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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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 나가있는 동안 국내 소식을 별로 접하지 못해서,
얼마 전에야 차별금지법이 기독교 단체 반발로...어쩌고저쩌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단 저도 성소수자에 속하는 사람이라, 감정적인 반응이 앞서는 걸 어쩔 수 없네요.
나라가 어떻게 돼 가는거야...하는 하소연은 별로 생산적이지 않으니 관두고요,
이 법안의 내용을 보면 모든 생활영역에서 성별, 학력, 성적 지향, 종교, 사상, 출신국가, 인종, 피부색, 등등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전 왠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칼 세이건이 쓴 '컨택트'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외계인과의 접촉을 반대하고,
우주에서 날아온 설계도대로 '만드는 우리도 뭔지 모르는 무언가'를 만드는 건설현장에 폭탄테러를 일으키는 광신도 집단이 등장합니다.
어릴 때 (아마 초6때인 거 같은데) 컨택트 영화판을 보고 '그래! 종교는 인류의 발전을 방해하는 해악이야!'하면서.
폭력적인 방법으로라도 모든 종교를 없애버리는 나름의 '유토피아'를 상상하기도 했는데요. (물론 그땐 종교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하는 건 맞지만, 왠지 소소한 수정이 가하고 싶어졌습니다.
종교 부분을 빼 버리고 싶어요.
환자에게 수혈을 하는 것도 거부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의료계에 종사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개신교 신자라고? 그럼 넌 이성적인 판단을 할 능력이 없겠군!'
뭐 개신교에 대한 반감이 극도에 달한 소수자의 주저리였습니다.
프랑스같은 경우에는 정확히는 동성애 때문이 아니라 동성애자의 결혼을 인정해주는 것 때문에 시위가 일어난거죠. 아시다시피 프랑스는 결혼을 하면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는 제도가 있다보니 거칠게 말하자면 프랑스의 동성애자 부부의 법적 인정 문제는 일종의 밥그릇싸움(?)일지 모른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에비해 한국의 동성애 반대시위(애초에 동성애를 반대한다는것부터가 넌센스죠.)는 원초적인 주장이 강한지라,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시위의 경우는 국가 재정에 관한 논의와 더불어 시민의 권리(여기서는 결혼제도의 적용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해주느냐 하는 논쟁을 불러일으킨것과 비교하면, 저열하기 짝이 없죠.
30~40년전까지만 해도 동성애가 정체성이 아니라 일종의 '증상'이며 치료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대중앞에서 연설하던 시절도 있었는걸요. 우리 사회가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는 거겠죠.
사실 저는 동성애 반대는 허울이고 사실 기득권층에서 학력이나 지역, 성별로 차별하는 사회를 더 유지하고 싶어하는거 아닌가 싶습니다.
차별금지법 통과되면 당장 '대졸공채' 같은 말도 없어질테고.. 여성이 결혼/임신을 이유로 사직을 은근히 강요받는 것이라던가.. 성적이 같았는데 남자라서 뽑았다던가.. 하는 것들이 법적으로 불가능해질테니까요. 우리나라의 동성애자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 적게는 몇만에서 많게는 몇백만정도로 너무 부정확해서 -...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고 모든 게이들이 다 커밍아웃하고 동성애 권하는 사회가 되진 않을테지만, 지금 만연하는 이런저런 차별은 시정해야 하는게 그것이 싫은거겠죠.
애초에 동성애에 대해 터부시한 걸로 치자면 수백년이 넘는 문화권입니다. 이정도 법안이 나와서 국회 심의된다는 자체도 한걸음 나간거라고 봅니다. 갑자기 사회가 확 바꾸어질리 없습니다.
외국이라고 해서 별다를 것 없다고 봅니다. 자기들 영역을 가질 수 있느냐 없느냐 차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대부분의 지구인들은 은근슬쩍 동성애를 정신병으로 취급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저도 차별 금지법은 찬성합니다만....사실 대한민국에서 이런 반응이 나오는건 당연한거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프랑스에서도 동성 결혼 때문에 시위가 일어나니까요...나름 진보적이라는 프랑스에서요.
전 프랑스 혁명의 국가 프랑스에서 반대 시위가 격화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요.
꼭 통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국민들을 설득 시키는 작업이 필요한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성 가족부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바로 이런 상황을 위해서 있는 부서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