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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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독으로 인기를 많이 끌었고 최근에는 구글이 사들인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새 로봇 영상이 나왔습니다.
이름은 Spot...미국쪽에서는 개 이름으로 인기있는 단어입니다. 초반부터 유튜브에서의 인기를 신경써서인지 간단히 상황극을 보여주는군요. 뭐가 달라졌는지는 로봇공학에 아는 바가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전 모델들은 계속 폴짝거리면서 균형을 열심히 잡는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상당히 안정적으로 걸어다니는 것 같고 더 자연스럽고 지형 돌파능력도 훨씬 좋아진 것 같네요. 중간에 더 덩치 큰 구형 모델인 LS3과 등판능력을 비교해주기도 하고요.
이미 보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이놈의 80년대에 나온 조상들이 진짜로 폴짝거리면서 균형 잡는 것도 한 번 봐줍시다.
Our last, best hope for peace.
실제 구조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히 겅중거리는 느낌이 없으니까 훨씬 안정적으로 보이네요. 빅독은 옆에서 걷는 보병이 좀 불안할 정도로 이상한 느낌이라서…. 저렇게 발전하면 정말 이질감이 없는 녀석이 나올 수도 있겠네요.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겠죠.. 아무래도 저 "트롯(trot)"은 그야말로 자연계에서 4족 보행 동물들의 방식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재현해 냈으니 우리들 눈에도 당장 익숙하고요. 개, 고양이, 말, 소... 거의 모든 동물들이 '트롯' 보행을 할 때 사용하는 방식이거든요.
오히려 트롯보다 느린 속도로 그냥 걸을 때가 조금 어색해 보이는데, 재미있는 것은 승마술에서 바로 그런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전문 경기용어로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천천히, 보폭을 좁게 걷는데도 불구하고 그 발 동작을 '트롯'과 같은 식으로 터벅~터벅~ 하게 하는 기술이 있는데, 천천히 걸을 때 저 로봇의 동작이 바로 그와 같거든요.
즉, 애초에 저 로봇이 만들어진 전재는 중반부 부터 나오는 '트롯' 속도의 보행이고, 그것을 위해 최적화된 구조를 띄다 보니 그 보다 더 느린 속도로 움직일 때에는 그에 맞는 동작을 하지 못하고 "트롯과 동일한 동작을 그냥 천천히 시행함으로써 느리게 움직이기"로 설정했다는 소리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4족 보행 동물들은 그냥 천천히, 어슬렁 어슬렁 걸을 때와 그 보다 좀 더 빠르게 터벅터벅 천천히 뛸 때(트롯), 그리고 최대 속도로 뛸 때(말이나 소, 영양 등 초식계 발굽 동물의 경우 '갤럽'/육식 동물들은 대체로 '스프린트') 사용하는 셋 다 다릅니다. 즉, 생물은 하나의 몸으로 그 세 동작을 모두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레벨의 몸과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리죠. 반대로 말하자면 아직 로봇은 그 경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소리고요. 저런 관절구조로는 '트롯'은 소화를 잘 해도 천천히 걷기나 질주의 동작은 불가능하거든요.
..."4 발로 움직이는 방법"에 있어서 아무래도 자연이야말로 수 백 만년 동안 실험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온 선배이니, 인위적인 4족보행 기계를 만든다면 결국 필히 '자연이 도달한 결론'에 똑같이 근접하게 될 수 밖에 없겠죠.
특히 넘어지기 직전에 4 다리를 각각 사용하여 버둥거리면서 균형을 잡는 모습은 언제 봐도 전율이 흐르는 장면입니다. 생물의 본능적 영역과 근사한 지점까지 프로그래밍이 따라잡았다는 소리이니..
아마 지금으로부터 한 10년 내에, 여기서 기술이 더 발전하면서 부터는 사실상 4족보행 포유류 동물이 다리와 거의 완벽히 동일한 구조와 유연성을 지니고, 하나의 로봇으로 속도에 맞춰 동작 전부를 따로 할 수 있는 정도 레벨까지 발전할 것 같네요. 그리고 그 때가 오면, 적어도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는 '생물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걷는 로봇'이 완성단계에 도달했다고 할 수있을 것 같아요.
뭔가 두근두근하면서도 불안하기도 하네요.
와 당나귀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