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이곳은 무엇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댓글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사실, 이런 거대로봇물엔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여태껏 보지 못했습니다만..
그저께 친구와 함께 건담샵?에서 지옹이라는 로봇을 사서 맞추는 동안 건담이란 작품에도 약간의 흥미가 생겨서
친구놈이 가르쳐 준 순서대로 건담 애니를 봤는데..정말로 재미있더군요. 완전히 푹 빠졌다 말해도 좋을 정도로..
덕분에 오늘도 건담베이스에서 새로운 프라모델 두개를 구입했습니다. 3일 동안 5만원이 넘게 지출된 적은 처음이네요.
그런데, 이 곳 조이 SF에선 건담이 딱히 인기가 없나 봅니다. 자유게시판, SF와 과학 이야기,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서 건담 키워드를 쳐도 별 글이 나오지 않으니 말입니다.
보니까 건담 같은 리얼로봇물은 S F의 범주에 들어가나, 들어가지 않느냐 같은 정체성 토론이 넷에서 상당히 많이 깔려 있던데, 이런 문제 때문일까요?
적당히 현실 맛이 나는 메카닉에 적당히 현실 맛이 나는 캐릭터에 적당히 현실 맛이 나는 배경에 적당히 현실 맛이 나는 이야기가 겹쳐서, 꽤 매력 있는 작품이 된 경우죠.
세세하게 파고들면 구멍 아닌 것이 없습니다만, 그냥 적당히 보기엔 적당히 재미 있고 평범과 독창 사이에 있는 그런 적당한 보편성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명력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품과 별개로 프라모델은 아주 매력적입니다. 건프라 이외에 그 가격에 그만한 품질 (디자인, 가동성, 색 구현 전부) 의 로봇 장난감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되니까요.
뭐랄까, 한 물 간(...) 컨텐츠라 그런 게 좀 크죠. 과거에는 자게를 제외한 게시물의 대부분이 어떤 형태로든 건담(그리고 스타워즈)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저도 건담 시리즈 중에 재밌게 본 건 그리 많지 않은 편입니다. 오히려 건프라 같은 쪽에 흥미가 있어서 좀 사서 만드는 정도죠. 그나마 더블오 건담이나 유니콘 정도는 재밌게 본 편이네요. 건프라 빌드 파이터즈는 건담 애니라기 보단 건프라애니니 논외고...
일반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할만한 무언가가 있을때 '새로운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건담은 새로운 건담 시리즈가 나오지 않는 관계로 눈길을 끌지 못합니다. '한 물 간 콘텐츠'라고 해도 잘못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론 건담 시리즈는 수많은 작품에 영향을 준 작품이며, 지금도 엄청나게 많은 이가 팬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팬이 많다고 해서 '한물 간 콘텐츠'라고 부를 수 없는건 아닙니다. 새로운 무언가가 눈길을 나오지 않는 이상, 나온 얘기 또 나오고...의 반복일 뿐이니까요.
사골 국물을 계속 우려내고 있는 상태와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건담 그 자체보다도 은혼 같은 작품에서 나오는 건담 패러디가 도리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정도지요.
최근에 유니콘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년에 한 편 나올까 말까한 극장판으로는 아무래도 인기 몰이를 하기 어렵지요.
에피소드 3 이후에 이렇다할 콘텐츠가 눈에 띄지 않는 스타워즈 역시 비슷한 점에서 '한 물 간 콘텐츠'입니다.
가까운 장래 "건담 오리진"의 애니메이션이 나온다고 하니, 건담이 다시 눈길을 끄는 시기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오리진이라면 분명히 50화 정도 나올테니까요. 스타워즈도 조만간 7편이 나올 예정이라서 다시 인기를 끌 수 있겠지요.
여담) 조용필씨는 가왕이며, 콘서트를 할 때마다 엄청난 무대를 가득 채웁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주로 얘기하는건 최근에 활동 중인 가수들입니다. 조용필씨의 이야기는 새로울게 없거든요. 건담이나 스타워즈는 바로 이런 상태라고 보면 되겠네요.
유니콘 자체가 실패한 콘텐츠는 아닙니다. 분명히 성공한 콘텐츠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대중적으로 건담의 인기몰이를 한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단순히 블루레이가 더 많이 팔렸다고 해서 말이지요.(무엇보다도 TV물보다 OVA 쪽이 블루레이가 더 잘 팔리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더블오는 SEED보다 덜 팔린 작품이기도 했고요.)
새로운 건담팬의 발굴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유니콘은 기존의 건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팬들을 중심으로 판매된 것입니다. 생각해 보면, 더블오는 수백만명이 시청했지만, 유니콘은 -불법으로 돌아다니는걸 본 사람을 빼면- OVA를 구매한 사람들만 본 작품이라는 말이 됩니다. (도리어 우리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이 봤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대중적인 인기 몰이를 할 수 있었던 작품은 아닌 것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겠지만,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일수록,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지게 마련이죠. 그만큼 유니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적을 수 밖에요.
근데 그럼 조용필씨를 한 물 간 가수라고 표현하나요? 굉장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표현일텐데요.
'한 물 갔다,'는 것이 그냥 주관적인 감상이기 떄문에 뭐가 잘못되고 아니고를 따질 수가 없는 거겠죠. 누군가는 인기와 상관없이 컨텐츠가 질적으로 떨어졌다면 '한 물 갔다.'고 표현할 수 있는 거고, 누군가는 신작이 언제 나왔냐, 혹은 신작 계획이 있느냐로 따질 수도 있겠죠. 뭐 그런 의미에서라면은 수십년동안 1년에 수십편씩하는 드라마를 찍어내던 스타트렉이 이제 겨우 몇 년에 한 번 영화나 나오는 모양새가 되었으니 한 물 갔다고 해야할까요.
+ 그리고 스타워즈는 레고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부터, 클론워즈 애니메이션, 구공화국 게임과 AU 소설들까지 다양한 컨텐츠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개중에는 호평받은 것도, 인기를 끈 것도 있지요. 한 물 갔다의 기준이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기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만들어지느냐 아니냐'로 정해지지 않았다면 이 컨텐츠를 쉽사리 한 물 갔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은데요.
조용필씨와의 비교가 조금 잘못되었군요. 조용필씨는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는 가수이니까요. 조용필씨를 한 물 간 가수라 한 적은 없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 사람 중에는 조용필이라는 이름을 아예 모르는 이도 있습니다. 적어도 조용필씨가 TV 등에서 활동하는 걸 본 적이 없는 사람은 말이죠. 그렇다면 그들에게 떠오르는, 또는 인기 있는 가수는 아닌 셈입니다.
건담은 -최근에 유니콘이 다시 나왔고, 건담 빌드 파이터즈 같은 작품도 있지만- 일단 본 시리즈가 끝난지 조금 시간이 지났지요. 특히 유니콘은 OVA인데다 편당 간격이 길어서 그만큼 본 사람도 적었고요. 그래서 당장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바로 그겁니다. 건담이 한물 간 콘텐츠건 아니건. 여하튼 현재 '콘텐츠 검색어'가 있다고 할 때 위에 올라오는 작품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 이야기할 내용은 이미 이야기했기 때문에 다시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며, 한편으로 이야기를 할 때 어느 정도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습니다. (후자는 건담 시리즈와 같이 오랜 역사와 다양한 내용을 가진 작품의 공통적인 고민입니다.)
팬들에게 눈길을 끌기 위한 콘텐츠는 분명히 나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것이 몇이나 되나요? 아니, 그보다도 외국에서조차 이른바 조금이라도 널리 알려진게 얼마나 되나요?
저는 스타워즈의 팬입니다.(이 사이트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계속되었는지를 생각한다면...) 건담의 팬이기도 해요. 심지어 어지간한 소설도 다 찾아서 읽어봤습니다. 만화책도 마찬가지... 어지간한 사람들보다 건담이나 스타워즈의 최신 콘텐츠를 더 많이 접해봤습니다. 게임은 물론 말할 것도 없고요. 하지만 이들은 TV판 애니메이션이나 극장용 영화에 비해서 대중적이지 못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스타워즈보다는 스타트렉이 더 '새로운 콘텐츠'입니다. 왜냐하면 극장용 영화는 매우 대중적인 콘텐츠니까요. 세계적으로 수천만, 수억이 봅니다. 그것도 최근에 말입니다. 반면 스타워즈는 최근에 본 사람은 얼마 없습니다. (제가 강의를 할 때 특히 학생 대상으로 강의 할 때 스타워즈를 이용해서 뭔가 얘기하긴 힘들어 졌습니다. 근래에는 안 본 학생이 더 많아서 말이지요.)
"한 물 간 콘텐츠"라는 표현이 부정적으로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시기가 지난 콘텐츠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그것은 팬이 많고 적고... 그 작품이 명작이고 아니고와는 상관 없습니다.
건담 오리진이 무척 기대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설정으로만 만들어두고 여지것 안만든게....잘한 일인거 같네요. 요새 새끈한 비주얼로 보는게 훨신 낳을것 같으니깐요.
제 취향은 아니라서...건프라도 한때 좀 샀었지만 건담 자체 디자인보다는 이즈부치 유타카 덕분이라는 걸 좀 있다 깨닫게 되더군요.
클럽에서는 '예전에' 이야기가 많이 나왔었죠. 검색해보면 재밌는 글 좀 있습니다. 그 현실성을 놓고 모 사이트하고 싸우기도 했었고. 어차피 건담도 리부트 해야 한다 리부트 하고 있다 하는 좀 연세가 되는 컨텐츠인지라. 대신에 그 연세가 좀 되던 시절의 인기는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