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첫마디는... 영화가 너무 늦게 시작해요....


전 정말 아무생각없이 스토리고 뭐고 그냥 머리비우고 볼 수 있는 액션영화를 보러갔거든요.


초중반부에 포함된 스토리가 괜찮았더라면 '이건 10점만점의 9점이다.' 라고 했을텐데, 사실 그렇지도 않은게....


상영시간도 있겠지만, 과거 장면이 너무 빠르게 지나갑니다.


창고 구석에 숨은 애가 엄마 말 한마디에 증상이 진정된다거나, 아버지의 죽음은 정말 개죽음처럼 느껴졌거든요. 특히 후자는 훨씬 납득이 가게 고칠 수도 있었을텐데.


거 애가 갔다오는데 개 꺼내오는게 힘든일도 아닐텐데 굳이 자기가 갈 필요가 뭐있나요. 적당히 연기하면서 구하면 되지.


알고보니 저만 그렇게 느낀것도 아니더군요. 


그리고 자기네 동족 왔는데, 그사람에 대해 대체 뭘 안다고 '난 못믿겠음' 하는것도 마음에 안들었고....


그리고, 방금전까지 건물 부숴놓고 사람들에게 건물안으로 대피하라는건 대체 무슨 심보냐..


조드가 나중에야 지구 없애고 여기를 새로운 모성으로 삼겠다...    하면서 월드 엔진 보냈지, 그전엔 '옆 빈 집 가서 싸워. 왜 남의 집에서 깽판이야, 깽판이.'  정도의 감상? 


대사도 조금 유치한면이 있지 않나 싶은것도.. '비밀 숨기는게 국방부 특기' 운운할때, 제가 더 창피할 정도였고,

조드 달에 도착했을때 미군 항공 사령부나오는것도, 거기서 운석 아니냐고 묻는 장군 나올때도 저 대사 좀 뜯어고치지 싶었습니다만...

요즘 히어로 영화니까...  하고 넘어갔지만, 아쉬운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상영시간을 따지면 슈퍼맨 옛날 이야기도 보여주고, 빌런도 상대해야 하니까 시간이 모자랐겠지. 싶긴 하지만, 그런 사정 다 집어 치우고 보면 그냥 남는건 액션밖에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이야기 밀도가 좀 낮았어요.


그리고 그 액션은.... 지루하다던 남들과 달리 저에겐 좀 부족했습니다... 더 날뛰지... 싶었거든요. 이거 보려고 1시간을 기다렸는데, 벌써 끝나냐... 싶었습니다.






전 듀나님 평에 동의합니다. 슈퍼맨 지금 와서 만들려고 해도, 딱 30년대 스페이스 오페라수준의 이야기와 설정밖에 안나온 다는 말에요.


요즘와서 그 설정과 내용을 주워섬기느니, 이정도 변화는 필요했다고 봅니다. 아니 솔직히 좀 더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바꾼거보다 두배는 더 바꿨으면 좋겠어요.  


여기자와의 로맨스 이야기의 내용도 좀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거든요. 진짜 슈퍼맨은 여기자한테 무시당하는데, 다른 자아는 아주 그냥 인기가 많다. 서로 진짜 모습을 모르고, 거기에서 여러가지 유머가 생겨난다.... 이 이야기는 우려먹은지 몇십년이 지났는데, 좀 다른데 포인트를 줄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싶어요.   클락이 슈퍼맨의 진짜 자아다.... 아, 좀 안다고 그 이야기 몇번하냐고, 방식만 바꿨지 그 이야기 한게 몇십년째냐 지금? 이젠 재밌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다고. 그리고 그런거 슈퍼맨 아니더라도 딴데서 많이 다룬거거든? 하면서 말입니다.


만약에 여기자의 성격과 관계가 클래식하게 나왔으면 그냥저냥한 스토리에서 저는 마이너스로 평을 매겼을 것 같습니다.  정도에 안찼지만 시도라도 한게 다행이다 싶으니 말입니다. 


아직 둘 관계가 이제 막 시작했으니, 후속작에서는 둘 사이를 어떤 포인트로 잡아낼지 궁금합니다.  하지만 클래식하게 여자는 위기에 처하고 슈퍼맨와서 구해줘서 그냥 좋아죽다가 클락한테 면박주는 태도 보이면.... 설마 그러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새롭게 보여주려했던 것들의 밀도가 낮은게 마음에 안든다는게 스토리 정리가 되겠습니다.  납득도 안되고.  포인트는 잘잡았는데, 거기서 해결을 하지 못했어요.  배틀쉽 급으로 못한건 아니지만.


그리고, 슈퍼맨 혼자 일 다 해결하는게 아닌것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군이 나서서 일을 해결하는것도 아니고, 그정도 균형이면 딱 맞다고 봐요.  슈퍼맨 최고, 혼자서 그냥 지구를 들었다놨다 일 해결 다 해. 이것도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안나와도 될 플래닛 국장일행은 후속작 나오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겠지요.  전 괜히 출연한거라고 생각 안합니다.


후속작에서는 렉스 루터가 천재면 천재답게 발명품이나 돌덩이에만 의지 하는게 아닌, 굉장히 전략적으로 슈퍼맨을 밀어붙였으면 좋겠습니다.




ps1 : 전 예전부터 히어로물을 들고 파지는 않아서, 히어로물 팬과는 꽤나 거리가 먼 의견일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오히려 최근들어 히어로물 영화는 배트맨 비긴즈 시리즈 외엔 모조리 다 피했던 것을 고백해봅니다.


ps2 : 전 영화관을 예전부터 앞줄에서 보는걸 좋아했습니다. 근데 대부분 사람들은 그걸 싫어한다는걸 몇년 전에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철남자 보면서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중간 혹은 뒤에서 영화 보는건 그냥 집에서 불끄고, 스피커 크게 틀고, 컴퓨터로 영화 틀어놓는거랑 별 차이가 없더군요. 액션 보려고 왔는데, 액션이 별로 와닿질 않아서 다음날 다시 앞줄에서 봤습니다. 오오 굳.  사람들이 이래서 아이맥스를 보는군. 이 기분을 고개 안 아프게 보려고. 여러분들은 어디서 보는걸 선호합니까?



ps3 : 영화찍을때 슈퍼맨 수트 재질이 뭘까요? 보는내내 그게 신경쓰였습니다. 배트맨1 찍을때만 해도 수트 고무로 만든것때문에 고개도 못돌리고, 관절 만들어놓은거 이상은 못움직였다고 들었는데.



Hominis Possunt Historiam Condonare, Sed Deus Non V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