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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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듣자니 영화화 하는 모양입니다. 이것참 , 이런 종류의 추억팔이 장사에 약한게 문제란 말이죠. 쩝... 약간 고민되긴 하지만 그래도 근 10 년만?에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를 보러 가게 될듯 합니다. 보나마나 실망할듯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면서요.
ps. 일단 원작과는 그냥 모티브만 따온듯 합니다.
하이텔의 '장혁'님 글을 보고 가입하는데요?
제 7구단, 보물섬 연재물이었습니다.
빙그레 이글스가 창단하기 전에 나온 만화였고, 미스터 고가 등장하기 전에도 충분히 재미있었죠.
제 기억에 보물섬 창간호에 실린 허영만 만화는 매우 심각하고 진지하고 비극적인 대목도 있는 야구만화였는데
(아마도 주인공 이강토가 친어머니가 걸렸던 나병에 걸리고, 결국 그것을 극복한다는 이야기였던가 그렇습니다)
그 후속편으로 연재된 제 7구단은 정반대의 길을 가는 옥소독스한 코미디물이었습니다.
제 7구단은 맡아 놓고 꼴등이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온갖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등장하는데...
- 게임 할 때마다 사인 바꾸기 :
매일 바뀌는 사인을 못 외우면 선수들은 벌금을 냅니다.
게임 들어가기 직전 덕아웃을 사인 외우느라 정신없는 통에 마치 기말고사 들어가는 학교 같습니다.
- 어린이 선수 기용 :
선수 전원을 어린이로 기용하는데, 포볼이 너무 많이 나와서 승리하죠. 100 : 93 같은 점수로 말입니다.
어린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구단주는 온갖 상품을 만들어 팔면서 마냥 싱글벌글,
그런데 결국 상대팀 선수들이 어린이도 칠 수 있는 빌빌하는 쉬운 공을 던져서 맞춰 잡아내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 미스터고 :
고릴라에게 배트 들려서 야구를 시키죠.
지명타자 제도를 활용한 것인데, 괴력으로 홈런을 펑펑 쳐 내면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고릴라가 성공하는 것을 모방하여 타팀에서 악어, 타조 등 온갖 동물을 수입하여 게임에 내보내려고 하기 직전,
결국 프로야구 규정이 개정되면서 짐승을 야구경기에 나서게 하는 것이 완전히 금지됩니다.
물론 미스터고 역시 게임 출장 금지. 이후 야구하는 서커스단을 만들어서 행복을 찾죠.
사실 제 7구단은 지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만한 만화입니다.
미스터고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정말로 재미있었으니까요.
이 소식을 접하자 <영화로 만든다>는 점만큼은 미덥지 않습니다. 원작에 나타낼 정수를 무엇인지도 고려하지 않고 찍어내다가 신세가 망친 영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원작이 1980년에 연재했던 <풍자>만화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해 보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벌거지님이 제시한 대로 애니메이션으로 구연하는 방향이 더욱 타당해 보입니다.
원작의 타이틀은 '제7구단'이었고 거기 등장하는 고릴라 이름이 미스터고 였죠.
원작은 프로야구 세계 뒤편의 온갖 추악하고 좀스런 모습을 낱낱이 보여주면서 시원시원한 풍자를 날리는 물건이었는데
미스터고의 액션야구(...) 못지 않게 제7구단인 샥스 팀의 오합지졸 선수들의 집단 코미디가 볼만했죠.
영화는 아예 제7구단이란 장치 자체가 빠지고 미스터고도 중국에서 수입된 용병 비슷하게 설정이 바뀌어서
고릴라가 야구한다라는 소재 빼고는 전혀 다른 얘기가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