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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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구글에 뭔가 토속적인 이미지가 뜨길래 클릭해 보니 박경리 씨와 토지 관련 글들로 링크되더군요.
오늘이 토지가 출판된 날인가요? 아니면 박경리 씨 생일? 원래 토지에 큰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의외로 구글이 이런건 잘 챙기네요
하이텔의 '장혁'님 글을 보고 가입하는데요?
제 어머니께서 생전에 가장 좋아하셨던 책이 바로 <토지>였죠.
<토지> 1~2부는 거의 책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읽으셨습니다.
한국 문단에서 <토지> 1~2부를 좋은 작품으로 여기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토지> 4부 이후는 아무리 좋게 봐도 망작이고, 마무리에 실패한 작품으로 여깁니다.
<토지> 때문에 박경리의 작품세계가 무슨 "범접하기 힘든 숭배의 대상"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실은 <토지> 이전까지 무척 통속적인 멜로드라마 성향의 글을 잘 써내던 대중 소설가였습니다.
<김약국의 딸들>, <파시>, <시장과 전장> 모두 시대의 질곡을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긴 하지만
한결같이 TV 드라마로 적합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이 강점이었던 대중 소설이었죠.
말년에 쓴 <토지> 때문에 작가가 이전 에 쓴 많은 작품들이 묵살되다시피 하는 것도 희한한 일입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장군은 평소 자신의 아들이 <토지>를 열심히 읽고 있는 것을 기억하고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김지하를 석방해 달라. <토지>를 쓴 박경리의 사위이다"라는 말에 두말 않고 OK 했다고 하죠.
<토지>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위상은 3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12월 2일이 박경리 생일일 겁니다. 구글 한국 페이지가 이런저런 기념일을 많이 챙기는 편이죠. 구글의 전반적인 추세 역시 문장가들을 잘 챙겨주는 편이고….
저는 <백경> 161주년 로고가 참 기억에 남더군요. 고래가 허얘서 잘 안 보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