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에 있었던 번개 모임 중에서 스타워즈를 무협지에 나오는 세계로 비유한 얘기가 있었습니다. 은하계는 중원, 제다이는 정파, 시스는 마교, 다크 제다이 혹은 회색 제다이는 사파. 이렇게 말입니다. 쿼트 드라이브 야드사 같은 거대 기업은 저는 표국으로 비유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분이 하신 황실에 속한 어용 기관 비유가 더 맞아 보입니다.


   이런 재미있는 비유가 오고가는 도중에 저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은하 공화국을 신성 로마 제국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생각을 말하지 않은 건지 말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요. 은하 공화국이 신성 로마 제국과 비슷하다. 이 생각을 했다가 다른 생각을 했습니다. 은하계가 중원이며, 은하 공화국은 중원에 나오는 나라로 나타나면 더욱 좋겠군. 이 생각을 하다가 주(周)나라와 가장 비슷하겠다는 생각으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바꾼 생각을 늦게나마 클럽에 적습니다.


   투표. 이 수단으로 의장이나 황제를 뽑는 점에서는 은하 공화국과 신성 로마 제국은 같아보입니다. 은하 공화국은 은하 공화국 의회에서 각 행성을 대표하는 의원이 투표로 공화국 의장을 선출합니다.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은 위험에서 이런 배경이 등장 인물의 대사 곳곳에서 나오고요. 여기에 얽힌 사연을 일일이 설명하고 싶지만, 얘기가 목적과 다르게 너무 길어지니 여기만큼은 넘어갑니다. 한편,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는 선제후로 일컫는 투표권이 있는 제후가 하는 투표로 선출됩니다. 이렇게 설명한 '투표로 최고위 권력자를 선출하는 방식' 뿐만 아니라 다른 면모에서 은화 공화국과 신성 로마 제국은 같거나 비슷한 면모가 있을 텝니다.


   그러나 은하계를 중원으로 비유한 이상, 저는 은화 공화국이 주나라와 비슷한 요소가 더 많다는 판단을 합니다.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의 년도에서 2만 5천여 년전인 은하 공화국을 성립되는 시기까지 아우르면서요. 이 아늑한 세월 동안 있었던 여러 흐름을 살피니까 저는 신성 로마 제국보다 서주에 더욱 비슷하다고 무게를 둡니다. 샅샅이 대조하면 차이점이 더욱 많겠지만요.


   코루스칸트에 본거지인 인간이 중심으로 한 은하 공화국이 세력을 넓히면서 카시크와 몬 칼라마리를 비롯한 이종족이 사는 여러 행성도 공화국에 들어간 정황을 저는 이렇게 살핍니다. 초(楚), 월(越)처럼 본래부터 다른 문화권에 있는 나라가 주(周)를 중심으로 한 황하 문화권에 편입된 것처럼 바라봅니다. 또한, 나부처럼 인간이 아우터 림으로 이주한 경유를 중원의 희씨(姬氏) 집단의 일부가 북동쪽 변방이 있는 연(燕)에 간 것처럼 생각합니다. 연을 세운 이가 주 무왕 희발(姬發)의 동생 중 하나인 소강공 석(召康公 奭)이니까요. 이런 요소 때문에 은하 공화국이 주나라와 비슷하겠다고 짐작합니다.


  차이점이 크게 있습니다. 은하 공화국에 가입한 행성은 국제 연합처럼 내막이 어떠하든 명목상으로는 동등한 회원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반면에 주나라는 주 왕실과 제후국은 종법질서로 묶인 수직 관계입니다. 여기만큼은 누가 보더라도 확실하게 다릅니다. 이런 요소를 찾으면 얼마든지 더 있을 텝니다. 지금 떠오른 게 이 것 밖에 없으니 더 이상 쓰지 못하지만요. 그렇지만, 비슷한 점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를 찾아낸 얘기를 적습니다. 다른 분이 이 얘기를 읽고 생각하는 과정이 골치아프시겠지만 거기에서도 재미를 찾기를 바라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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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