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묻고 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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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어떤 점이 끌려 과학을 공부하게 되셨나요?
저는 수없이 많은 S F 매체들에서 과학자들이 멋진 단어들과 수식어들로 토론하는 모습을 보고 반해 과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는 사람들은 그래갖곤 과학 공부가 안 된다 등등 말을 하지만 나름대로 교양과학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니..)
아직까지는 제대로 된 재미를 느낄 정도로 과학을 알지 못합니다.
자식들 키우며 생업에 종사하는 기간이 끝나면 여생을 과학 공부에 매진하고 싶은데,
그러면 앞으로 30년 후가 되므로 나이 70 에 이르러 지력과 체력이 받쳐줄런지 걱정이죠.
공부하는 재미는 차치하고, 그냥 SF를 즐기거나 교양과학을 즐기는 재미는...
원초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늘은 왜 파랄까, 물은 왜 얼어붙었다가 녹았다가 할까, 사람은 왜 먹을까 등...
누구나 어린 시절 품었던 의문에 대하여 제대로 된 대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게 과학입니다.
딱히 과학을 공부하는 건 아닙니다만... 과학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건, 과학을 알게 되면 독립적인 지식이 아니라 각각의 지식을 엮어서 무언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가지 사실에 대해서 글을 쓰곤 하는데, 그때마다 이른바 '과학적으로' 생각하다보면 인과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되더군요.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무언가가 과학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고, 여기서 새로운 사실을 추론하게 되는 것... 그만큼 과학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게 사실입니다.
과학을 공부해 본 적도 없고 재미있어 한 적도 없군요...(...)
제가 아는 대부분의 과학지식은 중고등학생 시절에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 월간과학 뉴턴이랑 과학동아에서 얻은 것 정도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생물책의 유전 단원에 들어가기 전 적혀 있던 글귀에서 받은 감동은 여전히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생명은 유한한 운명을 갖지만 자손을 번식시킴으로써 영생을 추구한다. 이 단원에서는 유전자와 염색체에 관해서 블라블라...
과학적 논쟁은 삼단법을 포함한 합리적인 논쟁이라서 언제나 흥미롭고, 과학 각 분야마다의 매력이 대단해서 자연스럽게 재밌게 느꼈습니다. 수학은 그렇게 철저하게 만들어진 관념세계가 현실을 나타낼 수 있어서 좋구요, 생물은 말 그대로 생명이 관련되어서, 화학은 쪼그만 원자핵과 전자끼리 이렇게 저렇게 노니는 게 귀엽고, 물리는 어떻게 현실을 이런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나 항상 신기하고...
디스 이즈 게임에 연재되었던 카툰에 이런 명대사가 있었죠.
"게임을 하는 데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하는 거지."
게임이나 과학 뿐만 아니라 모든 취미/즐거움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왜 좋은지 분석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분석 이전에 그냥 끌리는 거죠. 예쁜 여자에게 왜 끌리느냐와 마찬가지. (물론 사람마다 예쁘다는 기준이 다르긴 하겠지만 말입니다)
물리학 전공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인문사회과학에서는 볼 수 없는 '과학적인'(굳이 이 뜻풀이를 하지는 않겠습니다.) 방법으로 세상을 설명하고 있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죠. 물론 설명 못하는 부분도 엄청 많지만....
First Principle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이 Principle들을 가지고 있으면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 있단 뜻이죠. 물론 그것에 어긋나는 일도 없구요. 실제로 사용할때에는 '정해진 조건 이내에서' 모두 설명할 수 있고, 어긋나는 일이 없는겁니다. 예를 들면 Rigid Body(변형이 없는 물체)와 뉴튼 역학 정도만 가지고 시뮬레이션을 하면 'brazilian nut effect' 같은걸 구현할 수 있잖아요.
완전히 구분되지는 않지만 물리학 자체를 연구하는 사람들과 물리학을 가지고 무언가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래서 저는 후자를 택했죠.
정규 학교 수업에서 과학이 재밌다고 생각한 것은 물리학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우주원리들을 과학으로 설명하는 거 자체는 정말 재밌는 일이긴 합니다.
결국은 인간인 이상 누구나 호기심이 있고, 그걸 충족시켜주기 때문이겠죠.
SF는 좋아하지만 과학을 그닥 좋아하진 않습니다(웃음)
...그럼에도 과학에서 내가 좋아하는 부분, 혹은 내가 과학을 그닥 좋아할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떠올려보니
'여러가지 일이나 물질, 행동의 원리를 밝히고 분석하고 이를 통해 예측, 추론...' 이러한 것들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떠올리고 보니...
지금에 와서 이건 더 이상 '과학'의 특징이 아니라 대부분의 '학문'의 특징이 아닌가 싶어서 선뜻 '과학의 이런 부분을 좋아합니다'라고
말을 꺼내기가 좀처럼 어렵습니다.
현재의 많은 학문들이 옛날 '철학'에서 분화되어 발달한 것이라면 한편으로 지금에 와서는 각 학문들이 세세한 차이나 대상의 차이가 있기는 해도 '수학'과 '과학'을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되고 연결되는 기분입니다.
....다시 생각해도 저는 과학을 특별히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전반적으로 학문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제가 이런저런 학문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 속의 과학적인 방법론과 접근법들 때문입니다.
.....전 과학을 좋아하는 걸까요? ~(@ㅅ@ )~
과학 공부좀 해 보고 싶지만.. 손이 닿는 곳은 공학... 정도 까지인 것 같습니다.
과학 공부하기엔 너무 게을러요.
과학 상식은 열심히 주워 먹고 있습니다.
세상은 재미있으니까요.
내일이 기대되는 매일입니다.
예?! 과학이 재미있는 거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