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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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크라우드펀딩을 주제로 해서 공모전용 논문을 하나 작성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정부나 언론이나 크라우드펀딩을 무슨 서민경제 해결을 위한 최강의 해결책쯤으로 여기고 있는게 아닐까 우려됩니다.
최근에 금융위원회에서 나온 리뷰도 그렇고 구글로 찾아본 외국언론의 기사나 국내 기사도 그렇고 대체로 찬양 일색이네요.
(상반기에 나온 언론자료를 보니 정부에서는 이걸로 기존 서민금융을 대체할 생각도 하고 있는듯.)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크라우드 펀딩에 대해서는 좀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금융수요자 입장에서야, 자신의 신용만으로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한 자금을 필요한 때에 자유롭게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괜찮죠.
하지만, 공급자(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요자의 신용문제를 본인이 판단해야 하는 만큼 지나치게 위험한거 아닐런지.
(일단 확인한 바로는 p2p금융의 경우 중개기관은 그저 중개자일뿐 채무와 관련된 책임은 지지 않는 걸로 확인했습니다. 최종적인 판단은
자본의 공급주체가 내려야 하고 채무상환에 대한 리스크도 일절 공급자가 지도록 되어 있더군요.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게다가 정작 그 자금의 자유로운 조달이라는 것도 의문인 것이..........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점차 일반화 되어가는 학자금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그 성공사례로 소개되는 것들도 전부 명문대를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더군요. 예를 들어 하버드에 합격한 저소득층 학생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학자금을 마련했다던가 하는 이야기들 말이죠.
결국 유명한 사람들, 명문대생, 언론등을 통해 여러번 소개된 유망기업이 아닌 이상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문제 해결은 그저
환상에 불과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이란게 정말 그렇게 만능일런지.....
어제의 부랑자가 오늘의 부자, 어제의 부자가 오늘의 부랑자
이래서 세상이 재미있는 것이다.
재 생각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자금은 부족한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금융장치
2000년대 초반 벤처업체가 돈을 될 때 벤처 자금 지원이 활발할때 이런 묘사를 붙혔습니다. 벤처 펀드죠. 이당시에도 결국은 자금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한 금융 장치처럼 묘사되었습니다. 실제로 벤처라는 이름을 걸고 그렇게 돈을 타간 사람들도 많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게.. 90년대 말에 당시 한 사장님이 교수님한테 투덜거리더군요. 중소기업은행에서 돈을 빌릴려고 해도 벤처라는 이름을 걸어야 한다고..
이때만 해도 대형 은행에서 일종의 고위험 고수익 상품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성공사례가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판이 커지면서 결국은 벤처도 극소수만 빼면 대부분 손해가 납니다. 이때 금융 기관들이 벤처 투자에 대한 비율이 줄거나 매우 보수적으로 변했습니다. 한마디로 좋은 아이디어로 돈이 되어가는 소수의 회사들만이 투자 받을 수 있게 되었죠. 그런데 정작 벤처에 필요한 것은 초기 사업 투자비입니다.
초기 투자비를 확보하기 위해 대형은행에서 손을 벌리지 못하니 소액 투자자로 시선을 돌린 것입니다. 클라우드 펀딩은 결국 개미 투자자를 위한 벤처 펀딩인 셈입니다.
수십억 투자해서 돈 날릴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시지 마시고 수십만원 투자해 보세요 라는게 클라우드 펀딩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날릴 위험성 높은 투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죠.
이 또한 유행일지어니..
마치 근대 네덜란드에서 모든 사람들이 틀립 구근에 투자해서 사상 최초의 거품 붕괴를 일으킨 그것처럼 말입니다.
좋게 말하자면 크라우드 펀딩이고...여태껏 잘 써먹어 온 흔한 단어로 표현하면 '기부'고 '투자'죠. 장사라는 게 늘 그렇지만 뭔가 흔해빠진 걸 약간 바꾼 다음에 이름 좋게 붙여서 잘 팔아먹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인터넷을 통해 직접 컨택할 수 있다는 것만은 꽤 괜찮기는 하죠. 다만 만능일 수는 없는 게 당연하고요.
사기나 프로젝트 실패로 인한 손해 위험이 없지는 않으나, 그 규모가 소액이고 애초부터 펀딩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하여 해당 진행자가 각종 정보를 갱신하며 신용을 유지하여야 한다는 점을 보면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이르지 않을까 합니다. 좀 더 규모가 있게 정착되고 펀딩 투자자들이 적절한 구분선(신용과 투자액의 균형)을 형성하게 된다면 말이죠.
크라우드 펀딩은 펀딩의 보상, 자신의 능력에 따라 투자금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만큼, 공급자건 소비자건 위험 관리 면에서 기존의 방식에 비해서 이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자체가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여러가지 정보로 소비자의 투자를 끌어내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으니 기존 상품에 비해 사전 공개되는 정보도 많은 편이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경영관리 측면을 떠나 순수 '창작자'나 '소비자'의 입장이라면, 기존 시장에서는 다양한 이유(주로 자본 논리...)로 취급할 수 없었던 상품이나 행사 등을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순수한 매력이고요.
네드리님 말대로 이름이야 거창해서 크라우드 펀딩이지, 그냥 소액 투자·기부와 다를게 없습니다.
단지 옛날에는 주변 사람들 위주로나 할 수 밖에 없었던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게 다를 뿐.
SF 관련 출판업계에서 시도한 독자 펀드야 말로 크라우드 펀딩에 다름 아니죠.
과자단 사건에서 시작해서 북스피어 독자 펀드, HappySF 독자 펀드 이런 거 말입니다.
되돌아 보고 생각해 보면, 과연 저 독자 펀드라는 게 항상 성공했던가요?
당초의 목적을 제대로 확실하게 달성한 사례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데... 아닌 경우 마무리는 어떠했나요?
애당초 워낙에 펀드로 모집한 액수가 푼돈이어서 돈을 낸 사람도 받은 사람도 그냥 뭉개버리지는 않았던가요?
크라우드 펀딩의 위험성(Risk), 자금 유치 가능성, 목적 달성에 의한 성공 가능성 등은
우리 SF 출판계가 그 동안 경험해 왔던 위 사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투자 받는 쪽이 가지고 있는 레퍼런스 지명도 역시 당연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소액 투자라는 것이 돈을 낸 사람 쪽에서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아 보이지만,
그런만큼 투자받은 사람 쪽에서도 아예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게 될 위험성이 매우 큽니다.
과자단 사태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무리 선의에서 시작했고 투자비가 소액이었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사기극으로 귀결되었을 뿐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돈 받아 놓고 결과가 안나오면 결국 사기가 될 뿐입니다.
애당초 개개인의 투자액이 소액이므로 결과 없이 먹튀가 되더라도 별로 크게 문제될 게 없다라는
'도덕적 해이'가 아주 쉽게 찾아온다는 것도 문제이구요.
크라우드 펀딩 - 전문 사기꾼들이 아예 처음부터 먹튀를 작정하고 일을 벌이기에 딱 알맞은 아이템입니다.
검색 해 보니 신생 SF 출판사인 도서출판 불새에서 과자단 사건을 비롯해서 직접적으로 크라우드 펀딩 방식에 대해 언급한 글이 있더군요.
http://cafe.naver.com/firebirdsf/35
또, 펀딩을 시작하는 '사업자'가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킥스타터 펀딩을 성공시킨 중견 게임(보드게임) 사업자의 충고도 있습니다.
http://www.rpg-session.net/bbs/115166
무언가의 방법에 단점이 없을수는 없죠. 하지만 기존의 방식에서 사기꾼이 없던 것도 아닙니다. 결국은 시스템을 어떻게 정착시키고 관리하느냐의 문제죠. 크라우드 펀딩이 투자에 못 미치는 실패를 양산하고 사기꾼의 온상이 된다면, 아마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방식 자체로 흐르게 되는 자금이 크게 줄게 될겁니다. 벌거지님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과자단 사건을 떠올리고 신중한 자세를 가지게 되는 것 처럼요.
하지만, 어쨌거나 시스템 적인 면에서 이러한 크라우드펀딩이 '못하던 것'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사실이죠. 현재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들의 경우 어디까지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장소를 제공하는 플랫폼일 뿐이며 법적인 문제에서는 물러나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공개된 장소에 체계화된 플랫폼이 자리하고, 관련 경험자들과의 소통,담론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시스템' 적으로 발전 한 면은 있습니다.(따지고 보면 관련 신상을 완전히 공개하거나 등록해야 한다는 면에서, 유사시 소송이 편하다는 면도 있을겁니다. 실제 소송이 진행된 사례도 있는 것 같고...)
크라우드 펀딩 뿐만 아니라 웹 기반 서비스의 기본적인 것이 비용감소를 통한 소수 이익 극대화에 있죠. 여기에 있어서 관리자 혹은 열성적 참여자의 관리 의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위의 분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으나 돈이 없는 사람들의 자금조달 수단'이 단순히 '돈이 없는 사람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이 있으시지만, 뭐 결국 크라우드펀딩은 '장사 수단'이죠. 스스로의 상품가치를 '설득' 할 수 없으면 실패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런 면에서 학자금 펀딩의 경우도, "나는 가난하지만 명문대학에 합격했다"라는 이야기 자체가 가지는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말할거고요.
유명 크라우드펀딩인 킥스타터에도 실패사례들이 많습니다. 한때 주목받았던 인디게임 스타커맨드가 전형적인 사례죠.
http://kotaku.com/star-command-is-a-great-game-but-also-a-kickstarter-wa-486606094
거창한 약속들을 내걸고 자금을 모았지만 출시하기로 한 기일을 지키지 못했고,
두번째 킥스타터를 해서 추가 자금까지 끌어모았는데 결과물은 형편없었습니다. 결국 먹튀로 결론났죠.
벤처붐과 다른 점은, 펀딩 참여자들이 지분을 전혀 갖지 않는다는 점일 겁니다.
현재 웹상의 크라우드 펀딩 대부분은 한마디로 "사전판매"입니다. 단,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보장하지 않는 사전판매죠.
본래 '투자'라는 것은 항상 위험 요소가 따르는 법입니다. 100원을 투자해서 1000원을 벌 수도 있지만, 반대로 1000원을 투자해서 한푼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클라우드 펀딩이라는 것을 그대로 번역하자면 '구름 투자', '환상 투자'라고 해야 할까요? 금액이 크지 않다보니 현재로서는 투자라기보다는 사전 판매, 또는 기부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고요. 아무래도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저도 관심이 많고 또 시도를 고려해보고 있는 주제의 스레드네요.
저같이 인디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크라우드 펀딩이 이슈가 되고 있다는 건
분명 좋은 분위기이고 환영할만한 현상이지요. 와~
과거에 각자 회사/개인 사이트에서 "크라우드 펀딩" 후원 창구를 만들어 진행하던 것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곳들이 생기고, 시대의 유행에 맞게 "소셜 펀딩" 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리워드를 다양화 하는 등 색다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습니다.
(라고 썼지만 사실 Kickstarter 를 보고 배ㄲ...)
어떤 프로젝트냐에 따라서 형태는 많이 다를 거라 생각합니다.
게임의 경우에는 약속을 동반한 사전판매 형태를 주로 띄고 있기 때문에
본질은 신뢰와 좋은 게임의 프레젠테이션에 있다고 봅니다.
뭔짓을 하든 돈이 모이려면 그럴만한 흥미를 끌어야 합니다.
상품이라면 그 상품이 흥미가 있을만한 상품인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흥미가 있을만한 사람인지
애초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성공할수 있었다면 그냥 일반적인 판매방식을 사용해도 성공할수 있었지 않았을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