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1등과 2등이 별로 다르지 않다...라고 이야기했지만, 한편 1등과 2등이라는 차이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세상이 1등만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1등이라는 것이 2등보다 행복하거나 좋다는 법이 없지만 말이죠.


  특히 개인으로서의 1등과 2등이 아니라, 무언가의 선택에 있어서 1등과 2등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선택에 대한 비판을 하다보면 어느 쪽이건 마찬가지라는 '양비론'의 이야기가 나오곤 합니다.


  이를테면, 누군가와 말 다툼을 할 때 "나도 잘못했지만, 너도 잘못했다. 그러니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고... 온갖 종류에서 '양비론'은 거의 빠지지 않는 의견이죠.



  흔히 50보 100보...라고도 하는데...


  하지만 이 양비론에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50보와 100보는 50보의 차이가 있다."라는 것을 무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은 오래 전부터 양당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제각기 방향성이 다르지만, 양쪽 모두 -적어도 유럽의 기준에서 보면- 보수파의 경향을 보이고 있지요. 때문에 미국에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그놈이 그놈...이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곤 합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가...라고 하면 사실은 그게 아니죠.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이 되었을때와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이 되었을때... 양쪽 모두 정책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무진장 다릅니다.


  대표적으로 -여러번 거론되었던- '정권에 따른 범죄 사망자의 수치'라는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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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 보면 일부 예외를 제외할 때 공화당 정부가 들어섰을 때가 민주당 정부가 들어섰을 때보다 범죄로 인한 사망자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집권할 때는 범죄로 인한 사망자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집권할 때는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주지요.


  공화당, 민주당... 그 놈이 그 놈처럼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그놈과 그놈의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수치가 있겠지만, 여하튼 공화당과 민주당은 분명히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놈이 그놈. 50보 100보라고 이야기해도, 사실 그놈과 그놈은 다르며, 50보와 100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지요.



  양비론은 이 같은 차이를 무시하고 사실상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견해이거나, 이러한 차이를 애써 무시하면서 사람들을 현혹하는 생각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정치의 문제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사회 전반으로 다양한 양비론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러한 양비론은 사실을 왜곡하여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결과적으로 사회를 나쁜 방향으로 이끌게 됩니다. (물론 사회 전반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에서도 '그게 그거'라는 양비론이 존재하곤 하죠. 가령 저녁으로 뭘 먹을까 하는 것에서도 말입니다.)



  50보 100보에는 50보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아니, 설사 99보와 100보라고 해도 그 한 걸음의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말이지요.


  무엇이든 여러가지를 꼼꼼히 비교하여 조금이라도 나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 자신을, 그리고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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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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