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 이 게시판은 최근에 의견이나 덧글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보통 외계인이 침공하면 왜그런진 모르겠지만 쓸데없이 인간을 맨손(맨촉수?)로 찢어죽이는 장면이 나오죠.
보병용 빔병기도 들고다니는데 대체 왜 그런짓을 하는진 모르겠지만 그런 장면에는 외계인의 신체능력이
인간보다 현저히 강하다는 가정이 깔려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 근거도 없죠.
같은 생태계도 아니고 완전히 다른 행성에서 온 생명체가 인간보다 훨씬 약할 수도 있는겁니다.
그렇다면 미군이 5.56mm쓰지 위력이 강하지만 반동도 강한 7.62mm를 안쓰는것처럼
서로에게는 충분히 위력적이지만 인간에게 별 피해도 못주는 화기를 보병화기로 쓰고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물론 중화기를 들고오면 되겠지만 보병에게 중화기를 쓴다는 시점부터;;
방탄복이나 그에 대응하는 물건......은 개발되지 않았거나 필요가 없거나 다양한 이유로 없을수도 있고요.
그렇다면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이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신체능력은 현저하게 인간에게 뒤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글쎄요, 인간보다 압도적인 신체능력으로 사람을 막 찢어죽이는 고등문명 외계인은 오히려 드물게 등장하는것 같은데요.
고등문명 외계인이라면 대개 인간보다 작고 비쩍 마르고 머리만 큰 그런 외계인이 대부분이죠. 흔히 '그레이'라고 불리는.
머 어쨌든, 신체적으로 약해도 장거리 우주여행을 할 기술수준이 되는 외계생물이 지구를 '침공'하려고 마음먹었다면 필수적으로 지구인과 인간문명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할 테죠. 당연히 백병전 따위를 벌이는 멍청한 짓은 안할 거고 지구인이 쪽도 못쓸 첨단 무기를 동원할 테죠. 만약 기술로도 안될것 같으면 침공 포기하던가 걍 친구 먹던가...;;
그런 외계인 많이 나옵니다. 당장 엑스파일만 해도 그렇고, 특히 B급 영화에서는 대부분이 압도적인 과학력+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죠.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언뜻 떠오르는 작품들의 다수가 그저 무식한(...) 괴물 외계성종일 뿐이지 기술이 좋건 후지건 인간을 압도하는 신체 능력을 가진 외계 성종이 대부분이죠...
애초 지적인 외계성종이란 존재는 인간에 비해 지능이 우월하고 신체가 후달리는 설정이었어요.(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인간을 능가하는 신체를 가진 존재는 우주선을 만드는 외계성종이 아니라 그들이 만든 다론 괴물이거나 토착생물 따위였습니다. 비글호 같은 분위기가 오히려 충격적인 예외)지금이야 그에 대한 반동이 클리셰가 돼 버렸지만.
강화복을 입고 지구인들을 잡아죽입니다.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 비슷한 설정이 등장하죠. 영화 자체는 뭐 그냥저냥이지만 그 설정 하나는 맘에 들었던 부분.
월드 인베이젼처럼 되겠지요. 사실, 웰즈의 우주전쟁부터 이미 신체적으로는 인간이 문어대가리들보다 우월했습니다. 그들의 무기(즉, 기술력)에 발렸을 뿐.
ET나 그레이와 인간 수준의 차이가 아니라 인간과 코끼리정도의 신체능력 차이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하지만 미리 사전조사를 했다면 당연히 인간의 RPG급 물건을 보병한테 들려줄텐데 그럼 경제력이 견뎌 낼까요?
인간이 코끼리고 외계인이 인간 수준이란 거죠? 그렇게 된다한들 원론적인 것은 별 차이 없을 겁니다. 인간이 코끼리 어떻게 잡는지 생각해 보시면 아실듯. 가까이 접근하지 않음으로써 신체적 불리함은 최소화하고 전술과 투사무기를 사용해 기술적인 우위를 극대화하면 별 피해없이 코끼리 잡을 수 있으니까요. 인간이 자신들보다 신체적으로 강한 생물 - 고래, 상어, 코끼리, 버팔로, 사자, 호랑이 등 다 그런 식으로 떼로 잡아들이는데 외계인이 인간 대상으로 그렇게 못하란 법은 없겠죠.
물론, 그정도 신체적 차이가 난다면 일반적인 대인(외계인 입장에서)무기 보다는 더 '큰 총'이 필요하겠지만, 그게 그렇게 큰 부담이 될지는 모르겠군요. 인간이 작심하고 코끼리 멸종시키려고 한다 쳤을때 코끼리용 '무기가 비싸서' 실행이 어려워질 것 같지는 않거든요. 만약 그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 돼서 지구를 차지하는 이득보다 클 정도라면 외계인이 바보가 아닌한 침공계획은 캔슬되겠죠. 즉 우리가 그런 외계인들에게 침공 당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어서 그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머 믿는 구석도 없이 무모하게 들이닥치는 경우도 없을 거라곤 장담 못하지만...그런건 미군이 알아서 처리해 줄 거고...;;
경제력과는 무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보병용 화포가 제식 소총보다야 비싼 물건이긴 합니다. 허나 비싼 무기를 써야 이길 수 있다면 긴축 경제 상황에 들어갈 테고, 다른 부분의 자원을 군수 보급으로 돌리겠지요. 전쟁이 끝나고 상당 기간 동안 가난하게 살지도 모르지만, 일단 종족의 생존이 더 급선무 아니겠습니까. 죽기 싫다면 설사 경제가 파탄난다 하더라도 잉여 자원을 비롯해 활용할 수 있는 건 다 활용해야죠. 어차피 죽으면 경제고 뭐고 아무 소용도 없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보병이 휴대용 화포로 싸울 정도라면, 전반적인 전략 자체가 변하지 않을까요. 보병보다 전차나 전투기를 더 활용한다든가, 차량 병기의 비중을 더 늘린다든가, 일단 포격으로 다 때려부수고 본다든가, 화학 무기나 생물학 무기를 무차별로 살포한다든가 등등. 현대 인류가 어느 정도 적정선을 긋고 싸우는 이유는, 어차피 싸우는 상대가 같은 종족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종족, 그러니까 힘 없는 외계인이 막강한 인류를 끝장낼 거라면, 그야말로 물불 안 가리고 가능한 한 치명적인 전략과 무기를 다 사용할 것 같습니다. 보병이 소총을 들고 싸우는 전통적인 전쟁관에서 한참 벗어나지 않을까요.
참고로 <스타쉽 트루퍼스> 등에서도 보병이 소총 따위 들고 싸우지 않습니다. 강화복 입고 날아다니면서 개인용 전술 폭탄을 퍼붓고 다니죠. 비록 소설 속 이야기지만, 전통적 전쟁관에서 벗어난 싸움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비록 정치나 경제 체제가 요상하게 돌아간다 하더라도 일단 살아 남아야죠.
소규모 싸움이라면 모를까, 종족의 흥망을 걸고 싸우는 대규모 전쟁이라면 신체적 능력이 딱히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전략, 군사 기술, 보급 가능한 경제 상황, (다른 행성과의) 외교적 영향 등이 더 중요하겠지요. 더군다나 외계인 '침략'했다면 이미 그것만으로도 기술적으로 인류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뜻인데, 기술적 차이로 신체적 약점을 충분히 커버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