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양: 메르쿠리우스는 좌우비대칭/상하대칭의 존재이다. 비단뱀을 방불하는-그러나 재질은 결코 상사하지 않고 비늘도 없는-전신에 10~12개의 부속지가 달린 동양 용을 닮은 이들은 양서류로부터 진화한 암모니아 기반 생명 형태이며 우미한 왕곡을 그리며 서행한다. 이들의 머리부분은 망치상어의 그것과 어느 정도 상사하며 수많은 눈과 섬모-‘수염’-이 달려 있다.

극소수의 목격자들에 의하면 이들의 전투 형태는 끔찍한 영광과 위용을 현시하였다고 하며, 기이하게도 목격자들은 이를 결코 세밀히 묘사하려 들지 않는다.

 

신체적 특징: 이들은 인류와는 다른 방식으로 물리적 육신을 초월하였는데, 이들은 장구한 세월에 걸쳐 자신들의 신체가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라도 가장 효과적, 능률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끔 유전자를 개조하였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정해진 형태나 생리라는 것이 없다. 때문에 이들의 명칭 또한 메르쿠리우스(Mercurius)인 것이며 흔히 알려진 통상적인 형상은 이들이 타고 태어난, 즉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모습에 불과하다. 또한 진화한 환경이 환경이니만큼 이들은 모든 종류의 우주선(Cosmic Rays)에 대한 완벽한 저항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화: 목격된 이들의 절대 다수는 체제자 방주(Ark Sojourner)에 승선한 채로 유람 생할을 한다.

방주의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대개 암석 행성보다는 크고 오르드보다는 작으며 평균적으로는 어지간한 가스 행성의 용적 정도이다. 방주의 형태는 통상적으로 연결되고 접합된 다종다향한 프렉탈 도형(Fractal Figure)이며, 각각의 방주를 형성하는 프렉탈의 형태는 무궁하고 부피와 개수는 각양각색이다. 광대하고 호화로운 내부 설비에는 연구소, 수경 재배소, 배양통, 암모니아 바다, 나노머신 챔버, 파라다이스 하벤(Paradice Haven) 및 각종 위락 시설 등 문화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완비되어 있다.

각각의 방주-이들의 언어로는 하라 베레자이티(Hara Berezaiti)라고 지칭한다-는 방위를 위하여 무수한 오토마톤(Automaton)을 적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대한 인공지능 위성-우주선인 24개의 우주의 대들보(Cosmic Pillar)에 의해 안위받는다. 각각의 대들보는 특수한 워프 장치를 내장하고 있어 이를 통해 천체의 중력권 내로도 도약이 가능하다.

메르크리우스의 1개 보선단(Treasure Fleet)는 5개의 이러한 방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어떠한 위협도 안정적으로 격퇴할 수 있다. 방주 주위에는 특수한 유기적 화합물이 강력한 자기장을 중계하며, 이 공간 내에서 메르쿠리우스는 헤엄칠 수있다.

때로 고정된 스페이스 해비타트(Space Habitat)에 기류하는 메르쿠리우스도 발견되고 있으나 이 또한 항구적이지는 않으며 방주와 거의 동일한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이들이 테라포밍이나 파라테라포밍을 시행하는지 여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여즉 인식 가능한 한도 내에서 낼 수 있는 결론은 그런 경우는 없다이다.

이들의 고향이 어디인지, 아직도 거주자가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이들이 은하 중심부 인접지역에서 발원했을 것이라는 사실만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

 

정치: 메르쿠리우스의 정치체계에서는 규정된 정부기관이나 관료집단이 존재하지 않으며, 만인이 참여하는 3개의 자율 기구로 구성된다. 하나는 메젠디아티(Mezendiati), 인문학자와 군사학자들의 집회이다. 또 하나는 필록테토스(Philocktetos), 과학기술자와 예술가, 그리고 저널리스트들의 집회이다. 마지막 하나는 유판드라실(Yupandrasil), 최상의 능력과 성실성을 검증받은 연장자(Eldar)-최소 2~3만세 이상-들의 집회로서 총괄 정책 기구인 동시에 입법기관이자 사법기관이다. 메르쿠리우스 양자 사이에 분규가 발생하였으나 자연적으로 합의되거나 해결되지 않은 경우 유판드라실의 판결을 받게 된다.

 

문화: 이들의 외양도 그렇지만, 메르쿠리우스(Mercurius)의 문화만큼 완벽히 계합되는 명명법도 희귀할 것이다. 메르쿠리우스에게 있어 우주의 모든 것은 게임(aka Saosha)이며, 모든 행위는 경험치아이템’, 그리고 인망/카리스마로 환산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현실에서 MMORPG를 즐기는 자들이며, 이들의 제반 사회문화는 일체의 열외 없이 RPG게임에 준거하여 돌아간다. 이들은 무작위로, 혹은 합의 하에 일정한 고유의 역할(Roleplay)을 한시적으로 수행하며, 그 역할 내에서 선행을 하거나 사회에 공헌하면 그 공훈에 비례하여 경험치가 상승하고, 건과를 범하거나 도덕적으로 저촉되는 행위를 자행하면 그에 비례하여 경험치가 하락한다. 물론 충분한 경험치가 모이면 그에 상당하는 특전을 누릴 수 있으며, 보다 구미가 당기는 역할을 배당받을 수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기실 유판드라실 집회의 연장자들은 단순히 연령이 높은 것이 아닌 가장 높은 레벨, 그러니까 최상의 인망과 경험치(Kudos)를 적층한 이들을 의미한다. , 메르쿠리우스는 인류와는 달리 연도수로 나이를 세지 않는다. 이들에게 있어 나이의 기준은 곧 축적된 경험치의 양이다.

 

과학기술: 메르쿠리우스의 오토마톤은 그 다재다능함과 정교함으로 명망이 높으며 범용성이 높아 약간의 조율만으로도 표준적인 광업, 건축에서 전쟁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을 고루 해낼 수 있다. 이들의 나노기술은 공화국에 필적하고, 사이버네틱스 및 이데아(Idea) 기술은 다소 뒤처지며, 스텔라 엔지니어링(Stellar Engineering)의 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고로 이들이 2단계 문명을 초극했는지 아닌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이 애용하는 하오마(Haoma)라는 무정형의 도구는 알려진 대부분의 물리법칙을 무시한다. 이것은 도구라기보다는 일종의 법칙에 가까우며, 양자역학적으로 작용하여 인근 물질 및 에너지의 인력을 조절/조종하여 일련의 사고 및 상상을 현상계에 구현시킨다. 이러한 특성은 이들의 각양각색의 창조물에도 대부분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한 이들은 바이오엔지니어링의 대가로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완전히 새로운 종족을 창조해 낼 수 있을 수준의 식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공화국의 그것조차 상회한다고 여겨진다. 육신과 정신 양쪽 모두 이들에게는 단순하게 제련 가능한 주형틀 혹은 조형물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헤르메티카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병기를 제작하거나 응용해 내기에 충분한 지식과 기술을 지니고 있으며, 이에 더하여 난수르(Nansur)와 만트라(Mantra)라는 가공할 위력의 병장을 보유하고 있다. 전자는 퀘이사의 수백 수천 배에 달하는 극탕한 전자기 펄스를 발생시켜 일정 범위 내 모든 기기의 회로를 요리하며, 과충전해서 근거리에서 사용 시 그 어떤 장갑이라도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테라코타마냥 최쇄하는 일격필살의 무장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후자는 시공간 자체를 진율하는 무기로 전용하는 초물리병기(Post-Physics Weapon)로서 그 어떤 존재라 해도, 심지어 스텔라 인텔리전스라 할지라도 이 병기에 발현하는 영향에는 저항할 방도가 없으며 실제로 대홍수(The Potop; War Aganist Concept) 당시 긴요하게 이용되었다.

 

언어: 이들의 언어는 일반인은 물론이요 전문 연구자들조차도 통상적인 정신 형판(Template)을 판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를 알레프(Aleph)라고 지칭하는데 주변의 원소를 정묘하게 조작하여 각기 독특한 효과를 발휘하며 시시각각으로 변화무쌍하게 유동하여 그럴 의향만 있다면 무한에 가까운 의미를 함축할 수 있다. 알레프는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문자가 아니며 그렇다고 상형문자나 표의문자인 것도 아니다-당연히 고대 이집트어처럼 그 중간쯤에 임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일정한 집합적 규칙이 엄연히 존재하며 특수한 정신 형판을 장비한 숙련된 연구자라면 이를 파악함으로서 사속하게 의미를 해독할 수 있다.

유동하는 알레프의 형상은 그 일획 일획이 지극히 섬세하고 미려하고 신비로우며 메르쿠리우스의 주된 취미 중 하나가 서예라는 사실은 전연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진실: 메르크리우스의 역사는 기실 인류의 추측보다도 더 오래 되었으며, 이들은 우리 은하 중심의 초거대 블랙홀(Supermassive Blackhole)을 공전하는 타원성단(Oval Cluster)에서 기원하였다. 이들은 오래 전 성단 자체를 다이슨 스피어(Dyson Sphere)의 집합체로 변용시켰고 이는 자연히 빛을 잃었으며, 의당한 결과로 성단은 자연히 향후 진화할 인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또한 이들은 당초 안정적이었던 공전궤도를 의도적으로 불규칙하게 하였으나 그 구체적인 사유는 불명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들의 보편적 성향으로 미루어 보아 단순한 심심풀이로, 혹은 위대한 기술적 성취를 통한 자기만족을 위해 한 일이라는, 일견 터무니없는 주장이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