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글사안도 많이 불거져서 말이 참 많네요.


어수선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카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제가 금지파의 입장에서 이 건이 어떻게 매듭지어지든 간에 꼭 집고 넘어가야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안을 한번 거론하고 싶습니다.


정치글이든 뭐든 간에 토의 글은 협동&협조 양상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일전에 있었던 투표제도에 대안(투표권 구매제도QV)에 대한 


글은 QV에 대한 공방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현 투표제도의 취약점을 인지하고 더 나은 투표제도를 모색하는 공통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토론 글은 찬반이 명확하게 나뉘는 특성상 주제가 뭐든 간에 갈등 양상으로 치닫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어쩔 수 없어요. 토론은 본성이 내 주장을 상대방에게 피력해서 옳음을 납득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토의글은 문제를 삼을 필요조차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토론글이죠. 사실 대부분은 어떤 주재에 대해 글 작성자가 단순히 


의견피력용으로 올렸을 뿐인데 댓글로 토론 양상이 치열하게 이어지는 경우이지 처음부터 우리 토론하자고 해놓고 시작하지는 


않습니다. 그 상태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열띤 토론의 현장 한 가운데 던져져 있더군요.



사실 토론이든 토의든 우리는 우리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를 통해 얻는 것도 있죠. 토론이 띄는 갈등양상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갈등은 부정적 효과가 있지만,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말을 굳이 제가 할 필요도 없겠죠.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올바른 토론문화가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예전에 어떤 책에서 우드로 윌슨이 했다며 소개한 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 당신이 내게 와서 '우리 앉아서 함께 상의해봅시다. 서로 다른 의견이 있으면 왜 서로 다른지, 차이가 무엇인지

한번 알아봅시다' 하고 얘기하면, 우리는 서로 의견 차이가 크지 않고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으니, 화합하고자

하는 의지와 솔직함, 그리고 인내만 있으면 얼마든지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게 바로 토론의 기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다른 남을 인지적인 개체로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사고관념과 체제를 가진 


이념적인 개체임을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나와 공유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토론을 하든 토의를 하든


같이 가자는 자세를 기본적으로 가져야 마땅합니다. 회사에서 구체적 사안에 있어 찬반이 나뉜 동료라고 해서 회사를 망하게 하자거나 


자기 이득만 챙기자가 동료의 목표가 아니라면 기본적으로는 인정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만 열띤 토론의 끝에 어느 한쪽의 


의견이 채택되더라도 다시 동료의 자세로 돌아가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자세가 바탕이 되어 있다면 정치글이든 뭐든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벌거지님은 자기가 사용한 표현에 대해서 


잘못을 시인하고 상대주장이 맞다고 생각했을때 완전하게 인정하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제대로 된 토론 문화가 조성된 위에서는


토론으로 갈등이 조장되든 말든 얼마든지 생산적인 담론이 오갈 수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한 사례가 아닐런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최소한 카페를 끌어갈 운영진은, 카페 멤버들이 알아서 이런 자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정치글찬성자가 시작부터 끝까지 반대파에 대한 비아냥으로 일관된 글을 쓴 것도 분명히 봤습니다. 한마디 해주고 싶었지만, 


그 사람의 태도를 보았을때 절때 무언가 제대로된 담론이 오갈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글을 쓰다가 그냥 넘어가기로 마음을 바꿨지요.


그런 사례가 지금까지도 있었고, 앞으로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방침없이 정치글을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보고요. 


정치글이 아닌 어떤 글이라도 이건 적용되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올바른 토론문화를 위해 몇가지 제안 혹은 부탁을 하겠습니다.



1. 답정너식 태도 자제 ....


이건 규정으로 잡기엔 참 애매합니다. 부탁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답정너식 글의 폐해는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그런 스타일의 글을 올려놓는 사람의 심리를 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애초에 답정너식 글을 올려놓고 사람들이 그 글에 보여줬으면 


하는 반응은 하나뿐입니다. 공감이죠. 이런 건 애초에 어떤 견해가 있을지 혹은 반응을 보일지 알고 싶어서 올린 글도 아니고 생산적 


담론을 하기 위해 올린 글도 아닙니다. 물론 이런 것 조차도 표현의 자유 측면에선 보장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글은 보통


제대로 된 반박이 달려도 작성자가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공감을 얻기 위해서 쓴 글일 뿐이니 마음속에서 반론을 허용할


여지를 열어두지도 않았다는게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결국은 댓글공방이 일어나면 쓸데없는 소모성 글들만 오갈 뿐입니다.


이런 건 누가 이게 답정너식 태도라고 규정지어서 제재하는게 안됩니다. 본인이 항상 어떤 언행을 하기 이전에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욕설 금지 & 인신공격 금지


말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말을 해도 기분나쁘게 하면 틀리게 들리는 법입니다.




3. 자기 글을 보고 표현을 한번만 더 가다듬어 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위에 욕설금지나 다른 없는 내용이지만, 욕설이나 인신공격이라고 보기엔 애매하더라도 남을 기분나쁘게 하는 표현은


있습니다. 말은 어 다르고 아 다른 법입니다. 그리고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운 법이고요.


예를 들어 상대방 주장에 대해서 그건 1차원적인 사고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말이라도 그건 이렇게 봤을때 다른 일면도 있는데 


그걸 간과한 주장이 아니겠냐고 표현하는 것 중에 전 후자가 훨씬 부드러운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면 서로 감정이 상할


여지가 훨씬 줄어듭니다.  그리고 제 생각엔 감정이 상하면 사고회로도 자기방어적이 되어 본인이론이 맞다는 걸 오기로라도 


밀어붙이는 쪽으로 갑니다. 더 완곡한 표현이 상대방에게 합리적으로 어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자기가 틀렸을 가능성을 좀 열어두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잘못된 존재라는 가정을 섣불리 깔아두지 마세요.


진리는 배타성도 분명 있습니다. 자기가 맞으면 남은 틀리는 흑백의 상황도 분명 존재하죠. 그러나 대부분 토론은 가치관의 대립 양상


을 띕니다. 그게 기본이에요. 여기서 누가 맞다 누가 틀렸다는 것을 명백히 가리기 힘든 경우가 오히려 많습니다.


또한 남을 비이성적인 존재로 놓고 대한다면 과연 그 상대방이 그걸 인정할까요? 그게 사실이랄지라도..


진짜 그렇다고 생각하신다면 진지하게 권하는데 상대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과 얘기해도 그 사람 의견이 바뀌기는 커녕 본인과


제대로 된 담론이 오가지도 않을 겁니다.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라거나 닭대X리라거나 X충이라는 비난을 퍼붓지 마시고, 그냥 거기서


멈추세요. 그리고 그 사람이 막장짓 시전하면 조용히 신고한번 눌러주시면 됩니다.




쓰다보니 쓸데없이 길어져서 제 의도가 잘 전달될런지 모르겠습니다.


올바른 문화조성, 의식향상, 질서유지.. 이런 것들은 관리자 노력으로만은 절대로 안됩니다.


제도적 측면이 아니라 슬로건적 차원에서 구성원 분들이 토론문화에 대해 한번씩만 더 생각해봅시다. 


사실 저 또한 적어놓고는 부끄러운 측면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