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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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통계를 내본 건 아닙니다만, 주변에 한 50명에게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이 누군지 물어봤더니
모른다는 사람이 절대다수더군요.
학점이나 시사상식의 정도와는 딱히 상관없이 대부분의 주변 대학생들이 지역구 의원이 누군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전부 선거를 했다고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안다고 대답했던건 중고딩 시절부터 운동권에서 활동했던 친구 하나.
이걸 정치의식이 없다고 해석해야 할지 아니면 자기 지역 이슈에 관심이 없다고 해야 할지.....
(덕분에 팀 공모전 하나는 포기한 상태입니다. 선거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어야 나가지...;;)
p.s: 어렴풋이나마 자기 지역구 의원을 알던 운동권 친구 왈, "그럼 댁은 댁네 구청장이 누군지 아심?"
(........사실 저도 몰랐습니다. 저희 동네 지역구 의원은 좀 유명한 사람이지만 구청장은 정치신인이라.)
어제의 부랑자가 오늘의 부자, 어제의 부자가 오늘의 부랑자
이래서 세상이 재미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이름아는거야 별로 이제 중요한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저희 지역구 의원은 여러가지로 활발히 활동하시고 민주당 내에서 많은 모습을 드러낸 전병헌의원인데...
상도동에 YS사저가 있었던 지역이라서 서청원씨가 주로 당선되었었죠..
상도동계가 어추구니 없이 추락하는 것을 비켜 봐야만 한것은 상당히 씁쓸햇지만 말이죠..
민주화이후에 소신있는 국회의원이 있었던 적은 별로 없었고.... 당의 보스의 지시에 따라서 당적까지 옮기는 마당에 소신이라는게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운게 우리나라의 국회의 모습인것이죠.. 독재 시절은 뭐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만...
결국 당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당에 의해서 철저히 찍혀서 공천도 못받고 심지어 상임위도 강제로 옮기게 되는 지경인것이
현재 한국의 정당정치의 현실이죠.. 김홍신 전의원이 소속 당적의 의견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결국 상임위까지 엉뚱한곳으로
옮겨지는 현실에서는 .. 그리고 이후에는 아마 공천못받고 야인이 되셨겠죠..
상임위 옮기는 것이 뭐 별것인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한국은 상임위에서 거의 사실상 법안 채택이 결정되는
상임위 중심의 국회운영이 이뤄집니다. 그러니까 관심분야에서 법안을 발의하고 하려면 해당 상임위에 반드시 가야만
거기서 정치적 타협 자체가 성립이 되는 것이죠.
김홍신씨는 열린우리당 공천까지는 잘 받았지만, 선거에서 박진 의원에게 불과 1% 차이로 아깝게 졌습니다.
이후 정계를 떠났으며. 다시 본업인 작가로 돌아왔죠. 나름 깔끔하게 정치생활을 마무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특히 김홍신씨는 자신을 정치인으로 만들어준 한나라당을 떠나 자기 소신에 따라 열린우리당으로 옮겼더랬지만,
과거 "공업용 미싱" 발언 때문에 열린우리당에서도 왕년에 DJ을 따르던 사람들과는 절대 좋아질 수가 없었습니다.
김홍신씨는 젊은 시절에 공부를 꽤 많이 해 놓아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사람이 본래 국문학 박사입니다.
정치하기 전 소설가로 글 쓰고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던 30대 40대에 대학원에서 공부하여 학위를 받았던 것이죠.
정계를 떠난 후에는 모교 석좌교수로 자리잡고 느긋하게 글을 쓰면서 오히려 훨씬 더 행복하게 사는 것 같더군요.
젊을 때 박사학위를 제대로 땄고 유명한 소설가에 정치인으로까지 명망까지 얻었던 사람이니, 모교에서 모셔간 거죠.
(본래 석좌교수라는 자리는 정식교수와 명예교수보다도 더 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아주 영예로운 직위이고,
제대로 평생 동안 교수생활을 한 사람이라고 해도 왠만해서는 석좌교수로 남는 것이 매우매우 어렵습니다.)
역으로 뒤집으면, 오늘날 지역구 국회의원이 그만큼 존재감 없이 퍼질러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당에서 시키는 대로 거수기 역할이나 하고... 의원이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1980년대 군부독재시절 때도, 저는 당시 어린아이였지만 최소한 제가 사는 동네의 국회의원 이름 석자는 알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살던 동네의 국회의원은 남재희씨였죠. 나중에 노동부 장관을 지냈고, 요즘에도 프레시안에 칼럼을 쓰는 분입니다.
이사를 갔더니 그 동네 국회의원은 DJ 가신이었던 김형래씨더군요(12년 후 저는 그 김형래씨의 아드님과 미국 여행을 함께 했죠).
그리고 외대 총장이었던 정치 신인 황병태씨가 당선되었고, 나중에 김동길씨에게 져서 낙선한 후 초대 주중대사가 되더군요.
그 다음으로 이사간 동네에서는 박찬종 변호사가 국회의원이었습니다. 세 번인가 내리 당선되었다가 최병렬씨에게 물려주더군요.
최병렬씨가 국회의원이었던 시절 노짱 탄핵 사태가 벌어졌는데, 최병렬 의원 개인 사무실에 의경차가 상주했던 게 기억에 있습니다.
결혼 후 이사를 갔더니 그 동네는 김부겸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지역이었는데, 3선 후 대구에서 야당 붐을 일으키겠다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누가 국회의원인지 모릅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제가 사는 국회의원이 누구였는지, 훗날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대략적으로는 죄다 기억하고 있는데,
심지어 제가 사는 동네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사람들마저도 종종 뉴스에 나올 때마다 뭐 하고 지내는 지 관심을 갖곤 하는데
(왕년에 제가 살던 동네에서 황병태씨가 당선될 때 낙선한 사람이 김형욱 회고록의 저자 김경재, 충남 도지사가 된 이완구였죠),
지금 현재 제가 사는 동네의 국회의원은 도대체가 어떤 사람이고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전혀 알 수가 없어요.
이건... 제가 문제라기보다, 그 국회의원 쪽에 오히려 더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좀 듭니다.
전임자였던 김부겸 전 의원은 뉴스에도 자주 나오고 TV 토론회에도 야당을 대표해서 자주 나와서 종종 보았더랬는데,
그 자리를 물려받아 무난히 당선된 현재의 야당 국회의원은 도통 어디에서고 볼 수가 없어요 - 이건 그 정치인 탓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