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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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브 스틸.. 솔직히 정말 유치할 수 밖에 없는 슈퍼맨을 이정도까지 진지하게 만들어낸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근데 좀 아무리 봐도 이해할 수가 없는 점들이 있네요...
1. 그냥 다른 행성 가서 살면 안됨?
영화 보면 테라포밍도 하고 정착지도 있는데 폭발 5분전까지 기다리다가 다 죽는다니..
이게 뭔지.. 우주선 타고 밖으로 나가기만 해도 살아남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반중력 만들어서 서로 쏴대면서 에너지는 부족한게 유머..
차원도 휘게하고 중력도 만들고 심지어 광합성 비슷한것까지 하면서..
그리고 왜 꼭 지구를 부수려했을까요.. 그냥 화성 테라포밍하면 안되나..
2. 슈퍼맨과 히로인의 뜬금없는 러브라인..
보신분들은 알겠지만 진짜 뜬금없죠.. 나~~아 중에는 이해할만도 하지만
처음에 갑자기 러브라인.. 내가 뭘보고있는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3. 여주인공 슈퍼우먼설
중력가속도를 이겨내고
우주선도 빨려들어간 블랙홀의 중력도 이겨내고 일직선으로 떨어지는데다
마지막 인공위성 낙하신에서 그 먼 거리를 단 20초안에 달려온 히로인..
4. 외계 우주선 다 추적하는 놈들이 슈퍼맨 집은 못알아냄..
외계인들 우주선이 슈퍼맨 고향으로 가서 깽판을 쳤는데도..
5. 이제 곧 닥쳐올 기상위기
중력파로 지구 내부를 곤죽으로 만들어놨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진 상상도 안되네요..
그리고 중력파도 그림상으론 크기가 무지막지하게 큰데 범위는 엄청나게 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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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장군이 정말 불쌍합니다
자기가 원해서 그렇게된것도 아니고 아예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나서
유전자에 박힌 본능을 어쩔수도 없고. 정치가들은 개판이고 종족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은
가장 친한 친구가 훔쳐가질 않나, 사랑하던 모행성이 박살나는걸 직접 지켜보고
그 마지막 희망이 종족의 마지막 인원이자 전우들을 하나하나 죽이는걸 지켜보고...
진짜 마음이 시큰하네요..
근데 피오라 진짜 멋지더라고요.
우주 여전사가 뭔지 진짜 제대로 보여준 듯
그래도 진화론을 이상하게 받아들인 대사는 좀 황당했지만..
아, 그리고 파오라는 영화 하나로 써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캐릭터였습니다. 오히려 조드보다 이쪽이 더 빛났던 것 같네요. 그냥 분노를 마구 드러내며 떠드는 조드보다 자기 할말만 딱딱 하는 냉철함이 돋보였습니다. 슈퍼 히어로, 스페이스 오페라, 외계 침공물 장르에 드문 여성 악역이기도 하고요. 뭐, 얼굴 예쁘고 몸매 좋다는 기본 소양도 충족하고….^^;;
관객들 평가를 보니, 캐릭터에 실망한 사람도 파오라만큼은 기억에 남는다는 쪽이 많은 듯.
그런걸 전부 따지면 영화가 재미가 없죠..저도 볼 때, 뭔가 이상한게 많았는데..
우주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면, 우주선 안에서 왜 그냥 숨을 안참는지 모르겠습니다. 힘이 공기에서 나오는 것도 아닐텐데...
게다가 크립톤인은 어떨땐 초인같이 세면서, 어떨땐 별 볼일 없어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칼엘이 처음 빙하 속 우주선에 아빠 USB메모리를 꽂을 때, 아빠의 컴퓨터 의식이 조난신호 송신기는 뭐하러 놔뒀나 모르겠습니다.
분명 아이를 못찾게 숨긴다고 다짐했었는데
정말로 따지자면 끝이 없겠죠. 조드와 둘이서 빌딩을 마구마구마구 부수면서 싸우던 슈퍼맨이 한 가족이 눈 앞에서 죽을 뻔 할 때 "안돼!"라는 부분은 뭔가... 으음. 이것도 스포인가요? ^^
굳이 변명을 해줄 의리는 없지만...
1. 영화상에서 조드가 우주를 헤매면서 다른 크립토니언들을 찾아보지만 실패한 콜로니들만 발견하죠. 사실 크립토니안들도 해볼만큼 했지만 안된걸수도 있고요. 최근 리부트된 설정에는 크립톤의 멸망이 구원을 가져다 준다는 종교가 크립톤 지도층에 팽배해서 '알면서도 아무짓도 안했다' 라는 쪽으로 갔다더군요.
2. 뭐 자기 생명 몇번 구해준데다가 보기만 해도 '섹시(Hot)'한 남자인데 키스 정도야 서구 입장에서는 러브라인이라고 부를 것도 없죠.
2. 러브라인에 대해서만 한 마디 하자면...
<맨 오브 스틸>이 많은 기존의 슈퍼맨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것이라면, "러브라인의 실종"이 가장 큽니다.
클라크일 때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며 로이스 레인 곁을 맴돌다가 슈퍼맨이 되면 당당히 나타나 로맨스를 벌이는 것이
지금까지 슈퍼맨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로맨스 코드였는데... 그게 증발해 버린 것이 영화 <맨 오브 스틸>이죠.
어려운 위기를 극복한 후 키스 한 번 하는 것 정도는 서구 사회에서는 러브라인이라고 보기 좀 어렵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도 이미 로이스 레인이 안경만 걸친 슈퍼맨의 정체를 다 알아보는 것으로 끝났기 때문에,
이후 속편에서도 로이스 레인에게 정체를 숨기며 로맨스를 벌이는 재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마 더 이상 확장하고 식민지로 삼을 행성이 없었나 봅니다. 그래서 외부 행성을 모두 버려두고 크립톤으로 모여든 거고요. 스페이스 오페라에 종종 나오는 '하도 확장해서 포화 상태'라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테라포밍을 하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생명이 살만한 환경을 갖추어야 하고, 그러자면 지구가 딱 적당했겠죠.
여주인공이 그러는 거야, 액션물이니까 그러려니 합니다. <슈퍼맨 리턴즈>의 로이스도 엄청났죠. 추락하는 항공기 안에서 그렇게 부딪히고도 멍 하나 안 든 거 보면….
저도 조드 장군이 좀 안 됬더라고요. 악역은 맞는데, 사실상 사회 시스템의 피해자니까요. 자기가 원해서 그렇게 태어난 것도 아니고, 조건부 탄생이었죠. 이 부분을 보며 <멋진 신세계>의 디스토피아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모든 거주민이 인공수정을 태어나는 점, 애시당초 태아에게 카스트를 부여하는 점, 성관계를 통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점 등등. 솔직히 지구까지 올 필요 없이 크립톤 사회 문제만 이야기해도 2시간짜리 시나리오가 나왔을 것 같아요. 좀 더 진지하게 다룰만한 주제였는데, 그냥 도입부로 넘어가서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