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스타워즈는 `금수저 이야기`라는 말을 했습니다.

오리지날 트릴로지의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아버지는 우주에 이름 높은 제다이 기사였던 아나킨이고 어머니는 의원이자 여왕이었던 인물이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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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미국 청소년들이 가장 되고 싶어했던 영웅상이었던 루크 스카이워커. 그의 부모만 보면 금수저로 착각할만하죠. ] 


한편 프리퀼 트릴로지의 주역인 아나킨 스카이워커는 -비록 노예였지만- 포스의 화신이라고 할만한 인물이라는 점.(포스의 화신이라고 명확하게 정의한 건 아닙니다.)

이러한 의견은 "깨어난 포스"에서 (루크로 생각되는 제다이의 자손으로 추측되는) 레이가 등장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세계와는 다른 또 다른 은하계에서조차 이런 상황은 정말로 꿈도 희망도 없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그건 스타워즈를 매우매우 단편적으로 보기에 나오는 착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스타워즈(에피소드 1~6)가 스카이워커 일가에게 초점이 맞추어졌기에 느껴지는 점이라는 것이죠.

스타워즈를 조금 더 살펴보면, 특히 오리지널 트릴로지와 이번의 "깨어난 포스"를 살펴보면 스타워즈의 이야기가 결코 금수저 얘기가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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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은 평범한 농촌 청년으로 알려진-하지만 탁월한 포스 능력을 가진- 청년 루크가 영웅이 되는 이야기지만, 돈만 밝히는 외로운 용병 한 솔로가 자신이 가고자하는 길을 찾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혁명군의 수많은 전사들이 세상을 구하고자 희생된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루크의 아버지와 출신은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한 솔로와 다른 혁명군 조종사들은 어떤가요? 앞으로 한 솔로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제작된다고 하는데, 여기서 한 솔로가 어느 별 왕자님이라는 설정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 솔로가 금수저라는 이야기는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그는 -클래식 트릴로지에서의 그는- 자신의 출신을 이용해서 뭔가하는 인물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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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5:제국의 역습은 루크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한 솔로와 레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역경을 거치며 둘은 더욱 가까운 사이가 되죠. 그리고 루크가 그들을 구하려하지만, 도리어 레아와 -새로 동료가 된- 랜도가 그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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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6:제다이의 귀환은 이른바 금수저에서 가장 먼 이야기입니다. 루크는 아버지를 구하기위해서만 동분서주하며, 실제로 제국을 물리친 것은 수많은 혁명군의 전사들입니다.

한 솔로를 구하는 것만으로도 랜도와 R2-D2, 그리고 추바카 등의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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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인인 한 솔로보다 성공한 흑인. 그 사실만으로도 놀라웠습니다. ]

혁명군 편대를 지휘한 랜도는 확실한 자수성가 인물입니다. 우리는 그가 클라우드 시티의 통치자였음을 압니다. 하지만 그 전에 그는 어떤 인물인가요? 출신은?

혁명군 함대의 지휘관인 아크바 제독은 -설정에 따르면- 타킨 총독의 노예였던 인물입니다. 그가 칼라마리족의 귀족 계급이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가 혁명군 함대를 이끄는건 그가 노예 생활 속에서도 제국군의 전략을 훔쳐배우고자 노력한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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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의원인 몬 모스마와 함께 등장한 아크바 제독. 혁명군이 제국과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

데스스타를 공격하기 위해 방어막을 제거하는데 성공한 건 한 솔로가 이끄는 혁명군 전투원과 변경의 외계인 이워크죠.

데스스타에 마지막 일격을 가한건 보통 인물의 대명사인 웨지 안틸레스. 그의 출신도 당연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프리퀼 트릴로지를 보면 우리는 수많은 제다이를 보지만, 그 출신이 알려진 인물이 누가 있던가요? 주요 인물 중 이른바 금수저라는 것은 앨더란의 베일 오르가나 뿐이에요.(파드메도 출신으로 여왕이나 의원이 된건 아니죠.)

에피소드 7:깨어난 포스에서 우리는 레이와 카일로 렌을 보지만,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출신을 도리어 거부하고 자신의 길을 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초점은 그들보다도 스톰트루퍼 출신의 핀에게 맞추어져 있지요. 적어도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건 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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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톰트루퍼 출신이면서 타이기와 밀레니엄 팔콘도 타보고 광검도 휘둘러보며 카일로 렌에게 상처까지 입힌 핀 ]

게다가 스타킬러를 파괴한건 한 솔로와 추바카, 그리고 -적어도 영화에선 출신이 밝혀지지 않은- 포 다메론입니다.


이렇듯 스타워즈는 출신이나 성분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오리지날과 프리퀼에서 우리는 스카이워커 가문의 이야기를 보지만, 그것이 스카이워커 금수저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스타워즈가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출신이나 성분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출신 만으로 성공하고 노력이 소용없는 대한민국에서 스타워즈를 볼 때 우리는 그들의 출신에 주목할지도 모르지만, 스타워즈는 -우리 세상과 관련없는 머나먼 어딘가의 얘기라는 점에서- 그와 가장 먼 이야기,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을 전합니다.

아니 인간만이 아니라 외계인과 드로이드의 이야기이기도 하죠.

그리고 그것이 자연스럽고 감동을 주는 이야기라는 것을 우리는 보게 됩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감동을 찾기 힘든 것은 바로 그런 이야기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겠지요.

더불어 [스타워즈]에서마저도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것 밖에는 이야기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운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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