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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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좋습니다. Everything is Good.
근데 조금 이상한게 보여서 적어봅니다. 주관적이라서 빠따를 드실지도 몰라요 >.O
1. 게이머같은 주인공
사람이 파편 맞아서 기절했으면 그 다음에는 어리둥절하다가 "모지몬? 상승선 어디갔어? 설마, 오 ㅅㅂ 할렐루야..." 이럴 줄 알았는데,
1인칭 게임 하는 사람이 앞이 보이자마자 F버튼 연타해서 일어나고 그러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어리둥절하는게 이런 영화들의 클리셰긴 하지만 그래도 말이 되는 클리셰 아입니까.
2. 해결했다!
<김씨표류기>라는 영화를 보면 마션과 비슷한 장면이 보입니다. "새똥속에 옥수수가 들어있을거 아니냐"하면서 새똥을 긁어모으고 그걸 심는 장면...
근데 김씨표류기는 차라리 새똥을 손으로 긁어모으는 비주얼적으로 좀 그런 장면이 있으니 진짜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짜장면 한그릇이 절박할 수 있구나 하는 그런거... 근데 마션은 농촌남 박씨네 창고에서 막 꺼내온 공장제 퇴비(...)보다 더 똥같지 않은 똥을 그냥 섞습니다. 그리고 농사를 지은 다음... 하는데 시행착오라던지, 위기라던지 그런게 느껴지지가 않고 그냥 쭉쭉 넘기니까 절박감이 없어요 저얼박감이!
3. 크린나사, 크린중국
또옹별이 없고 죽이고 싶은 상관이 없어요. 보신분은 알다시피 없었죠
그냥 스무스하게 넘어가요. 맨날 구조대 보내려 할때마다 반대하고 갈등하는 장면을 보면서 "고리타분하다. 영화 플레이타임 늘려쳐먹기 힘들었냐?"라고 불평했는데 지금보니 없으니까 허전합니다. 진짜로.
4. 몇천킬로미터를 달리지만 문제없는 로버: "아니, 고장 안나요?" "나사제품이니깐요!"
뭉텅이 뭉텅이로 나눠서 대장정 과정을 표현하는데, 화성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레스4로 가는게 아닌 사막횡단 다큐물인줄 알았습니다. 중간에 고장도 안나고, 주인공을 삼도천에 던져넣을 뻔한 폭풍도 없고, 위기감이 없습니다. 마지막 구출 장면을 감안해도 발단 전개 위기 (반쯤) 절정 해소 해소 해소 해소 해소 (반쯤?) 절정 결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문제발생! 해결! 문제발생! 해결! 문제발생.......의 반복이죠. 해결을 보기 위한 작품인건 맞습니다. 실제로 고장도 나고, 폭풍도 만나요. 영화에서는 다 생략됐죠.
감정 묘사에 대해서는... 이 링크를 참조하세요. 대충 저런 느낌입니다. (...)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소설의 반도 못 살린 느낌이에요. 물론 소설 분량이 분량이라...(600페이지에 가깝습니다.) 이걸 다 살리려면 엄청나게 길어져야 했을 테니까 이해는 갑니다만.
원작에서는 사실 세세한 설명을 곁들이고, 덕분에 설득력이 높아지긴 합니다만. 솔직히 과학적인 문제 풀이를 위해서 잡다한 걸 생략하는 현상은 소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외계 행성에 홀로 남았다는 고민보다 과학 문제가 산적했다는 사실에 마냥 즐거워하는 것 같더군요. 뒷동산에 소풍 나온 어린아이 같다고 할까요. <마션>은 <바다의 노동자> 같은 순문학부터 <물에 잠긴 세계> 같은 뉴 웨이브까지 고립과 생존을 다룬 작품들과는 감수성이 천지차이죠. 어차피 작가가 노린 건 그냥 씐나는 과학 문제 풀이니까요.
어차피 그걸 노리고 나온 책이고, 영화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그 과정을 즐기면 그만인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