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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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학생 169명.
중간, 기말, 과제 리포트 각 1개씩
1단계 리포트 4개
1단계 수업 중 평가 2개
2단계 리포트 3개
2단계 수정 중 평가 1개...
모두 처리하고 성적을 정리했습니다. 그것도 실수로 데이터를 날려 먹는 바람에 한 번 더...
원래 학기 중에 조금씩 진행해 두었기에 금방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군요.
입력 시스템 자체도 불편해서 어렵게 어렵게...
아직 성적 정정 기간인 만큼 작업도 남았고 이의도 계속 들어올거 같지만, 여하튼 일단 지옥은 넘어섰다는 느낌이에요.
목요일에 워크샵을 다녀온 후로 오늘까지 정말로 거의 자지 못했거든요.
이 나이에 이틀 밤을 거의 새는 일이 생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해 봐야 이에 대한 급여는 나오지 않는다는거... (시간 강사는 성적 처리 등과 관련하여 급여가 없지요. 약간 주기도 하지만 솔직히 그 기간과 노력에 비하면 새발의 피...)
왜 다른 교수님들께서 과제를 별로 내주지 않는지 알겠습니다.
사실 창작과 관련된 과정에서는 과제와 실습이 중요합니다. 시험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어디까지나 자신이 직접 해보고 이에 대해서 평가를 받고 하면서 늘어나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주로 과제와 실습, 그리고 발표를 통해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이게 평소에 하던 콘텐츠 아카데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거죠.
콘텐츠 아카데미의 학생수는 고작 10여명. 아무리 과제가 많아 봐야 2,3시간이면 충분히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거의 170명 정도(그나마 일부 자퇴 등으로 줄어든 숫자) 그들의 과제 숫자도 그만큼 되지요.
과제를 프린트해서 걷었는데, 그 프린트양도 엄청납니다.
문제는 제가 내는 과제는 정답이 없다는거죠.
'창작'이니까요...
이걸 나름의 기준을 갖추어서 채점표를 준비하고 보면서 채점을 해야 합니다. 짧게는 2,3쪽, 길게는 십 몇 쪽의 기획서니, 설명서니 하는 걸 읽고 점수를 매겨야 합니다. 나중에 물어볼 경우에 대비하여 간단한 메모도 남기고요.
물론 나중에 따로 물어보는 학생들에게는 그에 대한 의견을 메일이나 전화로...
개인적으로 이런 일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하는 건 맞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지옥을 보았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번에도 같은 상황이 오면 저는 여전히 과제를 많이 내줄 것이고 필요하다면 이에 대해 의견도 많이 줄 겁니다.
그것이 교육자로서의 제가 할 수 있는, 그리고 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여담) 사실 제가 도서관에서 하는 강좌에서도 과제가 많고 발표가 많죠. 그런데 '발표하는게 어려워서 신청하기 힘들다.'라는 사람이 있으니 장단점이 있을까요? 물론 저는 창작자에게 있어서 실습과 발표는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요.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
흐아아, 창작은 하기도 힘들지만, 가르치는 것도 장난 아니군요. 정답이 없는 문제라 기계로 처리할 수도 없을 테고….
수고하신 만큼, 학생들이 뭔가 배우고 남겼으면 좋겠네요.
과제는 이메일을 활용하세요.
기한을 정해 놓으면 그 기한 마지막에 한꺼번에 과제를 받는 부담을 피할 수도 있습니다.
매일 몇 개씩 평가해서 답메일을 보내주면 조금 편하죠. 종이도 절약되고 운반이나 분실의 염려도 없고요.
물론 복사해서 제출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어차피 베끼는 사람은 베낍니다.
한창 때였던 2008년~2009년 무렵에는 한 힉기에 21학점~27학점(7~9강좌)도 강의했었습니다.
본 근무지 외에도 이런저런 인연으로 얽힌 선배님들이 강의를 요청하면 거절하기 어려웠으니까요.
강좌 한 건당 학생은 40~60 명 정도로 평균잡아 50명 선인데, 많은 경우에는 80명~100명 강좌도 있었죠.
대략 성적처리 시즌이 되면 과제물은 관두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지만 800 장이 넘게 쌓여 버립니다.
주관식으로 쓰여진 답안지를 다 읽어서 정확하고 공정하게 채점해서 상대평가로 성적을 산출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죠.
강의료 가지로 돈을 번다는 것은 별로 큰 의미를 두기 어렵습니다.
들어가는 품과 고생에 비해 그 단가가 너무나 박하다고 할 수 있죠.
일반적으로 박사급 인력의 Man-Month의 시세는 3000 정도로 계산됩니다.
한 달에 실질 근무 일수가 20일로 계산된다면, 일당은 150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의 경우에는 이렇게 산정되는 액수를 자신이 일한 시간만큼 전부 다 받을 수 있고,
회사에 소속된 사람은 자기 회사에 그렇게 돈을 벌어다 줄 뿐 자신이 챙기는 것은 1/5도 안되죠.
그래도 통상 기업에서 일하는 박사급의 경우에는 최저 월급이라 해도 500~600 선은 보장됩니다.
그런데 대학에서의 강의료는 얼마나 되나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준다는 E대도 시간당 8 만원 이하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4년제 대학들은 시간당 5만원 이하이고, 전문대는 그 절반 밖에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다시 말해 일당 150 만원에 시간당 17~18 안원이 현재 통상 시세라 할 수 있는 최고급 인력을
불과 시간당 3~5 민원에 부리는 게 현재 대한민국의 시간 강사라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도 부족해서 난리이니... 뭔가 핀트가 빗나가도 한 참 빗나간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