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묻고 답하고)
여기는 '무엇이든 물어보는 게시판'입니다.
(과학과 SF에 대한 질문은 'SF/과학 포럼'쪽에서 해 주세요.)
( 이 게시판은 최근에 답변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아는 동생(대학 4학년) 하나가 최근 회계관련 자격증(전산회계/세무회계)을 열공중입니다.
취업과 관련해서 저에게 이것저것 질문공세를 하고 있는데 회계관련 분야는 아는게 없어서 딱히 답하기가 애매하더군요.
제가 알기로 회계관련 자격증은 CPA가 아닌 이상 그다지 효용성이 크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맞나요?
자격증이 없는 거보다야 낫겠지만......실제로 전산회계나 ERP정보관리사등의 회계관련 자격증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어제의 부랑자가 오늘의 부자, 어제의 부자가 오늘의 부랑자
이래서 세상이 재미있는 것이다.
전산회계 / 세무회계 자격증은 소위 말해 여상 졸업생들도 기본적으로 다 갖고 있는 겁니다.
아예 세무사가 되던지, KCPA가 되던지 하면 대기업에서도 그런 인력은 필요하므로 쉽게 갈 수 있습니다만...
더 근본적인 게 있습니다.
그냥 회계 처리 업무 자체를 하는 것은 별로 회사에 큰 이익을 주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것은 처음에 세팅만 잘 해 놓으면 자동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회계 업무가 창의적인 것도 아니고, 매출에 기여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칙연산으로 대부분이 처리 가능합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회계 업무는 어려운 것이다" = "잘 모르므로 전문가에게 맡겨버리자" = "자격증 소지자 우대"
이런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회계 업무가 S.W로 자동화되면서 "ERP 시스템이 다 한다"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회계 관련 업무로 돈 제대로 벌고 일 제대로 하고 싶다면... ERP 컨설턴트를 해야 합니다.
SAP 재무회계, 관리회계 컨설턴트로 5 년 이상 경력을 가지고 있고,
만일 그 사람이 KCPA에 합격해서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면... 부르는 게 값입니다.
프리랜서의 Man/Month 시세는 대략 최소 1500~2500 사이 정도로 보면 될 것이구요.
최근에는 관리회계 SAP 컨설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뛰어난 경력자가 특히 부족해서,
관리회계에 탑 클래스 역량을 보일 수 있다면 높은 대우를 받는 게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컨설턴트로 살아남으려면 최소 왠만큼 알아주는 대학의 관련학과 석사 이상이 기본입니다.
기본 스펙이 어느 정도는 받쳐 주어야 고객사에서드 그 사람에게 컨설팅 들어오라고 기회를 주니까요.
(물론 초고수라면 예외이지만, 한국 기업들은 유난히 학력을 따지기 때문에 컨설팅에도 학력이 필요합니다)
회계분야 취업에 대해 한 마디 더...
기본적으로 취업이란 인력 시장에 늘어서 있는 자기 자신을 기업에게 판매하는 행위로 보면 됩니다.
마트에 진열된 상품을 고객이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진열되어 있는데 기업이 선택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이 때 기업에게 선택되기 위해서는,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무엇인가 기업에 줄 수 있는 혜택"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개인이 기업에게 줄 수 있는 게 만일 회계처리 능력이라면, 기업이 그 능력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 가를 살펴보면 됩니다.
과거에는 돈 관리 업무가 실시간으로 처리되기 어려웠고, 돈 관리 자체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수행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장부에 쌓인 거래 내역을 한 달 정도 단위로 한꺼번에 정산하는 업무를 했고, 그것을 잘 하는 전문가가 필요했죠.
월말 정산 한 번 하려면 수 많은 장부를 다 모아서 회계 전문가와 경력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다 붙어서 돈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기업의 전산화와 시스템화가 진행되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이 차곡차곡 데이터베이스에 쌓이고,
마음만 먹으면 일단위 결산, 주단위 결산도 가능한 수준으로 기업용 S/W를 통한 시스템적인 관리가 진행되어 있습니다.
ERP 시스템과 같은 회계처리를 위한 S/W를 잘 설치해서 사용자들이 잘 사용하기만 하면 정산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죠.
과거 수 십 명이 달려들어서 수행했던 월말 정산을 단 두 세 명이 1시간도 안되어 버튼 몇 번 누르면 해 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어떤 사람이 전산 회계 자격증을 땄고, 회계 처리 능력이 "그 사람이 기업에게 줄 수 있는 혜택"이라고 합시다.
기업이 사람을 선택하는 행위는 철저히 그 사람이 기업에게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고 뽑을 뿐입니다.
ERP 시스템을 이용해서 버튼 몇 번 누르면 정산이 끝나고 월말 결산이 다 가능한데, 그 사람을 굳이 필요로 할까요?
말하자면 그 분야는 기업용 S/W(즉, ERP)를 통하여 자동화되면서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죠.
취업 전망을 생각한다면,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에게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보면 됩니다.
조금 다른 예이지만 이러한 원리를 염두해 두고 생각해보면...
과거 중어중문학과 들어가면 중국과 비즈니스를 늘려가는 한국 기업들이 선호할 것이라고 해서 중문과 경쟁률이 꽤 셌습니다.
하지만 만일 중문과를 졸업한 한국 취업 준비생이 가진 능력이 "중국어 실력" 단 한 가지라면, 그 능력은 조선족보다도 못합니다.
조선족 출신은 한국의 중문과 졸업생들에 비해 훨씬 더 완벽한 중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어도 꽤 잘 하는 편이니까요.
만일 조선족 사람이 기계공학이나 뭐 이런 것을 전공했다면, 한국 기업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셈이 됩니다.
기업이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할까요? 생각해 보면 답은 나와 있습니다. 취업 시장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로 움직이거든요.
벌거지님 태클입니다만...kicpa현직이고 나름 명문대 컴퓨터과학과 나왔고 재무관리회계 컨설팅 주로하고 년차는 4년차입니다. 연봉 1억 받았으면 좋겟네요 ㅎㅎ;; 이미 대기업들은 자체 시스템 장착이라 그렇게 인기가 없네요. 그리고 중견기업 미만규모에서는 ERP시스템 보다는 그냥 더존 쓰는게 유지 보수 비용 초기 설치비용등 계산하면 이득이라고 볼수있습니다. 컴퓨터의 발달로 전보다 회계에 필요한 인원수는 줄은것은 사실이나 거의 모든 직종이 정보통신 발달로 필요 숫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회계만 딱히 전망이 어두운것은 아닙니다. 물론 전문직 중에서 회계사가 가장 위상이 떨어진것은 사실이지만요.
일단 대학4년 이라고하셧는데 서울 상중하 인지 지방 중 하 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 그리고 목표로 하는 취업이 어느정도인지 따라서 자격증이 쓸만할수도있고 아니면 쓸모없는 자격증인지 알수가 없습니다. 일단 서울 중-상위권 대학나왔다면 전혀 필요 없습니다. 거기에 남자라면 당장 뒷통수 때려주세요. 다만 중견기업 이상 회계팀을 생각하고 있다면 재경관리사 정도 따두면 스팩전쟁시대에 그나마 도움이 될듯 합니다. 일반 사무실이나 중소기업 간다면 전산세무정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회계 계통에서 일하고 있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전산회계 1급등의 자격증을 가지고 세무사 사무실등에서 일한 경력등이 있다면 추후 일반회사 회계부서에 일반직보다 좋은 조건으로 취업할 수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회계사 면허처럼 단독개업을 할 수 있는건 아닙니다. 그런데 요샌 전문직의 황혼기인지라 cpa면허들고 로스쿨 온 동기들도 징징대고 있습니다. 뭐 아무것도 없이 경제학사 달랑 하나들고온 저보단 낫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