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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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로크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17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철학자로 왕권신수설을 논리로 박살내고 시민정부를 설파한 선각자이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정책의 필요성을 설파한 계몽주의자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유명인사지만...
이 사람은 나이 50 세가 넘을 때까지 사실상 완전히 무명으로 지냈고, 책도 글도 거의 발표한 게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본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청년 시절 옥스포드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철학과 의학 지식을 쌓았고
젊은 개업의 시절 한 귀족을 치료한 것을 계기로 결국 그 귀족 저택에 들어가 의사/비서/교사 역할을 하면서
나이 50 살이 넘도록 상당히 평온하게 인생의 청장년기의 대부분을 보냈거든요.
존 로크가 나이 50 무렵이 되었을 때, 평온하던 인생이 갑자기 급변합니다.
평생 존 로크를 돌봐주던 귀족이 반역죄로 고초를 겪다가 죽어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존 로크 본인도 반역자로 몰려서 결국 살 길을 찾아 영국을 떠나서 네덜란드로 망명을 가게 됩니다.
나이 50 이 넘어서 가진 재산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 갑자기 정치적 이유로 국외로 도망가게 된 존 로크...
그는 평생 한 귀족의 저택에서 지내면서 그 귀족의 말벗으로만 살았기 때문에, 돈 벌이 수단이고 뭐고 없었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를 비롯해서 망명객으로 유럽을 떠돌다가 7년 후 명예혁명 덕분에 귀국합니다.
귀국하자마자 <통치론>을 발표해서 당시 대세였던 왕권신수설을 조목조목 논파하면서 시민정부를 역설하고,
그 다음 해 <인간지성론>을 발표해서 당대 최고의 계몽철학자로써 유럽 전역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존 로크의 그 우람한 명성은,
망명지에서 57살에 귀국 후 불과 2~3년 사이에 한꺼번에 발표한 책으로 단 시간 내에 확립된 겁니다.
정리를 해 보면...
평생 귀족의 비서로 밥벌이 걱정없이 평온한 일상을 보내며 나이 50 까지 발표한 글이 없었던 무명의 존 로크,
그리고 갑자기 반역자로 몰려서 50 살이 넘어 국외 망명길에 올라 떠돌이로 지내며 온갖 고초를 겪다가
57 살에 귀국하자마자 파격적이고 엄청난 레벨의 글을 쏟아내어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철학자이자 지성이 된 존 로크...
완전히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 이 사람은 인생의 황혼기에 갑자기 찾아온 큰 고난이 글을 쏟아낸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일 존 로크를 돌봐주던 귀족이 반역자로 몰리는 일 없이 계속 건재하였고,
만일 존 로크가 늙어 죽을 때까지 그의 인생에 파란이 벌어지는 일이 없었다면.,..
그가 과연 <통치론>이나 <인간지성론>과 같은 책을 써낸 세계적인 선각자로 지금껏 이름을 남길 수 있었을 런지.,..
존 로크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17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철학자로 왕권신수설을 논리로 박살내고 시민정부를 설파한 선각자이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정책의 필요성을 설파한 계몽주의자 중 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유명인사지만...
이 사람은 나이 50 세가 넘을 때까지 사실상 완전히 무명으로 지냈고, 책도 글도 거의 발표한 게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본래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청년 시절 옥스포드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철학과 의학 지식을 쌓았고
젊은 개업의 시절 한 귀족을 치료한 것을 계기로 결국 그 귀족 저택에 들어가 의사/비서/교사 역할을 하면서
나이 50 살이 넘도록 상당히 평온하게 인생의 청장년기의 대부분을 보냈거든요.
존 로크가 나이 50 무렵이 되었을 때, 평온하던 인생이 갑자기 급변합니다.
평생 존 로크를 돌봐주던 귀족이 반역죄로 고초를 겪다가 죽어 집안이 풍비박산이 나고,
존 로크 본인도 반역자로 몰려서 결국 살 길을 찾아 영국을 떠나서 네덜란드로 망명을 가게 됩니다.
나이 50 이 넘어서 가진 재산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이, 갑자기 정치적 이유로 국외로 도망가게 된 존 로크...
그는 평생 한 귀족의 저택에서 지내면서 그 귀족의 말벗으로만 살았기 때문에, 돈 벌이 수단이고 뭐고 없었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를 비롯해서 망명객으로 유럽을 떠돌다가 7년 후 명예혁명 덕분에 귀국합니다.
귀국하자마자 <통치론>을 발표해서 당시 대세였던 왕권신수설을 조목조목 논파하면서 시민정부를 역설하고,
그 다음 해 <인간지성론>을 발표해서 당대 최고의 계몽철학자로써 유럽 전역에 이름을 떨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존 로크의 그 우람한 명성은,
망명지에서 57살에 귀국 후 불과 2~3년 사이에 한꺼번에 발표한 책으로 단 시간 내에 확립된 겁니다.
정리를 해 보면...
평생 귀족의 비서로 밥벌이 걱정없이 평온한 일상을 보내며 나이 50 까지 발표한 글이 없었던 무명의 존 로크,
그리고 갑자기 반역자로 몰려서 50 살이 넘어 국외 망명길에 올라 떠돌이로 지내며 온갖 고초를 겪다가
57 살에 귀국하자마자 파격적이고 엄청난 레벨의 글을 쏟아내어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철학자이자 지성이 된 존 로크...
완전히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 이 사람은 인생의 황혼기에 갑자기 찾아온 큰 고난이 글을 쏟아낸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일 존 로크를 돌봐주던 귀족이 반역자로 몰리는 일 없이 계속 건재하였고,
만일 존 로크가 늙어 죽을 때까지 그의 인생에 파란이 벌어지는 일이 없었다면.,..
그가 과연 <통치론>이나 <인간지성론>과 같은 책을 써낸 세계적인 선각자로 지금껏 이름을 남길 수 있었을 런지.,..
저런 사례를 보면, 가끔 궁금해집니다. 과연 평온하게 살다 가는 게 나을지, 시련을 겪더라도 뭔가 인생의 흔적을 남기는 게 좋을지…. 사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데, 시련을 겪고 겪다가 막판에 대성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니까요. 특히 작가나 창작가는 더욱 그렇죠.
늦깍이로 대성했다는 점에서 문득 레이먼드 챈들러가 떠오르는군요. 물론 로크와 달리 이 양반은 평온하게 산 건 아니죠. 별별 일을 다 겪다가 40대에 거진 인생을 말아먹다시피 했다는군요. 그러다 50세가 넘어서야 겨우 필립 말로를 창조했는데, 그게 대박을 쳐서 전설이 되었고요. 사실 챈들러는 공무원이나 회사 간부로 지내면서 얼마든지 편하게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성격 탓에 깽판을 쳐서 고생하다가 말년에 필립 말로를 남겼죠. 하드보일드 장르는 큰 수확을 얻었지만, 챈들러 본인은 꽤 불행했다고 회상합니다.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그래도 난관이 많았던 삶이죠.
이름이나 명성을 남기지 않고, 평범하게 살다 가는 게 최고라는 어른들 말씀이 떠오르네요. 뭐가 좋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