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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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드>의 유명한 콜라 시음 장면. 남자와 소년의 정감이 잘 드러나죠.]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의 컨셉 아트라고 합니다. 위 장면과 꽤 닮지 않았나요.]
위에 나온 스크린샷은 각각 영화 <로드>와 게임 <라스트 오브 어스>입니다. 하나는 영화 속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컨셉 아트죠. 인물 구도나 분위기가 꽤 유사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작품은 상당히 닮았거든요. 정확히 말하자면, <라스트 오브 어스>가 <로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합니다. 인류 사회가 멸망한 포스트 아포칼립스이며, 도덕과 질서가 무너져 혼란만이 가득합니다. 이 와중에 한 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길을 떠나는 내용입니다. 남자는 내심 자신의 아이가 잘못될까 봐 두려워하고요.
세세하게 따져보면 차이점도 있긴 합니다. 멸망 원인도 핵전쟁과 이상 포자로 다르고, 한쪽은 칙칙한 반면, 다른 한쪽은 총천연색이죠. 약탈자만이 아니라 감염체와 주로 싸우는 것도 그렇고요. 절망과 희망이라는 감수성도 대비됩니다. 하지만 이런 차이에도 인물 관계가 핵심인 만큼, 전반적인 구도는 꽤 흡사합니다. 조엘을 남자로, 엘리를 소년으로 대입하면 거의 들어맞죠. 남자와 소년이 서로를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하는 것처럼 조엘과 엘리도 그러하고요. 저 컨셉 아트도 그런 의미에서 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면, <로드>가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미친 영향도 꽤 클 듯합니다. 남자가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장면만 보면, 저 소설이 떠오를 정도이니. 코맥 매카시는 순문학 작가로 아는데, 장르 작품 쪽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군요.
※ 참고로 저 장면은 원작소설 <로드>에서 유일하게 상표명(코크)이 나와서 꽤 유명했죠. 물론 상표명만 나와서 유명한 게 아니라 흑백 세상에서 빨간 색감이 튀는지라 인상적이기도 했습니다. 부유한 세상을 나타내는 콜라가 과거를 추억하게 해주고, 음료를 서로 나눠먹으며 남자와 소년의 정을 암시하기도 했고요. 개인적으로 영화는 원작소설보다 살짝 아래라고 생각합니다만, 저런 장면만큼은 꽤 잘 만들었습니다. 콜라 시음은 오히려 소설보다 영화가 더 기억에 남네요. 이왕 컨셉 아트를 그린 김에 <라스트 오브 어스>에도 저런 장면이 나왔으면 싶습니다만. 정작 본편에서는 나오지 않아 좀 아쉽기도 합니다. 뭐, 너무 똑같은 구도를 따라가는 것도 안 좋겠지만.
개인적으론 언급하신 더 로드 그리고, 칠드런오브맨이 떠오르던 게임이었습니다.
라오어는 나중에 영화로 나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