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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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마을에서 서 있는 제 파티입니다. 주인공은 바바리안이죠. 난이도는 자비없는 최고 난이도.
필러스 오브 이터니티(Pillars of Eternity) 베타입니다. 킥스타터로 개발된 옵시디언에서 제작한 RPG로 폴아웃 뉴베가스, 네버윈터나이트2 등으로 유명한 RPG 거의 전문 제작사죠. 또한, 발매시 버그가 가득하기로 유명한 회사기도 합니다. 유명 게임 웹진과의 인터뷰에서 나오기도 한 이야기죠.
필러스 오브 이터너티(이하 이터너티)는 홈페이지에서 제작사가 직접 밝힌것 처럼 발더스게이트, 아이스윈드데일 등의 정신적 후속작입니다.
같은 킥스타터에서 성공을 거둔 누네마라 세계관의 토먼트와는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먼트가 SF가 깔렸다면 이터너티의 세계관은 포가튼 렐름과 비슷합니다. 조금 차이가 있다면 아퀴버스, 나팔총 같은게 있는거죠. 뭐 화기가 D&D에서 등장한 적이 있긴 합니다 만 여기선 좀 더 폭넓게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게임성도 비슷하죠. 적절한 변수에 따라 정지되는 자동 정지 시스템, 다수의 파티 원들이 다양한 직업과 무기, 능력 등을 가지고 요리조리 적을 요리하는 맛도 그대롭니다. 하지만 직업에 따른 방어구 착용 제한, 무기 착용 제한 같은 별로 재미 없었던 것들은 적절히 타협해서 내놓았습니다. 무거운 방어구를 착용한 마법사 같은거요.
RPG에서 스토리가 빠지면 치즈 없는 치즈 케이크겠지요! 베타라서 제대로 진행할거리는 없었지만 대충 분위기를 파악할수 있는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이제부턴 스포일링이 될 수도 있으니 가려서 읽어주세요
정식 본편에서야 뭔가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시작할 테지만 베타에선 그냥 어떤 마을에서 시작합니다.
으레 그렇듯이 RPG의 정석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물건도 줍고 이야기도 하다 보면 어떤 귀족이 자기 딸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뭔가 수상한 구석이 있다는걸 알수 있게 되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다 보면 어느 컬트집단 같은 게 있다는걸 알게 됩니다.
역시 여차저차해서 왠 피웅덩이가 있는곳에 가보게되면 피웅덩이가 말을 겁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 피웅덩이는 이용당하고 버려진 노예라던가 매춘부등의 한 같은것이 모여서 이루어진 일종의 잔류사념인것을 알게 됩니다. 컬트집단의 이름에 들어있는 피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조금더 진행해보면 실종된 딸을 찾게 되는데 왠 이상한 기계 앞에서 컬트집단의 리더가 옆에 붙어서 전환이니 푹 쉬면 더 쉽게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여자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구요. 알고보니 이 컬트 집단의 리더는 예전에 그 귀족 혹은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 뭔가 당한게 많았고 그 딸이란 여자를 납치해서 피웅덩이의 잔류 사념을 집어넣었던것이죠.
컬트 리더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더 내놓는데 사실 여자는 그 귀족의 딸이 아니라 친척이며 귀족이 자신의 혈통을 잇기 위해 친척에게 자기 아이를 임신시킨 상태라는 이야기죠. 플레이어는 결정해야 합니다.
이미 여자는 피의 갈망에 사로잡혀 그냥 보내준다면 그 귀족과 그 주변인을 죽일것입니다. 그렇다고 죽이자니 여자는 아이도 배고 있는 상황이죠.
보내주고 모종의 방법을 써서 고치면 되지! 하실지도 모르겠는데, 보내주고 다시 돌아가보면 그 귀족은 여자가 조용히 해서 오히려 더 좋아하며 자기 집으로 돌아가버립니다. 뭔가 더 진행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베타라서 더 진행은 불가능하죠.
대충 이렇습니다. 선악을 딱히 구분하기 힘든 선택이며, 폴아웃3의 1번 누르면 착한놈, 2번 누르면 나쁜놈 같은 것과는 뭔가 틀립니다. 그리고 이런게 킥스타터 참여자들이 원한것이겠지요.
Damdeal bot 이라고 했어야하는데... 거래봇이 되어버린 딜봇.
발매는 3월 26일이네요. 발매가 얼마 안남았는데 잔버그가 상당합니다. 버시디언의 명성을 이어가겠네요.
...
전투에서 특정 행동을 수행할때 일시정지를 정확하게 하면 해당 행동이 실행되지만 지연시간이 취소되거나 사용횟수 제한이 무시되거나 왠 애먼 다른 능력의 횟수가 소모되는 버그,
재장전을 하는 특수한 무기류(쇠뇌, 아퀴버스 같은 화기류)를 사용할때 마법 혹은 특수능력을 사용하면 시간만 잡아먹고 시전이 되지 않거나 무한히 재장전 모션 혹은 보통 상태와 무기 장비 상태 모션이 반복되는 버그,
UI 에서 특수능력을 눌러두면 나오는 반짝거리는 효과가 아무 메뉴도 띄우지 않아도 허공에 떠있거나 팝업 툴팁이 나오다가 갑자기 안나오는 버그,
전투시 공격명령을 내리면 바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먼데로 멀리 돌아가거나, 분명 직접 이동 명령을 내리면 멀쩡하게 이동하는데 중간에 낑겨서 부들부들 거리거나 아예 그냥 뱅뱅 돌기만 하는 버그,
나는 분명히 옵션에서 음악을 아예 꺼두었는데 새로운 지역에 들어가면 갑자기 최대 음량으로 음악이 나오다가 꺼지는 버그,
데미지 감쇄 공식이 이상하게 적용되어 무적이 되는 적 등 별 요상한 버그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게 과연 발매가 한달도 안남은 메인스트림급(적어도 가격을 보면 주류급이죠) 게임인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에요. 옵시디언이 인디게임 정도를 생각하고 발매하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정도입니다. 그나마 데드스테이트 처럼 세이브 파일이 오염되는 버그가 없는게 다행이지요.
그래도 전투 시스템은 적절합니다. 전투 속도도 조절할수가 있어서 절반속도 일반속도 2배속도 이렇게 조절이 가능하고, 전투의 재미를 주는 데미지 감쇄도 꼭 불,물,바람 같은 자연속성 말고도 베기, 찌르기, 파쇄 같은 물리 데미지 감쇄도 있어서 적절히 무기도 바꿔야 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아이스윈드 데일>처럼 전술적인 전투와 <발더스 게이트>처럼 드넓은 모험을 섞었다고 홍보하더군요. 여기에 작가진이 작정하고 달려들어 만든 방대한 텍스트가 해일처럼 밀려오죠. 정확히 말하면, <발더스 게이트>의 탐험을 골자로 다른 게임의 주요 요소(플롯, 전투)를 덧붙인 듯합니다. 그냥 공략 동영상만 봐도 이런 3개 요소가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지 금방 보이더라고요. 제작진이 이런 분야에 워낙 일가견이 있으니까요.
일단 모험이나 플롯은 워낙 이전작에서도 잘 풀어나갔으니까 별로 걱정 안 하고… 개인적으로는 팀 케인이 참여한 만큼, 전투 부분이 어떨지 기대 중입니다. 비록 실시간 정지가 아니지만, <템플 오브 엘리멘탈 이블>을 정말 재미있게 했거든요. 어차피 실시간 정지든 턴 방식이든 친척 관계니까 팀 케인의 전투 디자인이 제대로 반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턴 방식이었으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만. 본인이 파티 전술을 제대로 만들겠다고 호언했으니, 믿어도 괜찮겠죠. (듣기로는 전투가 상당히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버그야 규모가 크거나 선택지가 많은 롤플레잉 게임은 언제나 그랬으니까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사실 옵시디언만 이러는 게 아닐 텐데, 너무 과도하게 까이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저만한 물건을 만들면 옵션처럼 버그가 딸려오는 게 당연할 텐데. 물론 버그 많은 게 자랑은 아닙니다만, 그만큼 게임 구성이나 디자인이 어려울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