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이곳은 무엇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댓글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예전에 SF도서관에 갔을때 표도기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스타워즈 컨텐츠도 많아요'
'아니 그런 패륜적인 내용을 읽혀야 한단 말입니까!'
물론 농담이었습니다만..
곰곰 생각해 보면 이거 참.. 패륜에 막장에
대기업 회장이 문어발 확장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 빌딩으로 찾아가 경쟁사 회장 딸을 구출해서
도망치고.. 그녀랑 눈 맞으려 하는데 나중에 칼부림 하다가 지 아빠에게 팔 잘리고.. 알고 보니 회장 딸은 자기 오누이고
.. 지도 아빠 손 잘라버리고..
돈 안갚는다고 끌려간 친구 구하겠다고 찾아간 여동생은 잡혀서 비키니 차림으로 춤추게 되고
주인공은 사채업자들 소굴로 쳐들어가 싹 다 쓸어버리고
나중에 기업 자금줄을 끊은 뒤 대기업 회장실로 쳐들어가고 회장은 이참에 니 아빠 치우고 니가 내 밑으로 들어오라고 헤드헌팅 들어오고..
....
이에 열받은 아빠는 회장을 던져버리고..
아들은 이참에 아빠 산소호흡기 떼 드리고..
대기업 빌딩 폭파시키고 탈출!
-뭔가 왜곡이 많지만-
패륜에 막장은 우리나라 주말연속극이 부럽지 않습니다!
출생의 비밀에 자수성가에 복수 스토리에 극적 요소는 다 들어 있죠.
일단 저희 애들은 스타워즈 광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막을 수 없어요. 저의 죄입니다.
세상은 원래 비정한 법이야.
아이한테 스타워즈를 알렸다. 이는 착한 일이지 죄가 아닙니다. 이 얘기부터 급히 적습니다.
비딱하게 얘기하면, 스타워즈에 나타난 내막이 이 글에서 꼬집은 것과 다르지 않을 텝니다. 알면 환장한다. 이렇게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스타워즈를 향한 환상이 깊습니다. 현실에서 볼 수 없는 환상스런 배경, 거기에서 여러 등장인물이 펼치는 이야기가 재이있으면서도 남다른 깊이를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남한에서 만드는 여느 막장 드라마에 나타나지 않을 정성을 살필 수 있다. 이 견해를 덧붙이고요.
이전에 명절날 디즈니의 <알라딘>을 보던 중이었습니다. 저는 <알라딘>도 좋지만, 그보다 지명도도 높고 사바나 풍경을 다룬 <라이언 킹>이 보고 싶었어요. 그 이야기를 하자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그건 동생이 형을 죽이고, 조카가 삼촌한테 복수하는 내용이다. 그런 건 온 친척이 보는 명절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듣고 보니 과연 그런 면도 있더군요. 그저 가족용 애니메이션으로만 생각했는데, 명절날 형님이나 삼촌이랑 같이 보면 기분이 좀 이상할지도?
스타워즈가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상한 부분이 많습니다.
우선 전체 스토리가 왕정을 무너뜨린 공화정을 다시 무너뜨리는 왕정복고 쿠데타입니다.
조선을 최고로 여키는 사람도 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우리 입장에서 그런 불평등한 세계를 추구하는 것부터가 이상한 일이죠.(4, 그러니까 1을 보면 시녀들이 공주를 위해 아무런 저항도 않고 자신들의 목숨을 내놓는 곳입니다.)
또 우리는 일반적으로 영토를 넓힌 왕이나 통일 왕국을 숭상하는데,(굳이 예를 들자면 이곳에서도 양 웬리나 시저를 추앙하는 분들이 적지 않죠.) 우주를 통일해가는 제국군이 악당으로 나오죠.
저항군도 굉장히 재미있는데, 스타워즈 1(그러니까 4) 마지막 장면을 보면 아주 전체주의적인 군대의 모습을 볼 수 있죠. 왕을 중심으로 하는 조직이니 당연한 모습이겠습니다만.
현실 세계에서 이러한 정치 변화를 겪은 곳은 대부분 막장 테크를 타게 됩니다. 그러니까 만약 현실에 이런 일이 있어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다면 스타워즈의 선한쪽과 악한쪽 모두 우주를 혼란에 빠뜨린 바람처럼 사라질 군벌 정도로 묘사되겠죠.
그럼에도 스타워즈의 인기가 식지 않는 것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듯 하지만 실은 과거의 영웅담을 재현한 것이기 때문이겠죠. 스타워즈 시작할 때 나오는 '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는 사실 우리들의 과거 동화를 이야기하는 것일 겁니다.
친족간의 살인도 과거의 왕족이라면 영웅담이 되죠. 가까운 예로 조카와 동생을 죽인 조선 세조가 공식적으로 높이 평가되기도 했었죠.
> 왕정을 무너뜨린 공화정을 다시 무너뜨리는 왕정복고 쿠데타
이해가 안 되는데, 실제론 공화정을 무너뜨린 독재정권을 다시 무너뜨리는 공화정 복고 쿠데타 아니었던가요?
혹시나 Princess Leia 때문에 저항군이 왕정으로 보이신다면 그건 착각인게 저 '프린세스'는 왕의 딸이란 의미가 아니라 그냥 지방영주의 딸 정도로 사실 '공녀'나 '아씨마님' 정도의 비중인데 편의상 '공주'로 옮기는 것 뿐이고, Princess는 신분상의 경칭이긴 해도 공식 직함이라고 하긴 어렵고 사실 레아 본인은 앨더란 대표의원의 자격으로 의회나 저항군에 참가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잘못 아는 것일까요?
저항군의 목표 자체는 공화국의 복구이지 왕정을 새로 세우려는 건 아니었을텐데요. 물론 공화국이라고 해도 사실상 여러 행성국가의 연합체인지라 멤버인 행성국가 중에는 왕정을 채택한 곳도 있겠지만 그건 연합체의 성격이 제국이든 공화국이든 관계없이 유지되었을 터라...
'내가 니 애비다'를 들은 꼬마애의 반응인데, 나중에 애 낳으면 저도 저런 거 해볼 수 있을까요. 제 성격이 유전된다고 가정했을 때 아마도 아빠는 어디서 그런 구닥다리 영화를 틀어줘! 하는 소리나 듣지 않을까 싶어서.
에이 성경만 하려구요...게시판에 적지못할만큼 안좋은 이야기도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