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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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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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몇 번째 쿠퍼일까, 라고 생각이 드신 분 없으신가요? 아니면, 몇 번째 세계일까, 라던가?
클라이막스 부분에, 쿠퍼가 블랙홀에 들어가 과거의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이 있죠. 나사를 찾아가도록. 여기서 쿠퍼가 어떻게 우주선을 타게되는지에 대한 인과관계가 형성이되는데요.
쿠퍼가 모스부호를 보고 나사 비밀기지를 찾아간다 - 수많은 난관끝에 블랙홀에 들어간다 - 블랙홀 안에서 과거의 자신에게 나사 비밀기지 위치 모스부호를 보낸다 - (과거의) 쿠퍼가 모스부호를 보고 나사 비밀기지를 찾아간다 - 수많은 난관끝에 블랙홀에 들어간다 - 블랙홀 안에서 과거의 자신에게 나사 비밀기지 위치 모스부호를 보낸다 - (과거의) 쿠퍼가......
이런 루프가 생기는건가요? 다른 분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또한, 이 인과관계의 최초의 시발점이 영화에서처럼 쿠퍼 자신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네요. 쿠퍼가 블랙홀까지 가야하는데, 그것을 알고 있는 것은 역시 '그들'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생각들 뒤에 따라다니는 생각은,
최초로 블랙홀에 도착한 사람이 쿠퍼였을까? 다른 승무원이지 않을까? 승무원들은 전부 죽고, 타스나 케이스가 혼자 들어가서 머피의 방에 모스부호를 보낸 건 아닐까? '최초로'쿠퍼의 딸의 방에 모스부호를 남긴 사람은 다름아닌 '그들'이 아닐까? 쿠퍼가 블랙홀에 도달하기까지 생존할 확률은? 쿠퍼가 블랙홀에 도달하지 못하고 실패한 세계도 존재하지 않을까? 쿠퍼가 블랙홀에 들어가 생존한 것에 성공했지만 타스가 없었다거나? 기타 등등...
열린 결말이라는 말은 있지만, 열린 과정...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짧막한 클라이막스에서 나쁜 머리를 굴려가며 여러 (잡)추측이 난무한 감상이었습니다.
p.s 올해들어서 루프물에 관련된 작품을 즐겨서 그런지, 이런 추측을 저도 모르게 하게 되네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라던가, 엣지 오브 투모로우 라던가 말이죠.
대개 이런 작품은 선행 과정과 결말에 집중하지, 시발점은 그냥 넘어가더군요. 이런 문제점을 비단 <인터스텔라>만 저지르는 게 아닙니다. 애초에 깔끔하게 설명하기도 어렵거니와 어차피 고등한 존재가 벌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고등한 문명을 이용해 시간 분기선을 짜는 작품은 어지간한 연출력이 아니면 만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니까 능구렁이처럼 슬쩍 넘어가 버리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