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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전공분야가 현대시 쪽이라, 소설보다는 시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에 사이버 펑크 영화를 접하면서 SF영화나 소설을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는데요,
읽을만한 SF 시집은 혹시 없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SF poetry 라고 검색하면 몇개 나오기는 하는데 워낙 이쪽분야에 초보인지라;;
번역본이든, 원서든, SF시집 리스트를 말씀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SF 시집이 한국에 나온 것은 잘 모르겠고...
시인 중에 SF에 관심이 많아서 SF 마인드를 다룬 시를 쓴 사람은 좀 있습니다.
러시아(소련)의 블라디미르 마야꼬프스끼와 독일(동독)의 귄터 쿠네르트가 그 대상이 되겠죠.
[마야꼬프스끼 전집(열린책들)] 중 <마야꼬프스끼 시집>에도 SF 뉘앙스가 섞인 작품이 좀 있고,
소련 동구 현대문학전집 중 <동구 현대시인선집(중앙일보사)>에 '귄터 쿠너트'라는 작가 이름을 달고 SF 시가 실려 있습니다.
SF 시로 가장 유명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로버트 하인라인의 단편소설 <지구 푸른 언덕> 중에 나오는 시 <지구 푸른 언덕>입니다.
이 시는 워낙 팬이 많아서 따로 곡이 덧붙여져서 노래가 되기도 했구요.
그 밖에 시인 중에 SF 단편소설을 쓰거나 SF에 관심이 많았던 케이스는 꽤 있습니다.
에드거 알랜 포, 보를레르, 기욤 아폴리네르 등...
이 사람들은 시에서 SF를 직접 다루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산문으로는 SF 관련 작품을 남겼죠.
올려주신 링크의 목록에도 있는 하리 마르틴손의 '아니아라'가 이 분야의 선구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956년에 출판되었는데 한 우주 이민선이 표류하면서 생기는 일들을 서사시의 형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한 마르틴손의 대표작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번역된 기록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스웨덴어 그것도 시를 제대로 번역할만한 사람이 드물어서가 아닐까 싶은데, 제가 가지고 있는 구판 영역본만 해도 '번역 불가능'으로 빠진 시가 한편 있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에…, 제가 알기로 유명 시 작품이나 모음집은 잘 없습니다. (있어도 드물 듯하네요.) 예전에 비슷한 게 있나 찾아본 적도 있는데, 그랜드 마스터나 대중 작가들도 소설을 쓰지, 시는 손을 안 대더라고요. 로저 젤라즈니나 어슐라 르 귄 같은 작가들은 문체가 화려하니 시도해 볼만도 했는데 말이죠. 그나마 소설 내에 삽입하는 형식으로 몇 개가 있긴 하지만, 역시 독립적으로 유명하지는 않다고 들었습니다.
시 말고 노래나 대중가요라면 많을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