것을 목격한 것은 특별 구역 창구로 보이는 곳에서 사치스럽게 빛나는 장신구를 잔뜩 걸친 이들 뿐일 정도였다. 또는 애완동물로 보이는 희멀건 움직이는 덩어리를 어린이들이 빛을 뿜어내는 장난감으로 쪼여 터뜨리며 깔깔대는 모습 정도.

 

 

허나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중요한 건 여기에 온 이들은 하나같이 뭔가를 공통적으로 오른손에 쥐고 있다는 거다. 그것도 꼭.

 

 

 젊고 건강'한' 안내인 여성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날마다 오는 이 세계에 오는 '통관 시험'을 통과하고 각자 자격을 부여받은 이들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시험치고 이 세계에 들어온다는 점이다.

 

무슨 대단한 세계인데 시험까지 쳐가며 가려 받을 까 궁금하다면 조금 있다 많이 나열하고자 한다.

 

 

 

 

2. 지나갈 수 있는 자.

 

우선, 여기서는 일정 기간이 오면 시험을 친다. 시험은 통상 기준을 어느 푸른 별 기준으로 친다면 19세에 첫 시험을 칠 자격을 준다. 이 때 범죄 경력처럼 특이한 게 아니면 종족, 출신, 성별 등 어떤 이도 응시해도 된다. 시험을 치는 이의 숫자는 그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일할 자의 수에 따라 정해지는데 수많은 요청과 거절을 다 합쳐서 계산해서 정한다고 한다. 알아서 정한다고.

 

 

시험에 응시하고 합격하면 등급이 매겨진다.

 

세세하게 다 나열되어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어렵지 않다.

 

 

-등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높은 연봉과 제일 낮은 연봉의 직종에 지원할 자격이,

-등급이 낮으면 낮을수록 선택의 폭은 좁다.

 

 

이렇게.

 

 

또 특별 시험으로 이런 쪽이 아닌 일종의 '민간 군사 및 용역'같은 계통은 상시로 뽑는다. 단, 여기에 지원하면 앞선 시험에 응시가 제한된다.

 

 

당연 높은 연봉에 가는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피나게 하라 이말인데 여기서 조금만 떨어져도 낮은 단계 받기가 너무나 쉽다보니 여성 안내인과 얘기하는 와중에도 대기장 바깥 경계 구역에서 자살하는 이 단신 뉴스가 짤막하게 나올 정도로 빈번하다고 한다. 자기는 그 와중에도 통과했으니 능력에 따른 지금의 자리가 보상이라고 한다. 물어보지 않았는데 왜 대답하는 지는 모르겠다.

 

 

 

 

여기 대기장 바로 멀찍이 있는 구역은 거의 쓰레기 더미장을 떠올리게 만드는 흉물스런 건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곳이다. 거기는 안내인 말로 시험 준비하는 이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자기도 거기서 왔고 보통 여기에 시험을 치기 전 거기로 반드시 가야한다고 한다. 시험 공부 내용을 얻을라면.

 

푸른 별 기준으로 17세 정도에서 들어가 3년 정도 준비하고 이런 시험을 거쳐 오는데 통과 못하면 다시 저곳으로 가서 통과될 때까지 있는데 그래봤자 1년을 못넘긴다고 한다. 저곳에서는 하루라도 있는 것도 엄청난 압박을 받을 정도로 주변에 흉흉한 게 많다고 한다. 딱 겉보기에도 열악하고 얻을 게 없어 보이는 곳답게 뭔가 득으로 얻을 게 있으면 소란은 애교요 다툼은 일상이고 심하면 무더기로 피보는 일도 자주 일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저기서 살아남으려면 득 볼 것을 남보다 빨리 빼앗아야 살 수 있다고 한다.

 

 

 

시험에 통과하면 각 등급의 표시가 담긴 통관표를 배부받고 여기 대기장으로 지금처럼 일정 기간 통관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통관과정은. 

 

-들어올 거냐.

-들어올 거면 어디로 갈거냐.

-이곳에 대해 아는 것은.

-시작하고자 하는 것은.

-귀하 다음 세대 생산 계획은 있는가

-'세대 생산기능 제거(기억할 것)'를 받겠는가.

 

여러 과정을 거치고 맨 마지막, 이것을 강조한다.

 

-'마지막 준비(이걸 꼭 기억하라)' 과정을 신청할 거냐.

 

 

 

3. 내일은 없다.

 

이게 무엇인가 물었는데 안내인 말로는 여기 들어오면 반드시라고 할 정도로 다 신청하는 거라고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편안한 죽음' 과정이라고 한다. 무슨 소리인가 머리가 아픈 것을 뒤로하고 이것을 하면 좋은 이점은.

 

-하지 않았을 때보다 조금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전문가 그룹의 관리하에 고통이 없다.

 

 

보통은 위의 좀더 연봉을 받기에 다 선택한다고 한다.

 

-푸른 별 기준으로 20세에 시작한 이는 35세, 40세, 45세(한계)까지 정할 수 있다.

-해당 나이가 되면 전문 '안락사' 그룹이 관리에 들어간다.

-과정을 35세 같이 짧을 수록 연봉이 높아진다. 특별 수당도 두둑하다.

-해당 나이가 됐을 때 자기 결정에 따라 3번 수락 여부를 받는다. 여기서 단 한번이라도 아니라면 과정은 종결되고 안죽어도 된다. 단, 다시는 과정을 신청할 수 없다.

 

 

즉, 요약하자면 죽을 때 되면 편히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 거부하면 안죽어도 되며 대신 그 전에 그냥 받는 것보다 더 추가로 살아있는 동안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획득하게 된다고 한다.

 

 

*여기서 추가로 안내인도 깜빡했는 지 '세대 생산기능 제거'를 꼭 받으라고 권유했다.

 

이게 무엇인가 하니 다음 세대, 즉 자손 번식을 제거하는 것이다.

 

무슨 끔찍한 제거 시술을 하는 생각과는 달리 여기서는 그런 미개한 방식은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전문 기술로 자손 생산하는 요소만 '완전히' 제거하고 개인의 요청에 따라 '기구'조차도 필요없다고 하면 제거도 가능하다. 당연, 이 시술을 받은 이는 더 특별 연봉을 받는 기회를 얻게 된다. 안내인의 경우 그래도 '그것'을 하며 얻는 '느낌'은 아쉬워 '자손 생산' 요소만 지웠다고 한다. 연봉 아쉬움도 물론 있고. 보통 들어오는 남녀는 자신처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진짜, 특별하게 연봉을 더 받고 싶은 이는 다 싹 제거한다고 한다.

 

 

 

 

 

저 두 가지 과정만 보더라도 이 세계의 화려함의 비결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안내인의 설명과 보충하자면 이 세계에서는 젊은이만 있다. 나이든 이나 어린이의 경우 정말 이 세계에서 능력이 특출나서 자기 세계를 갖는 경우인데 그것은 정말 여기 대기장에 온 이들 중에 한명 있을 까 말까 할 정도로 아득한 수준으로 적은 이만 있다고 한다. 즉, 좀전의 사치스러운 자들처럼. 그들은 자기 여하에 따라 갖든 지 말든 지 맘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능력'만 된다면.

 

 

보통은 20세부터 수습 기간을 거쳐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하면.

 

-일.

-일이 끝나고 흥청망청 즐기기.

-수면 및 자기 관리로 다음 일 준비.

 

 

등으로 별 다른 게 없다. 일단 개별 봉급을 받으면 그걸 거의 다 쓴다고 한다. 다음 자손이 있을 것도, 남녀 서로 얽히는 것보다 쾌락을 즐기는 게 더 좋기 때문이다. 잠깐일 뿐이고 최대한 강도높은 것을 즐겨야 하기에 정말 엄청나게 사재낀다고 한다. 이 세계에는 그런 것을 다루는 '짜릿'하고 '떨리게' 만드는 구역들이 여기저기 구석진 곳에 불이 환하게 켜있어 일이 끝나고 대부분 먹거리 구역에서 시간을 보내다 이곳으로 와 사거나 구해서 즐기는 게 일상이다. 또 거기에 맞게 자기 외양도 점점 여기에 맞게 변해가서 자기처럼 멋있게 변한다고 한다. 그럴 돈도 많고. 안내인은 혹시 원한다면 자기하고 즐겨보지 않겠냐고 나에게 권유했지만 좀 시간이 필요하다 하며 피했다. 당연한 듯 싶어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물론, 예외도 있는 법.

 

 저축해서 미래에 35세 과정 경우 안죽고 모은 것으로 자기 세계를 만들고자 웃을 수도 있다. 살아있다면.

실상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경쟁자들이라 살아남기는 그냥 힘들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힘들다는 표현도 좋게 표현한 거라나. 그런 것들은 신경 쓸 필요도 없을 정도로 멍청하다고.

 

 

 

 

 

 

4. 정리.

 

 

 

이 세계는.

 

 

-무수히 많은 젊은이.

-노인과 어린이는 없는. 예외라면 자기 세계를 가진 정말 능력이 뛰어난 자들 제외.

-기간이 정해진 삶.

-절대로 저축하지 않고 다 쓰는 삶. 마구 즐겨도 아무도 제재하지 않는 삶.

-게으름 여기서도 죄악이다. 일에서 게으름은 감점 요인이라 봉급이 깎이지 않으려면 열심히.

 

 

 

공장 및 연구 구역이나 사무 구역 등에 끝없이 켜지는 불과 지독할 정도로 화려한 유흥 구역 및 소비 구역 역시 꺼지지 않는 곳.

 

 

왜 높은 연봉이 가능한가 한번 다시 물어보니.

 

 

-100의 연봉이 있다 하면 여기서 일부를 떼어내는데 그것을 기금으로 위에서 모은다고 한다.

-여기서 떼어낸 기금을 일부 또 떼서 돌려준다.

 

 

'연금'을 다시 설정해 놓는 것인데, 연금의 문제가 내는 이는 적고, 받는 이는 많으면 너무 오래 살아 지급 기간이 길다는 문제로 기금이 고갈될 수 있다든 것이었는데..이 세계에서는 그것을 20세에 시작하여 45세까지 산다 가정하고 그 나이까지 계속 연금을 징수하며 그 중 일부를 다시 개인에게 돌려준다는 점이었다. 단, 여기의 전제조건은 '45세에 죽는다'라는 점이다. 그 이후는 절대 어떤 지급도 없다. 복지는 전혀 없다.

 

거기다 저축은 없고 소비가 흥청망청 이루어지는 이곳에서 물건은 생산되고 안팔리는 경우가 보기 힘들어 보인다. 젊은 층의 소비가 두터운 점을 기가막히게 노린 것으로 보인다.

 

 

즉, '미래에 받을 것을 돌려받아 오늘 흥청망청 즐긴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기장 창구 전광판의 그 문구들은 이것을 위함이었다.

 

 

 

아직..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하튼 여기는 잘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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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디어 구상했던 한 세계관, 주인공이 대적해야할 악당의 세계관을 한번 풀어봤습니다.

 

이대로 망각의 세계 저편으로 보낼 수 없기에 거의 물에 풀린 소금 줍기 심정으로 써봤습니다..

 

 

좀 많이 피곤해졌네요..여러분들의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