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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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들이 그리스에서 걸어서 독일까지 가겠다는 처절한 몸부림에 대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거기에 달려있는 댓글이 참 가관이네요. 90%에 가까운 댓글이 저런난민들을 절대 받아줘선 안된다는 내용이네요. 국가기강이 무너지네,마네. 난민들을 옹호하면, 너 조선족이지? 라는 혐오감이 듬뿍 묻은 살기어린 글들, 여기에 꼭 빠지지 않는 단어. 감성팔이하냐는 핀잔.
우리나라에서 난민들을 받아주겠다고 한것도 안데, 왜 저렇게 잔인하고 모진지 모르겠군요. 자신의 삶이 어려우면 타인의 어려움도 헤아릴줄 아는것이 인지상정아닌가요? 자신보다 어려운 자들에게 드러내는 거침없는 혐오와 경멸,
사람들이 참 많이도 망가졌다는것을 느낀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그대가 바로 희망이다.
아니, 뭐, 타인 혐오야 하루이틀도 아니니…. 우리나라가 좀 더 그렇기는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죠. 살기 힘들면 남을 탓하는 건 다들 비슷한가 봅니다. 그리고 여기든 저기든 살기 힘든 사람들이 많고요. 게다가 비난이라는 게 하면 할수록 중독이 되니, 생각 없는 군상들도 달려들어 물어뜯을 테고요.
역사책 읽어보면 이런 거야 동서고금이 다 똑같더군요. 빨갱이, 검둥이, 야만인, 이교도, 이방인, 빈민과 천민 등등 역사 자체가 혐오와 비난 아닌가 싶어요. 지금까지 그랬으니, 앞으로는 얼마나 달라질지 모르겠습니다.
제목이 오타인가 했는데.. 일부러 '협오'로 쓰신건가요? ㅇㅅㅇ?
혐오나 반목이라는 것이 원래 삶이 팍팍해지면 좀 더 심해지기는 하지만, 이런저런 것들을 들여다보면 중간에서 혐오나 갈등을 부추기고 그 틈새에서 이득을 취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경향이 강하게 보이는 요즘입니다.
세상이 너무 각박해진 탓이라고 봅니다. 그저 살아남기에만 급급한... 그런 시대가 되버렸죠.
우리나라로 치면 비슷한 문제로 새터민 문제가 있지 않습니까? 비록 이쪽은 저쪽난민 보단 좀 동질성이 커서
그렇지.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볼때 경제 불황은 언제나 민심을 외부로부터 단절시켰죠.
일종의 생존을 위한 방어기제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생존이 불안정하고 여유가 없으면 나와 상관도가 적은 순서로 외부 공동체에 방어적, 베타적으로 행동하죠. 민족, 국민, 시민, 내 계층, 가족, 나 이런 순서로요.
저는 이런 성질이 분할통치, 군중 통제, 사상 유도에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3S 정책 같은 것보다 이게 훨씬 유용한것 같아요.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훨씬 강력하고 호소력 있죠.
저 난민의 모습은... 다름아닌 북한 주민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난민들을 받아들이느냐, 마느냐의 선택이 남한 주민에게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머리 위 북쪽에는 3천만이 넘는 인구의 북한 주민이 있고,
중국으로 탈출하고 인신매매 조직의 밥이 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북한 정부가 탈출을 억제하느라고 난리는 치는 와중에도 그러한데...
향후 북한 정부가 통제력을 잃게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3천만명의 북한 인구가 난민이 되어 중국으로 넘어가고 남한으로 내려오면...
우리에게도 어떻게 북한 사람들을 수용할 것인지 선택의 순간이 올 지 모릅니다.
IS의 준동 이후 아프리카와 아랍에서 유럽으로 탈출하는 난민 행렬이
그래서 절대로 남의 이야기로 보이지 않더군요.
경제적 빈곤은 관용을 무너트립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은 혐오와 분노를 이끌어냅니다.
그런데 이런 비관적인 상황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국가보다는
빈민으로 유입된 3세계 국가 출신들에게 더욱 심합니다.
현재 유럽의 이민자 정책이 붕괴되었단 소릴 듣는건(실상은 그렇지 않더라도),
결국 3세계 출신 이민자들이 경제적인 주류에 편입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유입되는 수십만의
난민들도 같은 절차를 밟을까요? 그나마 같은 절차를 밟으면 다행이지요. 그들의 분노와 박탈감을
받아들일 능력이 유럽에 남아 있을까요? 뭐 독일은 스스로 그게 가능하다고 보니까 수용한거겠지만...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험도 없고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어요.
장기적으로 대량의 이민자들을 주류 사회에 편입시킬 수 있는 계획이나 능력이 없다면 일시적인 감정적 선의는
반드시 더 큰 문제가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관용은 언제나 중요하지만 그것은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베풀 때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싶네요.
관용이 살아남기 힘든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