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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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참... 이런 일로 세간의 시선을 모으게 될줄은 고승덕 변호사도 아마 몰랐을 거 같습니다.
그가 젋어서 결혼해 2자식을 둔 전처와 이혼하고 이후 재혼 했다는 정도는 알았는데 ...
이번 교육감 선거 관련해서 딸이 그동안의 아버지의 처사에 대한 분노와 슬픔을 대폭발시켜 버렸습니다.
실시간으로 보는 막장 드라마 같다랄까요? 정확하게 따지면 타인의 슬픈 가족사인데...
하기사 뭔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게 세상의 도리. 고승덕씨는 아마도 자신이 목표로 추구하는 것을
잡기 위해 그외의 것은 모조리 쳐내 버리는데 익숙한 사람인듯 합니다. 그래서 이혼후에 전처소생들에게
전화 한번 안했겠죠. 그렇다곤 해도 2001년에 핸드폰 산 이후로 계속 같은 번호를 쓰는데 그동안에 한번도
연락을 안하다니 ... 과연 독한 사람이긴 합니다.
하이텔의 '장혁'님 글을 보고 가입하는데요?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대한민국은 아버지의 책임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크게 강조되는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아버지는 처자식을 부양하는 사람이고, 자녀들의 인생 항로의 첫걸음인 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이죠.
심지어 장성한 자녀들의 인생살이에까지 간섭하려고 드는 경우가 있어서 그게 문제가 될 정도이니까요...
그리고 한국은 이혼에 익숙한 나라가 아닙니다.
주변에 이혼을 경험한 사람들이 꽤 많이 늘어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자신이 이혼을 해도 된다는 생각은 사실상 매우 희박해요.
다시 말해 고승덕 변호사의 문제는 애당초 한국인에게 이해되기 어려운 레벨입니다.
이혼을 한 사람, 그래서 처자식과 완벽하게 결별한 후 자기는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살아가는 사람,
그 자체가 한국인의 정서상 어떠한 이유를 달아도 어지간해서는 납득이 쉽지 않습니다.
한국인의 정서로는, 아버지가 이혼 후 자녀들에게 연락한 번 없이 방치했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자녀들이 어떻게 크던 교육을 받던 무시해버렸다는 것은 아버지의 당연한 책무를 방기한 것이기에...
아무리 변명하고 구구절절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도 한국 사람들이 용서해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실은 왕년의 한국 전직 대통령 중에도 이혼하고 다시 결혼하거나 결혼 중 바람을 피워 따로 낳은 자식이 있어서
결별한 여자가 낳은 자식에게 제대로 된 교육이나 경제적 지원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겁니다.
무려 DJ의 경우에도 그렇게 따로 낳은 딸이 있어서 그 딸이 너무 비참하게 살았다고 나중에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고,
더 거슬러 가면 왕년의 박통도 첫 번째 결혼한 부인과 이혼하면서 그 부인이 낳은 딸이 어머니를 따라가서 어렵게 살았습니다.
심지어 DJ의 숨겨진 딸에 대한 보고를 받은 박통은 (본인이 찔려서 그랬는지) "아랫도리 문제는 거론하지 말라"고 덮어버렸죠.
최소한 박통은 첫 부인이 낳은 딸을 다시 데리고 와서 자기 밑에 있던 부관하고 결혼시켰으므로,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죠.
이번에 고승덕 변호사가 이혼한 자녀들에게 교육이고 뭐고 신경쓰지 않고 완벽한 결별을 했고
헤어진 딸이 교육감으로 출마한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에게 열받아서 반대하는 글을 썼다는 기사를 보고...
제 머리 속에 떠오른 사람은 두 전직 대통령 박통, DJ를 비롯해서 아서 코난 도일, 장 자크 루소 등이었습니다.
아서 코난 도일은 첫 번째 부인이 죽자 재혼 후 전처가 낳은 딸을 버려서, 그 딸은 평생 하녀로 전전하면서 살았습니다.
그 딸은 셜록 홈즈로 명성를 얻은 아버지와 이복동생은 부자로 사는데 자신은 왜 이렇게 사는가 하소연 했죠.
장 자크 루소가 자기 자식을 여럿 고아원에 내다 버린 것은 전설적인 사례이고...
고승덕 케이스는 박정희, 김대중과는 좀 다르기 때문에 두 전직 대통령 케이스로 쉴드 쳐주긴 어렵죠.
고승덕은 엄연히 '교육감'으로 나섰습니다. 본인이 교육이나 교육행정쪽으로 전혀 경험이 없음에도, 본인이 공부 잘했으니까 여러분 자식들 교육도 책임지겠다는 이미지로 승부했죠. 박정희, 김대중 전 대통령들이 자식 교육이나 가정사 이미지를 활용한 적은 없었으니까요.
애초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시절 BBK 의혹에 시달리고, 그걸 변호한 덕분에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만, 친이계-친박계 갈등이 심화되고 자기 지역구(서초구)에서 공천 못 받을것 같으니까 새누리당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떨어진 전형적인 철새정치인입니다. 애초에 정치 입문할때도 당시 여당인 새정치국민의회에 공천신청 넣었다가 장인인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반대로 안되게 될것 같으니 한나라당으로 갈아탄 인물이기도 하고요. 즉, 정치만 할 수 있다면 당도 계파도 상관없는 인물이죠. 이번에 교육감 선거 나선 것도 교육감, 교육의원은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친박계 득세 이후 친이계는 각개전투로 살아남기 바쁘다 보니 고승덕정도 인물에게 신경써주기 어렵나봐요.. 새누리당 공천 받기는 힘든거죠. 아마 고승덕에게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교육감-서울시장or 국회의원 다시 돌아가기 위한 장기 플랜의 과정에 불과했을 뿐이었을 겁니다. 애초에 새누리당 공천 받아서 지방선거 나갈 수 있었으면 '자식교육도 못시키는 사람이 남의 자식 교육을 어떻게 시키겠느냐' 라는 소리도 안 들었을테고요...
우리나라가 아버지에게 자식 교육의 책임을 묻는 다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잘 나가는 아버지의 자식이 사고를 쳤을때 부인에게 '당신은 뭐했냐!' 라고 소리지르는게 드라마의 클리셰가 될 정도로 고승덕 세대에는 가정교육은 어머니의 책임입니다. 그나마 요즘 맞벌이 시대가 되면서 그런 역활분담이 희미해지고 있지, 그 전에는 '돈벌어 오는건 아버지, 가정을 유지하고 꾸리는건 어머니' 라는 역활분담이 강했죠
고승덕 딸이 페북에 글올리고 인터뷰 한것도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이 나오니까 눈물 짜면서 '아들은 건드리지 말아달라' 라는 위선에 기가 막혀 나온것 같던데, 이정도 인물이면 왠만해서는 쉴드 쳐주기 어렵죠.
제 자신이 제 자식에게 갖고 있는 생각도 그렇지만...
자식들 대학 졸업까지 혹은 그 이상까지 다 책임지고 교육하지 못했을 경우,
한국에서는 그 책임은 어디까지나 아버지에게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어떻게든 죽어라 돈 벌어서 자식을 가르치는 게
한국땅에서 아버지의 당연한 의무라고 알고 있어요.
집안의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녀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경우...
그 사람의 아버지는 도대체 뭐 했냐라는 비난이 따릅니다.
중장년에 경제적 어려움이 닥쳐서 자식교육 끝까지 못시키면,
한국에서는 어머니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 그 아버지를 비난합니다.
막노동을 하던 무슨 짓을 하던 나가서 벌어서 애들을 끝까지 가르쳐야지,
그것을 소홀히 하는 게 무슨 애비냐라면서 뭐라고 하는 게 한국 정서입니다.
오버마인님의 말씀은 가정교육에 대한 것은 어머니의 몫이라는 의미이고...
(더 나아가 수험생 뒷바라지까지 포함되겠죠)
아버지의 의무는 경제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자식들을 대학까지 그 이상까지 가르치는 겁니다.
이게 한국인의 정서라는 것이죠 - 그 이야기를 한 겁니다.
이번에 고승덕 변호사가 딱 걸린 케이스는... 가정교육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번 딸이 올린 글이 큰 파장을 일으키는 까닭은,
박정희나 정주영, DJ와의 시대와는 멀리 떨어진 현대에,
자신의 자식들에 대한 부양과 교육의 의무를 져버린 이가(외국이었다고 해도 양육비 지원등을 끊고 연락을 끊는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죠.)
교육감 선거에 나서서 '우연히 미국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가졌을 뿐인 아들은 건드리지 말아달라' 는 소리를 하며 눈물을 보인 모습에 대한 반발이라 할 수 있겠죠.
어떻게 사는지 뭐 먹고 사는지 뭐 하고 사는지 2001년 이후 연락조차 한번 제대로 안 한 이가 부모랍시고 '마치 자식을 끔찍하게 위하는 듯'
눈물 흘리는 모습에 대해 사람들이 느낄 것은 당혹감과 배신감 그리고 부모로서의 최소한의 선을 져버린 이가 말하는 바른 교육과 인성에 대한 회의감이 아닐까 싶네요.
기자회견을 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딸이 추가로 글을 올릴 것 같은데 두고 보면 진실이 밝혀지겠죠.
미디어에서 만들어진 몇몇 단편만으로 어떤 사람을 판단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 같아요.
여간하면 찔리는 구석 있는 분들은 알아서 공직에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페이스북 내용을 보니 단순히 이혼 후에 관심을 끊은게 문제가 아니군요. 이혼 전부터 자녀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게 맞겠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처럼 일에 치여사는 나라에서 흔한 일이긴 하겠지만, 그러한 모습은 교육감이라는 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심각한 결격사항으로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감은 어떤 점에서는 한 지역의 모든 학생, 학부모, 교사에게 관심을 가져야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교육감은 지휘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나하나 개별적인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사람은 지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마련입니다. 현실에 대한 이해문제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정말로 결격사항인가는 고민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가정이 아닌 국가와 조직이 주도하는 교육체제라는 철학에 따른 행동이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개인으로서는 그러한 교육 철학이 옳다고 보지 않지만, 그 역시 한가지 방향성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족사가 회자가 되어 정치생명이 위기를 맞는 것을 간혹 보긴 합니다만,
저는 약간 껄끄러운 면이 있어요.
사실 가족사라는게 당사자가 아니면 알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국회의원에 출마한 아버지, 정치에 신경쓰느라 가족에 무심했다며 비난하는 딸의 모습은 생각보다 많아요.
지금 사건처럼 언론에 까지 대놓고 비난하지는 않지만요.
고승덕이 이혼을 하고, 처랑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딸과 거의 인연을 끊고 지냈다는 사실만으로 뭐라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전처가 그걸 막았을 수도 있고, 현재 처나 자식들이 쌍수를 들고 반대했을 수도 있거든요.
딸과 아버지 사이에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좀 더 자세히 지켜바야 할 필요는 있을거 같에요.
그렇다고 치더라도....
가정사를 원만하게 해결해나가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분명 마이너스이긴 하겠죠.
이것저것 다 떠나서,
조희연 후보의 아들은 자기 아버지는 자기가 아들로써 확실히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며 교육감 만들어 달라는데
고승덕 후보의 딸은 자기 아버지는 자기가 딸로써 확실히 장담하건데 교육감을 할 인물이 아니라고 하는 상황...
-_-
문득 생각했는데, 만약 고승덕씨가 미국에서 출마했다면, 이 사건은 그의 정치 생명을 끊어놓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인들은 정치인에 대해 -최소한 겉으로 드러난 것만은- 거의 완벽한 도덕성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선 세금 체납해서 뒤늦게 내는 사례가 가볍게 넘어가는데, 미국에선...
물론 위장전입 같은 불법이나 음주운전 등. 여하튼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정치가나 고위 공무원에게는 치명적인 일이 되죠.
그런데 한국에서 그러한 조건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