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는 다른 동물들의 뇌보다 크고 추상적 언어를 사용하고 복잡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인간과 침팬지는 98% 이상의 DNA가 일치하지만 인간의 뇌는 침팬지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과학자들이 인간과 침팬지의 DNA 비교분석을 통해 인간의 뇌를 발달시키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데보라 실버 듀크대학 교수는 인간의 'HARE5'라는 특정 유전자를 쥐의 배아에 삽입하면 더 크고 발달된 뇌를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인간 두뇌의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증강인자(enhancers)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를 검색해 106개의 증강인자 후보를 선정해 분석한 후,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유전자로 'HARE(human-accelerated regulatory enhancers)5'를 주목했다. 

HARE 유전자는 1부터 6까지 존재하는데, 그 중 인간과 침팬지의 HARE5는 16개의 염기서열에서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HARE5가 뇌의 발달과 질병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와 근접한 위치에 있어 이 유전자를 자극해서 뇌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인간과 침팬지의 HARE5를 각각 실험 쥐의 배아에 이식한 결과, 인간의 유전자가 이식된 쥐의 뇌가 침팬지의 유전자가 이식된 쥐의 뇌보다 12% 정도 더 크게 발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인간의 HARE5가 이식된 쥐의 신피질(neocortex)이 더 잘 발달되고 세포 분열도 왕성하게 나타났다. 신피질은 대뇌 중 가장 나중에 진화한 부위로 인간의 고등한 지적 능력을 수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버 교수는 "HARE5가 인간의 뇌에서 뉴런을 생성하고 뇌의 크기를 키우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인간과 침팬지의 HARE5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성인 쥐의 뇌 구조와 발달 과정을 추적하고, 기억력이나 사회화 등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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