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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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쓰고 있던 판타지 개론서를 완성했습니다.
본래 원고지 200쪽에 맞춘다는 내용으로 작성하여 힘들었는데, 250매까지 괜찮다는 말에 약간 폭주하여 260매가 되어버린 바람에 다시 한번 고생했습니다만.
아직 문장이나 일부 내용에서 수정해야 할 부분은 있습니다만, 우선은 일단락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지인에게 보여준 결과는 적어도 '재미있다.'라는 반응이었기 때문에 더욱 좋습니다. 여하튼 책이라는 건 재미있어야 하는게 아니겠어요? ^^
책은 크게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1. 판타지란 무엇인가?
2. 판타지의 하위 장르
3. 판타지의 역사
4. 미디어와 판타지
5. 한국의 판타지 문화
6. 판타지 문화의 가능성
다양한 하위 장르를 보여주고, 판타지 발전의 역사를 통해서 굉장히 많고 다채로운 판타지 문화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영화나 만화, 여기에 게임과 같은 미디어가 판타지 문화의 발전을 이끌어주고 있음을 정리했습니다. 나아가 한국의 판타지 문화사를 정리해서 보여주고, 마무리 하고 있지요.
가장 어려운 것은 역시 원고지 250매라는 한계에 여러가지 내용을 집어넣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제한될 수 밖에 없거든요.
처음 쓰는 책인 만큼 조금이라도 많은 것을 넣으려고 생각하다보니 더 힘든 점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판타지의 소재'로서 마법 분류 같은 것도 생각했는데, 페이지 분량도 있지만, 언젠가 다른 책으로 정리할 생각에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여러 판타지 개론서와 비교하자면, 미디어 부분이 상당히 큰 것이 특징입니다. 판타지 역사나 하위 장르 소개에서도 여러가지 다양한 미디어 작품을 소개하고 있지만, 영화와 애니메이션 미디어, 여기에 게임 부분을 합쳐서 전체의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라이트 노벨을 꽤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게임과 관련해서는 게임 스토리텔링만의 특징을 약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여러가지 판타지 개론서 중에서 가장 특이한 종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학 전문가가 아니라 판타지라는 대중 문화를 향유하면서 즐긴 팬이 쓴 글이니까요.
이처럼 다양한 내용을 담은 것은 "판타지는 ‘환상 세계에서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로 제약이 없으므로, 다양한 판타지 문화를 통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판타지를 찾아야 한다."라는 주제에 맞추어 썼기 때문입니다.
목차를 조금 더 세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판타지란 무엇인가? 1
1) 판타지(Fantasy)의 정의 1
2) 판타지의 특성 : 판타지와 SF 1
2. 판타지의 하위 장르 3
1) 하이 판타지(high fantasy)와 로우 판타지(low fantasy) 3
(1) 하이 판타지(High Fantasy) 3
(2) 로우 판타지(Low Fantasy) 4
(3) 차원 이동 판타지(다른 세계 모험물) 4
2) 검과 마법 이야기(Sword and Sorcery) 6
3) 동화(Fairy Tale) 6
4) 초자연적 픽션(Paranormal Fiction) 7
5) 다크 판타지(Dark Fantasy) 8
6) 도시 판타지(Urban Fantasy) 8
7) 역사 판타지(Historic Fantasy) 9
8) 슈퍼 히어로 판타지(Superhero Fantasy) 9
9) 마술적 사실주의(Magic Realism) 10
10) 신마 소설(神魔小說, Gods and demons fiction) 10
3. 판타지의 역사 11
1) 신화에서 탄생한 여명 11
2) 동화, 기담에서의 영감 13
3) 영웅의 시대 13
4) 근대 판타지의 시작 15
4. 미디어와 판타지 16
1) 영화와 애니메이션 16
2) 게임과 판타지 19
5. 한국의 판타지 문화 23
1) 판타지 문화의 태동 23
2) 한국 판타지 문화의 성장 25
3) 시대의 변화와 흐름 26
6. 판타지 문화의 가능성 27
위에서 소개한 하위 장르는 여러 곳에서 소개된 내용을 제가 적당히 나누어 정리한 것입니다.
사실 판타지의 하위 장르는 학술적인 분류가 아니고 엄격하게 구분되지도 않지만, 그만큼 다양한 판타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제 마무리 교정 부분만 남았습니다. 더 넣을 내용은 없으며-아니 더 넣을 공간이 없으며- 충분히 많은 내용을 충분히 잘 정리해서 넣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 책은 독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까요? 이제 조금만 교정을 보면 출판사에 넘기게 되는 만큼 이후의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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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도기님이 집필하시느라 하는 고생을 헤아립니다. 목차를 살짝 보더라도 조사하신 분야와 범위가 아주 많고 넓다는 내막을 확실하게 보입니다. 책 분량 때문에 조사하신 것을 알리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각하고요. 다른 일과 병행하느라 고생을 아주 하셨습니다. 그러니 고진감래가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세 배 이상은 되어야 할 책을 억지로 압축하신 것은 아닌지...
걱정도 좀 됩니다.
일단 라이트한 개론서를 먼저 쓰시고,
이 다음에 더 큰 책을 쓰기 위한 준비라고도 여겨지는 면도 있구요.
제가 사 읽은 한국에서 나온 장르문학 개론서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팬터지는 특히 아직까지 어떤 책으로도 만족하지 못했죠.
고장원님이 최근 펴내고 있는 SF 개론서 시리즈는 아직 사서 볼만한 여력이 없어서 못보았습니다.
SF 개론서는 이러니저러니해도 20 년 전에 나온 박상준님의 <멋진 신세계>가 가장 좋았습니다.
고장원님의 <세계과학소설사>는 최근 작품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어서 앙꼬 빠진 찐빵 느낌이고...
김성곤 교수의 현대미국문학에 대한 책은 커트 보네거트, 토머스 핀천 등을 다룬 글에서
SF와 미국 현대 순수문학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꽤 충실하고 재미있어서 사서 본 것인데 괜찮았죠.
김성곤 교수의 스승이 올라프 스태플던 평전을 썼던 SF 매니아여서, 김성곤 교수 역시 비슷한 면이 있죠.
하지만 아직까지 SF만 제대로 다룬 평론집, 또는 개론서가 한국에는 나와 있는 게 없다는 게 맞을 겁니다.
한국에 나온 여러 개론서 중에서, 그나마 가장 충실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추리쪽입니다.
세 권 정도가 모두 다른 시각에서 쓰여졌고, 상호 보완적입니다.
학자이자 추리 매니아가 쓴 책, 문학 전공자가 쓴 책, 그리고 추리소설에 미친 팬이 쓴 감상문집이죠.
세 책이 모두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추리를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는데, 독서 의욕을 샘솟게 하더군요.
팬터지 개론서의 경우...
아동문학의 절반이 팬터지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아동문학을 다룬 개론서까지 찾아다니며 읽은 편인데...
상호보완적으로 여러 책들을 보면서 깨달아간다고 해야 하나 그렇게 쌓아가는 것은 있는데,
팬터지 개론서라면 이 책이다 딱 꼽을만큼 만족스러운 책은 아직 없었습니다.
책은 은근히 많이 나와 있는데, 모두 좋은 팬터지가 무엇인지 안내서는 될 지언정,
팬터지라는 장르 자체를 잘 알게하는 훌륭한 개론서는 아직 안나왔다고 할 수 있겠죠.
이런 저런 책을 사서 본 이유는,
실은 좋은 SF, 팬터지, 추리소설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였습니다.
제대로 된 가이드가 필요했거든요. 확실한 한 권이 없으니, 계속 여러 책을 찾아다녔죠.
하지만 아직까지 갈증은 해소되지 못했습니다.
와, 고생하셨네요. 개론서의 분량 문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 개론서든, 어느 분야를 다루든, 결국 개론서인 만큼 한계는 존재하더군요.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으며, 일정 부분에서 그치고 말죠. 한 분야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게 아니라 전체를 두루두루 설명해야 하니까요. 게다가 검과 마법 같은 장르만 파고들어도 책 한 권은 너끈히 나올 겁니다. 결국 개론서의 요건은 얼마나 흐름과 개념을 잘 전달하느냐 같습니다. 독자가 구체적인 정보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만 해도 제 몫은 충분히 해낸 것이겠죠. 판타지 같은 장르는 정보를 구하기도 비교적 쉬울 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