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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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맘대로 꼽은 SF, 팬터지, 무협, 추리 10 걸입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무척 좋았던 작품일 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SF 10 걸]
1.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
2. 유년기의 끝
3. 스타메이커
4. 화재 감시원
5.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6. 빼앗긴 자들
7. 크리스탈 월드
8. 화성연대기
9. 히페리온의 몰락 - 히페리온 2부
10. 타이탄의 마녀들 - 저 위의 누군가가 날 좋아 하나봐
[제가 좋아하는 팬터지 10 걸]
1. 양철북
2. 벽을 통과하는 사나이 - 마르셀 에메 단편집
3. 거장과 마르가리타
4. 선택된 인간
5. 우리가 얼굴을 가질 때까지
6. 아발론의 총 - 앰버연대기 2부
7. 한 밤 중 톰의 정원에서
8. 위플랄라
9. 워터십 다운의 토끼
10. 작은 악마 아자젤
[제가 좋아하는 무협 10 걸]
1. 녹정기
2. 의천도룡기 - 영웅문 3부
3. 초류향
4. 제왕성
5. 혈기린외전
6. 산타
7. 철기은병 - 청강만리 1부
8. 군협지 - 옥차맹
9. 편종협영록 - 명황성 1부
10. 발해의 혼
[제가 좋아하는 추리 10 걸]
1. 죄와 벌
2. 누런 개
3. 환상의 여인
4. 백야행
5. 태양은 가득히 - 리플리 1부
6. 목요일의 남자
7. 네 개의 서명 - 셜록 홈즈 2번째 장편
8. 괴도신사 뤼팽 - 아르센 뤼팽 1번째 단편집
9. Y의 비극 - 드루리 레인 2부
10. 9 마일은 너무 멀다
당장 생각나는 대로 적고 나니...
저는 딱히 가리는 것은 없는데 장르물의 성격이 강한 작품들보다는
문학성이 강한 작품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여기에 유머가 더해진 작품을 조금 더 선호한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도스토예프스키는 일정 부분 추리작가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의 대표작 죄와 벌,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는 메인 테마가 살인 사건입니다.
악령은 아예 사람이 죽어나가는 작품이어서, 20 명 넘는 사람이 죽습니다.
전 세계 독자들이 공인하는 문학성이 너무 높은 사상 최고의 작가이기 때문에...
그의 책들이 아예 장르물 위에 있는 것으로 취급되는 게 아이러니라고나 할까요.
<열 개의 인디언 인형>... 중학교 1학년 때 한 번, 이후 고등학생 때 또 한 번 읽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책 전체가 "사람들을 섬에다 가둬 놓고 죄다 죽이는 내용"으로만 보일 뿐,
남들은 세계 최고의 추리소설이라들하는데 도대체 뭐가 그리 훌륭한 지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더군요.
평판과는 달리 개인적으로 잘 맞지 않거나 끌리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 제게는 아가사 크리스티가 그랬죠.
중학교 1학년 때 책상을 붙이고서 거의 1년을 같이 보낸 짝꿍이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짝꿍의 강력한 권유로 당시 몇 권 빌려 보았는데, 솔직히 그렇게까지 특별히 재미있다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물론 당시 한창 문학에 맛 들여서 도스토예프스키와 헤세와 황석영과 이문열 등의 책을 읽어치우고 있었는데,
트릭 위주인 아가사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나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 더 와닿지는 않았거든요.
같은 살인사건을 다루는데도 치열함과 진지함이 대단했던 <죄와 벌>과 <사람의 아들>이 더 낫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중학교 1학년 당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책들 위주로 몇 권을 짝꿍에게서 빌려다 본 후로,
저와는 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선입관이 있어서 평생 아가사 크리스티의 책은 왠지 관심권 밖이 되었습니다.
온 집안에 4~5천권의 책이 산처럼 있지만, 아가사 크리스티는 단 한 권도 사지 않았고, 별로 읽지도 않습니다.
<한 밤 중 톰의 정원에서>는 예전에 ACE88전집 나온 걸로 참 재밌게 본게 생각나내요. <작은 악마 아자젤>은 얼마전에 서점 가다가 나온거 보고 뭔가에 끌려서 덥석 사고보니 저자가 아시모프... 아직 안 읽어봤는데 기대됩니다.
개인적으로 녹정기가 가장 입맛에 맞더군요. 가장 대중적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새웠다고 해야할까요.
소시민적인 캐릭터라고 해야할까. 접근성이 높다고 해야할까. 그렇습니다.
무려 누런 개가 있군요? 추리의 묘미보다는 분위기가 특이한 소설이였죠. 약간은 괴기하고 약간은 음울하며 지속적인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전체적으로 좀 지루했습니다. 스토리가 너무 평이했어요.
제 입맛에는 추리소설은 역시 루팡이나 홈즈 시리즈이고 그 중에 최고가 기암성이였네요.
로저 젤라즈니, 제임스 발라드, 르 귄 여사, 브래드베리, 코니 윌리스 등등 문학성으로 유명한 작가들이 다수 들어갔네요. 하인라인도 문학성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내러티브를 중시하는 구조를 퍼뜨린 것으로 유명하죠. 요즘 소위 하이브리드나 퓨전이 유행인데, 저는 SF 역시 하이브리드라고 생각합니다. 한쪽에 자연 과학, 다른 한쪽에 문학이 있고, 둘이 결합해서 SF가 탄생했죠. 그래서 아이디어를 중시하지만 문학성은 떨어진다거나, 문학적으로 훌륭하지만 어딘가 과학적인 고증이 뒤쳐지는 작품들도 많습니다. 아시모프도 뉴웨이브 SF가 별로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을 정도라고 하니…. 그래서 팬덤도 갈리는 편이죠. 과학이 좋아서 SF를 보는 사람도 있고, 장르 소설을 두루 읽다가 SF에 취향을 붙이는 독자도 있습니다. 문학성을 높이 사는 독자라면, 아무래도 후자가 아닌가 싶네요. 어디나 예외가 있으니까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SF 소설은 결국 논문이 아니라 문학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필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이디어와 필력을 둘 다 만족시키면 더욱 좋고요.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발상만 뛰어나면 필력이고 문학성이고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아이디어도 좋지만, 문체가 안정적이고 읽는 맛이 뛰어난 책이 끌리네요. 취향이 변한 건지, 입맛이 쓸데없이 호사로워진 건지….
아, 그리고 보니, 추리소설 쪽에 소위 3대 소설 중 하나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없네요. 저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환상의 여인>이 대단하다고 보는데, 의외로 <Y의 비극>은 무슨 아침 드라마를 본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는 게 아니라, 다른 두 작품에 비해서 뭔가 색깔이 다르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집안사를 다룬 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