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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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쉬운 장르라는게 있을까 싶습니다. 결국 장르에도 깊이가 있고, 그 깊이를 어느정도라도 구현해내는 작품은 시어도어 스터전의 말을 약간 비틀어서 전체의 10% 정도일테니까요.
쉬운 창작은 없습니다.
본문이나 덧글에서 나온 대체역사니 추리니 공포니 하는 글들이 어렵다는 건 그냥 기술적인 문제에서 생기는 난이도를 창작 자체와 구분하지 못하고 착각한 것 뿐이죠.
여기서 '시'를 쓰는 게 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제 말이 틀렸다고 해도 되겠습니다만.
아, 저도 창작을 하는 일에 직장을 두고 있어서인지 어려운 장르 하나 알고 있습니다. 전 평균 2000줄 이상 써내려가고 있지요.(참고로 저희직장에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왠만해서는 줄수가 적어야 최고(?)인겁니다.) 바로 그것은 고퀄리티 3D 컴퓨터 게임 프로그래밍이라는 장르(?)입니다. 단순히 모국어로 만드는게 아닌 외국어 + 컴퓨터 세계의 언어로 생각했던것을 표현해내는 것이므로 익숙한 모국어로 글쓰는 것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버그가 없이 원하는데로 간단하면서도 치밀하게 짜서 구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즉, 머리를 쥐어짜게 만드는 골치아픈 장르(?)입니다. 하나만 어긋나도 버그는 수백개가 생기는 세계이죠. 자잘한 버그는 제외한채 써내려가도 치명적인 버그 하나가 생기면 왜 생기는지, 그 원인을 알아내는 것 또한 머리를 24시간 이상 쥐어짜게 만듭니다. 게다가 이건 문학보다도 수학을 요구합니다. 수학 중에서도 응용수학으로 아예 물리법칙을 수학으로 몽땅 만들어버립니다. (옆에 수학자가 있으면 편하겠죠.)특히 3D쪽은 버그 차원이 어셈블리 영역까지 가면 그야말로 창세신조차 하얗게 불태버리겠금 창작에 극도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우리 인간은 이 영역을 극복하기 위하여 두뇌 개수의 양으로 밀어붙여 그나마 겨우 해결하고 있지요. 그러나 역시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창작이 오히려 쉬운 장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장르와는 무관한 일입니다..
전문 분야적인 내용이 들어간다면 그 만한 지식이 필요하므로 그런 부분에서 장애가 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외의 분야에서는 모든 창작은 같은 등급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SF라고 더 어렵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어려운 SF 해볼려고 하니까 SF가 어려워질 뿐입니다..
로맨스물을 쓰는게 왠만한 SF걸작을 쓰는것보다 더 어려울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로맨스를
구상하는게 너무나도 힘드니까요. 남의 것을 따라한것을 창작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전문분야의 일일수록 지식 획득은 더 어려울지 몰라도, 그 분야가 거의 개척되지 않아서 소재의 신선함으로 인해서
창작 자체는 더 원할할수가 있습니다.
대체역사물이죠. 대충 쓰면 그냥 이고깽 같은 판타지 수준이 되겠지만, 제대로 쓰려면 역사의 흐름을 전부 꿰뚫고 있어야하고 약간의 변화로 인해 역사가 어떻게 변해야되는지 예측해야하고, 거기에다가 상세한 고증까지 하려면....
물론 단순히 대체역사의 흐름만을 보여준다면 재미가 떨어질테니 거기에다가 여러가지 요소를 녹여서 재미를 더하고자 한다면, 다른 장르의 어려움까지 더해질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