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다큐멘터리 등 모든 작품에 대한 이야기. 정보나 감상, 잡담.
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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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2,958
기왕 감상게시판의 한페이지 가량이 인터스텔라로 범람하는거 저도 물 한방울 보태보고자..
#0
놀란 감독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가성(에 대한 정의는 차지하고)과 상업성의 비율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비율 정도로 맞춰진다는데 있습니다. 근래작중에서는 <인셉션>이 가장 입맛에 맞지 않았을까.
#1
영화를 가늠하는 잣대는 당연히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인터스텔라>의 경우에는 하드SF니 엄밀한 과학적 검증성을 바탕으로 했느니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아마 joysf 분들도 일정정도 그런 잣대를 가지고 가셨으리라 봅니다.저는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갔습니다.
#1.5
영화와 마찬가지로 SF라고 하는 장르를 가늠하는 잣대 역시 많습니다. 혹자는 과학적 엄밀함을 혹자는 기발한 상상력을 등등.
저의 경우에는 '경이감'이 그렇습니다. 읽다보면 전두엽이 따곰따곰하게 자극받아 나중에는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게 만드는, 혹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나면 알수 없는 여운으로 하루종일 기분을 싱숭생숭하게 만드는 그런 기분이요. 다른 장르 소설에서는 찾아보지 못하는-비슷한 감정은 있지만 아무래도 조금 다르네요. 언어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그런 감정.
그런 감정을 느꼈던 작품 두 개만 꼽아보면 <라마와의 랑데뷰>, <네 인생의 이야기> 가 당장 생각나네요.
#2
영화 내용 자체는 밑의 수 많은 리뷰에서 물고뜯고씹고맛보고 있으니 넘어가죠.
제가 보기에 결국 <인터스텔라>는 '미국식 가족애의 우주적 발현'이라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인터스텔라>를 보면서 '경이감'을 느꼈습니다. 블랙홀로 인해서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 행성 내의 거대한 파도도 그랬지만, 그 이후 우주로 올라왔을때 로밀리가 '23년 4개월 8일이요' 하고 대답할때 수염이 하얗게 샌 부분을 보면서도 느꼈죠.
도킹 장면에서도 그랬고, 웜홀로 들어갈때나 블랙홀로 접근할때도 엄청났습니다.
아쉽게도 <그래비티>를 극장에서 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회원분들 보다 역치가 더 낮을 수 있다는건 인정합니다.
#3
물론 의아하거나, 쓴웃음을 짓게 하는 장면이 없었던건 아니었습니다.
다른 회원분들이 지적하셨던 몇몇 장면에서 저도 느낀 부분이 없잖아 있었으니까요.
#4
하지만 이 영화가 상업영화고, 저처럼 SF와는 거리가 먼 여친님도 우주에 진출하고서 부터는 흥미진진하게 봤다는건 좀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SF 영화의 고전이자 모범이지만 지금 와서는 대중적으로 어필하기는 힘든 영화죠(물론 당시에는 꽤 히트를 했습니다만).
게다가 개인적으론 놀란이 SF영화에 '가족애'의 주제를 섞었다기보다는 '가족애'를 SF라는 장르로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뭐, 진짜 사견이지만요.
#5
결론은, '저에게는' 아이맥스로 한번 쯤 더 보고 싶은 영화고, 블루레이는 당연히 소장할 영화라는 겁니다.
같은 돈 주고 보고 와서 만족하는 것과 불만을 갖는 것 중에, 결과론적으론 어쨌건 재미있게 본 쪽이 이득이죠. 특정 종류의 덕후란 건 까칠한 종족이라서 만족시키기 귀찮기도 하고...어건 여친이 있으므로 다 된 겁니다(?).
여친님께서 친히 즐기셨다면 그것으로 다~ 된겁니다. 아무리 저명한 평론가와 공력높은 매니아들이 물고 뜯고 씹어도 내 여친님만 만족하셨다면 다른것 다 필요없는거죠. ^ ^
그리고 주인공 쿠퍼도 영화 말미에 우주를 떠돌고 있는 여친을 찾아 떠나잖습니까. 그러니까 여친이 가장 중요하다는 소중한 가족.... 로맨스 영화인거죠. 해석이 산으로 갑니다만 어쨌든 여친 만세인겁니다.
4번 의견에 공감합니다. 가족의 이별을 그려내고 싶어서 아예 다른 항성계로 보낸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다시 돌아올 기약도 없으니, 거의 죽음에 걸맞는 이별이나 다름 없죠. 작중에서 승무원의 그리움을 사무치게 그린 것도 그렇고요. 더불어 미지의 땅을 찾아가는 설렘도 좋았습니다. 장중한 음악과 고전적이도록 느릿한 연출, 세밀하고도 화려한 영상미 등으로 그런 점을 제대로 잡아냈어요.
<그래비티>하고 이 영화하고는 지향점이 달라서 감상 여부는 상관 없었을 듯합니다. 어차피 보여주려는 부분이 다르고, 그에 따라 유발하는 감성 역시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