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며칠 전 신림 역에서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플래카드, 부착물, 게시물, 영상물... 하도 많아서 대부분은 별로 낯설지도 않을 거에요. 그러니 처음 몇 초는 이게 뭐가 문제란 거지?라고 주춤거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진 아래 이어지는 문장들을 읽은 다음에, 아 문제가 맞군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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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신이면 저기에 큰 글씨로 '몰카 찍으면 니넨 다 죽는 거야.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조질 거라고. 그러니 꿈도 꾸지 말렴^^'이라고 써 있어야 하겠죠. 하지만 이 곳은 잠재적 피해자에게 조심을 강요합니다. 
자살하면 정신력 약한 네 책임, 도둑 맞으면 문 안 잠근 네 책임, 소매치기 당하면 지갑 간수 않은 네 책임, 강간 당하면 싸 보인 네 책임, 맞으면 약골인 네 책임, 차량 불량으로 사고가 나면 싼 차 산 네 책임, 빠져 죽으면 수영 못하는 네 책임...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정상이 아니죠.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상식'에 토를 다는 인간들 적어도 셋 중 하나는 된다는 겁니다. 한국이 이 모양 이 꼴인 상황에서 자기는 유일하게 자유롭다고 믿고 있는 당신이 어쩌면 바로 그 셋 중 하나일 수도 있어요.
절 포함해서 말이죠.

잘못하지 않아도 약자니까 까이는 사회를 에스컬레이터 오르는 내내 볼 수 있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