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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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과 종이책, 과연 어느 쪽이 좋을까요?
전자책은 물류비가 거의 들지 않고 제작비도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선지 근래에는 종이책으로 나오지 않고 전자책만 나오는 것도 꽤 많지요.
하지만 종이책에는 전자책이 따라올 수 없는 수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단지 '감성적인 것'만이 아니라, 과학적인 면에서 말이지요.
1. 종이의 향기와 감촉은 디스플레이가 재현할 수 없는 촉감을 통한 기억의 재현과 함께 깊은 감성을 전해줍니다.
- 인간의 몸은 시각 하나, 촉각 하나, 후각 하나 등으로 오감을 나누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을 통해서 무언가를 인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기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되어 있지요.
종이책을 넘기는 감촉, 종이의 느낌, 여기에 종이에서 전해지는 향기와 종이를 넘기는 소리 등은 우리에게 시각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수많은 감각을 제공합니다.
때문에 같은 책을 보더라도 종이책에 기록된 내용이 더 감동적이며 우리들의 마음을 자극합니다. 그리고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의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기가 쉽습니다. 그만큼 이야기를 충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2. 종이책은 현실감을 높여주며, 더욱 논리적인 판단이 가능하게 해 줍니다.
- 우리 인간은 '텍스트를 읽도록 진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눈은 풍경을 인식하고 물체를 인식하면서 그 풍경의 일부로서 '글'을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의 뇌는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물체를 '물체'로 인식하지 않으며, 비현실적인 존재로 인식합니다.
E잉크 방식이 아니라 디스플레이 방식의 화면은 우리에게 비현실적이며 비논리적인 존재로서 인식됩니다. 반면 '반사광'에 의해서 형채를 인식할 수 있는 종이책은 물체로서 인식됩니다.
때문에 우리는 종이책을 볼때 더욱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화면 상에서 본 글보다는 프린트해서 읽었을때 글의 좋고 나쁨을 인식하기 더 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탈자나 맞춤법 등의 문제도 좀 더 쉽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글을 쓰고는 항상 프린트해서 보곤 합니다.)
3. 종이책의 반사광은 디스플레이의 발광에 비해서 눈의 피로가 적으며, 집중하기 좋습니다.
- 발광하는 물체는 우리의 눈에 매우 자극적이며, 그만큼 눈을 피로하게 만듭니다. 눈 만이 아니라 육체의 건강도 해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기도 하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발광하는 물체에는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자연스레 종이책보다 긴 시간을 들여야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각기 다른 크기, 무게를 가진 종이책은 다양한 물체로서 인식되며 각자를 기억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 모니터 화면에서 읽는 경우가 아니라, 태블릿 등으로 읽을 때 우리는 무게를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 크기는 항상 동일하며 무게도 같습니다.
이 경우 각각의 개체가 가진 차이는 느껴지지 않게 되며 자연스레 '동일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그만큼, 책의 내용을 구분해서 느끼거나 기억하기 어려워집니다.
5. 종이책의 높은 해상도는 우리에게 더욱 부드러운 감성을 불러 일으킵니다.
-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달로 해상도는 나날이 향상되어 가지만, 현재의 디스플레이로는 최소한 1200dpi. 대개 2400dpi 정도의 종이책의 해상도를 따르지 못합니다.
우리 눈에 1200dpi 이상은 거의 의미가 없다고 하며, 디스플레이와 종이책의 글자에 차이를 못 느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의 눈, 그리고 두뇌는 그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디스플레이의 거칠고 딱딱한 느낌에 비해서 종이책의 부드러운 느낌이 더 두뇌에 부드럽게 작용합니다.
모니터로 무언가를 볼 때보다 종이로 무언가를 볼 때 좀 더 마음이 편안한 것은 단순히 '감성적인 문제' 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밖에도 종이책은 전자책에 비하여 많은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자책에 비해서 짧은 시간에 깊고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전자책이 따를 수 없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인류가 진화하면서 얻은 신체적 특성과 두뇌의 작용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바뀔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앞에서 말한 여러가지 '종이책의 장점'은 최소한 '완벽한 가상 현실의 전자책'이 나오지 않는한 바뀌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해상도 만큼은 늘어날테고, E-ink로 디스플레이의 단점을 일부는 보완하지만.)
전자책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류비, 제작비 등이 적다는 장점 하나만으로도 전자책이 늘어나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게다가 하이퍼텍스트 등 종이로는 불가능한 기능들도 충실하고요. 영상이나 음악이 결합되고, 심지어는 게임과 같은 상호작용(인터렉티브) 스토리텔링을 실현하기도 합니다.
다만 진정으로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을 계속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집에서 작은 모니터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극장에서 보듯, 책의 내용 역시 좀 더 만족스럽게 체험하기 위해서는 전자책보다는 종이책이 더 낫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평생에 한번의 만남이 될지도 모르는 책. 가능하면 좋은 환경에서 충실하게 만나는 것이 훨씬 좋을테니까요.
무엇보다도 전자책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찍부터 종이책에 익숙해지도록 권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전자책의 장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종이책에도 장점이 있으며, 이를 느끼기 위해서는 종이책의 장점을 느낄 수 있어야 할테니까요. 종이책은 전자책보다 불편해 보이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그 불편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눈에 잘 띄기 때문입니다.
반면 종이책을 접하지 못한 아이들은 전자책에만 익숙해지며, 종이책의 장점을 느끼기 어렵게 됩니다.
전자책이 아닌 종이책으로서 독서를 하는 습관을 길려주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가능한 종이책을 보도록 노력하기를...
그것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고, 더욱 충실한 삶을 살아가게 해 줄 수 있을테니까요.
여담) 만일 이 이야기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이 글을 프린트해서 보시길 권합니다. 조금이라도 그럴 듯하게 느껴진다면, 종이 인쇄물의 장점을 체험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 종이책을 보는 사람은 좀 더 이지적으로 보인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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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0 17:22:08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하나의 치명적 단점 또는 마케팅의 실패로 사장되는 기술들이 많습니다.
종이책의 가장큰 단점은 부피와 무게죠.
한세대쯤 지나면 전자책이 기본이 되고 종이책이 필요한 사람은 집에서 제본이 가능한 3D 프린터 같은걸로 출력해서 본뒤 폐기하면 그 재료는 다시 다른 책의 원료가 되는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5.04.10 17:43:29
얼마 전에 KT인가 어딘가에서 e북 서비스 폐업하면서 기존 구매자들이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죠. 전자책이 종이책의 아성을 진정으로 위협하기까지는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5.04.10 21:11:14
물류 센터에서 책 분류하는 작업을 한 번 해봤는데, 그야말로 종이책의 존재를 압도적으로 느꼈습니다. 책이라는 게 단지 글자만 써놓은 물건이 아니라고 할까요. 전자책은 그런 면이 없겠고, 그러니 종이책이 훨씬 인상적이겠죠. 최소한 손에 묵직한 뭔가를 들었다는 것부터 말입니다.
다만, 다른 분들 말씀처럼 시장 측면에서는 종이책이 전자책의 편리함을 따라갈 수 없는 터라….
흔히, 편집디자인 쪽 일을 하게되면 자주 듣고 하게되는 이야기가 '책은 평면이 아니다'라는 것이죠.
종이책은 전자책에는 없는 입체성과 부피감, 무게감이 존재하고 이러한 것은 적극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활용하고 표현에 반영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곤 합니다.
또한 그 책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전자책과는 분명히 다른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죠. 그것이 '불편함'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웃음)
저는 종이책이 전자책보다 '낫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종이책과 전자책이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죠.
보는 이에게 있어서 다른 점이라면 표도기님이 적어놓으신 것 이외에도 책을 중간중간 빠르게 펼쳐 내용을 찾는 다거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검색인터페이스의 차이죠. 전자책은 키워드 등을 통한 검색의 용이성이 있지만 책에서의 위치적 좌표를 통한 검색성은 아직까지 약한 면이 있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아직까지'의 이야기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