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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전쟁에 관심이 가서 이것저것 떠들러보고 있습니다.
한국군 지휘관의 상당수가 구일본군 출신이었고 그래서 그들의 전술은 문외한인 제가 봐도 딱 일본군스럽습니다(전술까지 가지 않아도 방식만 봐도 알 수 있죠. 허리춤에 일본도를 항상 휴대하고 호령한다든지... 이건 정말 다른 말이 나올 여지가 없습니다. 누가 봐도 뼛속까지 일본군이란걸 알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제가 봐도 매우 잘 싸웠습니다. 한국이 가장 위태로운 시기에 용맹스럽게 싸웠고, 실제로 그에 걸맞는 활약을 했죠.
그러다보니 새삼스럽게 의문이 듭니다.
일본군의 전술사상이 구시대적이란 것은 알지만(미국은 물론 심지어 한국의 지휘관들마저도 그들이 구시대적이라고 인정했으니) 이토록 잘 싸우고 조국에 대한 충성심도 투철한 이들을 보게 되니 그들이 모방한 일본군의 지휘도 다른 눈으로 보인단 말이죠.
한국전쟁에서 용맹을 떨치고, 실제로 한국의 온존에 한몫했던 구일본군 출신들이 딱 일본군스럽게 싸웠는데도 상당한 전과를 올렸습니다.
정말로 일본군은 무능했던 집단이 맞나요?
맞다면 그들을 보고배운 구일본군 출신의 지휘관이 큰 공을 세울 수 있던 전혀 다른 이유가 있었나요?
(적이 무능하다면 좋은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북한군이 무능하다고 보긴 어려워서 말이죠)
[물고기군] 밤이면 언제나 아름다운 인생을 꿈꾼다. 사랑하고픈 사람과 별을 바라다 보고 싶을때 비오는날 우산들이 공허하게 스쳐갈 때 노래부르는 물고기가 되고 싶고 날개달려 하늘을 날고싶다. 아침의 차가운 바닥에서 눈을돌려 회색의 도시라도 사람의 모습을 느껴본다 부디 꿈이여 날 떠나지 마소서... [까마귀양] 고통은 해과 함께 서려가고 한은 갑갑하메 풀 길이 없네 꿈은 해와 함께 즈려가고 삶과 함께 흩어지네 나의 꿈이여 나의 미래여 나의 길을 밝혀 밤의 끝을 보내길....
어딜 가나 능력 좋은 사람하고 능력 나쁜 사람이 있죠. 한 나라의 인물 전체를 싸잡아 다 유능하다 무능하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순신이 유능하므로 임란 당시 지휘관들은 모두 유능했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디까지나 문제는 유능한 사람을 뽑아다가 잘 키워서 높은 자리에 앉힐 수 있느냐는 겁니다. 인재를 가리는 기준이 사람 자신의 능력이 아닌 파벌이라던가, 고향이라던가 정치 싸움이 되는 순간 무능한 사람들이 높은 자리를 잡아먹고 유능한 사람들은 한직으로 밀려나 그 조직 전체의 효율성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거고, 그런 면에서 구 일본군에 있어서는 정치적 파벌이라는 게 군 자체의 효율성을 많이 깎아먺었죠. 뭐 국군도 그런 문제에서 아주 낫지는 않겠지만...그리고 일본군 출신의 국군 장성들도 한국전쟁 당시 무능한 사람들 많았습니다. 일개 군단 병력이 총이고 탄약이고 다 내버리고 겁에 질려 탈영했는데 당신 부대는 어딨나? 하고 물으니 모르겠다고 답했던 현리 전투에서의 유재흥 군단장 같은 사례 읽어보면 참 우울해지죠.
미국 상대로 무려 4년이나 버틴 군댑니다 -_-
두 나라의 포텐셜을 생각해 볼 때 되려 기이할 정도로 잘 싸웠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게 배워서는 안될 일본군의 비정상적인 면이죠.
무능하다기보다는 시대착오적인 사람들이 많기는 했을겁니다. 그렇지만 이건 개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일본군이 가진 구조적인 문제라든지, 시행착오를 경험하지 못한 부분들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경전차 수준의 전차밖에 없어서 야전지휘관이 전차의 방어력을 올리기 위한 시도를 했는데 그게 천황님의 하사품을 함부로 훼손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는다던지, 전투병력 이외의 병력(당시 항공대의 정비병들이 대표적이죠. 전투기를 모는 병력들은 적극적으로 보호했지만 정비병들은 유사시 버려도 되는 것으로 여겼으니까요.)을 소홀히하는 점, 숙련공들을 징집하면 생기는 공업능력 하락문제를 다른 나라들은 1차 대전때 알았지만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등등 일본의 패전에는 정말 무수한 요소들을 고루고루 갖추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짜 미국을 상대로 그 정도 버틴게 기적이랄까요. 물론 여기에는 미국에게 전쟁준비를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는 점등도 있고, 일본군의 비상식적인 행위등도 있어서 그렇습니다만......
원래 일본은 독일의 전투교리를 따라서 포격을 중시하던 스타일이었으나,
일본과 소련의 전쟁에서 만성 포탄 수급 문제와 잘못된 포탄 배급으로 인해
돌격 중심의 전투교리로 다수의 전과를 내버린게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일본식 전투교리라면서 아무데서나 돌격 정신을 강조하기 시작한 거죠.
어쨌거나 4년이나 버틴 데에는 성공적인 진주만 습격의 여파라 보아야겠죠.
항공모함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력 해상전력이 전멸당했으니까요.
애초에 일본에 대한 경제봉쇄를 하던 미국이 너무 방심한 탓이 더 크지만요.
뭐 일본군의 무능 사례야 너무 많고 앞에 분들이 대부분 지적하셨으니, 여기서 한가지 의문!
도대체 그런 일본군한테 한번도 제대로 이겨본적이 없는 중국군은 도대체 어떤 군대였었나?
전 오히려 이쪽이 궁금합니다.
그 당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로서 당시의 일본군과 거의 비슷한 무기체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양국가 모두 서양무기를 수입해서 쓰고 있었던 입장이었고, 청나라는 더 부유했던 만큼 더 많은 병력을 지니고 있었죠.
다만, 청나라는 세습에 세습을 거듭한데다 16세기 전술체계를 조금도 발전시키지 못한 무능의 극치인 지휘관이 버티고 있었고,
일본군은 새로운 전술을 거듭 개발했습니다.
아, 병사의 훈련정도도 다르군요.
그나마 청나라 해군 지휘관이 그나마 개념이 있었던 사람인데, 불행히도 일본해군 전술이 너무 뛰어났고, 그 전술을 적용할 수 있을만큼 병사의 훈련도가 좋았습니다. 견학차 동승한 유럽 장교들이 놀라게 할 정도였다니까요.
하지만, 이런 승리는 일본군의 전술교리를 교착화시켜서 태평양해전에서 청나라와 똑같은 운명에 처하게 했다는 점은 아이러니죠.
당시 중국군 상황도 참고로 해야 할 겁니다.
당시 중국은 청나라가 멸망하면서 각 지역에서 군벌이 득세하게 되죠.
장제쓰의 중화민국군이지만 실상은 중화민국이란 탈만쓰고 각지역별로 군벌이 지배하는 나라였습니다.
각 군벌대로 무장 수준도 다르고 전쟁의지도 다르고 서로 협력도 안하고
결국 실제 적은 일본군이 아니라 다른 군벌들이죠.
일본군과 싸워서 병력을 소비해버리면 다른 군벌에게 먹혀버리는...
다른 군벌이 일본군과 싸워서 힘이 약해지면 다른편은 좋아라 하는....]
거기에 또 한편으로는 공산당의 홍군이 뒤통수를 노리고 있고...
한 나라의 체계화된 군대 전체 VS 서로 믿지 못해서 협력 안하는 군대
상대가 될리가 없죠.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여려 유형의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무능한데 아부잘하고 눈치 잘봐서 올라가는 사람. 이런 사람은 처음에는 일을 잘못해서 눈총을 받지만 사람을 다루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어져있기 때문에 의외로 중간관리자 이상에서 잘 버티어 냅니다. 자기가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아랫사람을 갈구어서 실적을 내는데도 어느정도 탁월합니다.
그리고 두번째 처음에는 유능한데 직책이 올라갈 수록 그 직책을 감당못하는 사람. 실력은 좋은 데 대인관계가 꽝인 사람이 이런 유형이죠. 이런 사람은 협업에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조직에서는 실무자로나 최적입니다.
그다음 세번째 능력도 있고 대인관계도 좋은 사람.. 이런 사람은 처음에 승진은 잘합니다. 이런 사람이 최 고위층까지 잘 올라가면 그나마 건강한 조직인데... 갈수록 첫번째 유형의 사람이 오히려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기 때문이죠.
실력도 있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은 중상모략이나 음모를 싫어하지만 첫번째 유형의 사람은 안그렇거든요...
그리고 첫번째 유형의 사람은 세번째 유형의 사람을 싫어하기 때문에 점점 주변을 자신과 같은 유형의 사람으로 채워나갑니다.
조직의 노화가 시작되고, 조직이 붕괴하는 결정적인 원인이죠.
결국 모든 조직은 최고위 인사권자가 사람을 얼마나 잘 보느냐가 조직의 수명을 결정한다고 하겠죠.
2차대전의 일본군을 보면 그나먀 해군쪽은 세번째 유형의 지휘관이 제법 많은데... 육군은 첫번째 유형의 지휘관이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맥아더장군을 8개월인가 어느전선에서 막아낸 공로로 전 후 연합국의 전범재판에서 사형당한 유능한 군단장도 한명 있었죠...
대전기 구일본군을 보면 미친놈들이 말아먹고 유능한 놈들 다 죽어나가면 평범한 놈들이 그걸 다시 메꾸고 하는 삽질들이 워낙 많아놔서 말이죠.
엔하위키의 삼대오물 항목을 참조해보시죠. 일본 극우들 마저 버리고 연합국에게는 전범으로도 치지도 않는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