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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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나타난 네 가지. 어제 오후에 밖에 있으면서 보며 들으며 접했던 요소입니다. 의미깊게 다가오니 클럽에 이를 접하며 느낀 감정과 생각을 얘기합니다.
황사. 전에도 보았습니다. 설이 있기 전에도 하늘이 뿌연 기색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 오후만큼은 짙게 끼었습니다. 봄이 왔다. 겨울과는 다른 의미로 힘든 계절이 왔다. 황사로 뿌린 하늘을 보자 이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짙게 끼었으니 우울하게 느꼈습니다. 임실에도 이렇게까지 황사가 짙게 낀다면, 서울같은 다른 고을은 어떠할까. 이런 걱정부터 나타납니다. 여러 지인이 사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나아가서 북한과 만주까지 헤아립니다. 황사로 입을 피해와 고통이 남한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는다는 선입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 임실 군자정 사대(射臺)에 있다가 임실공설운동장에서 연이 뜬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랜 만에 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습사를 제치면서 연이 떠있던 장소에 갔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연을 띄우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잠시 동안이나마 아이가 연을 날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연을 살짝 띄었습니다. 어린 아이와 허울없이 같이 노니까 남다른 추억으로 받아들입니다.
개구리 울음 소리. 임실 군자정 근처에 있는 전라북도119안전체험관에 산책하다가 들었습니다. 본관 건물이 있는 쪽으로 올라갈 때부터 들었습니다. 환청인가. 처음 들었을 때에는 이러했습니다. 그러나 울음 소리가 낯익으니까 개구리 소리 울음 소리로 확신했습니다. 임실 군자정으로 돌아가는 경우에도 들었습니다. 이 때는 어디에서 우는가까지 알아챘습니다.
임실공설운동장 주차장과 전라북도119안전체험관에서 신설 공사하는 지구 사이에 있는 작은 습지대. 거기에 고인 물 사이에서 개구리 울음 소리가 났습니다. 생명이 경이롭다. 이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때에도 개구리가 울 줄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 안 있어 개구리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만다는 불안한 감정을 떨쳐내지 못합니다. 널리 인식하지 못해서 그런지 우리나라 땅에 있는 개구리가 많이 줄었다는 정도는 눈 뜬 봉사같은 저도 어렴풋이나마 눈치채기 때문입니다.
초승달. 임실 읍내에서 보았습니다. 어디에서 보았는가. 자세한 위치는 알리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무심코 하늘을 보았습니다. 구름 사이에 초승달이 뜬 모습을 보았습니다. 을미년에 들어서면서 처음보는 달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니까 벗에게 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의미가 깊다면 의미깊을 광경일 테니까요.
황사, 연, 개구리 울음 소리, 초승달. 어제 오후에 밖에 있으면서 접한 순서대로 언급합니다. 이번 설 연휴의 끝을 의미있게 지냈다며 되돌아봅니다.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