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새로운 스타워즈 게임 1313이 공개되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생년월일을 물어보고, 94년생이라 성인인지 기준이 간당간당한 제 생일을 넣어보면 쫓겨나는 등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최초로 M등급을 받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4세 미만의 아동을 위한 작품을 만든다는 조지 루카스 옹의 신조인지 철학인지 덕분에 지금까지 잘 해야 Teen등급이나 받던 스타워즈 게임들을 생각하면 파격적인 거죠.



이 즈음에서 또 리퍼블릭 코만도가 생각나는군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비운의 명작 말입니다.

리퍼블릭 코만도도 당시의 스타워즈 게임 치고는 상당히 이질적이고 하드코어한 면이 많았습니다.

지오노시안 및 우키 등의 크기를 잔뜩 불려놓아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2챕터 유령선 등의 장소에서의 호러 분위기,

오체분시되는 지오노시안에, 물리엔진 적용돼 리얼하게 반응하는 사체에, 근접공격시 헬멧에 튀는 피 등등 상당히 폭력적인 부분도 있었는데, 

'인간'이 아닌 외계인의 사체 훼손만 표현되게 하고, 바닥이나 벽에 혈흔이 튀지 않게 하는 등의 트릭으로 M등급은 피했죠. 뭐 폭력에 민감한 독일에서는 19세를 먹었다고 들은 것 같긴 한데 말입니다.


어쨌든 제다이를 배제하고 일개 특공대의 눈으로 바라본 어두운 분위기의 스타워즈 유니버스를 표현한 수작이죠.

또 스타워즈 유니버스는 그런 시각이 더 어울린다는 걸 보여줬단 말입니다.


리퍼블릭 코만도와 클론워즈(의 몇몇 에피소드)를 비교해보면, 클론 전쟁과 그 전쟁에 참여한 병사라는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는 작품들인데도 어떻게 분위기가 이렇게 다를 수 있냐는 생각이 듭니다.

우주공간으로 뛰어들면서 좋다고 소리 지르는 클론이나 근무시간에 팔씨름 하며 농땡이 피우는 클론이나

영화에선 인간 드로이드 취급 받는 클론의 인간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것 같긴 한데 후자는 왜 그리 띠껍게 보이는지...

뭐 시즌을 거듭하며 클론워즈도 분위기가 무거워지고 있고, 완성도도 올라가는 거 같긴 합니다.

애들 보는 만화라는 태생 때문인지, 제 편견 때문인지 전 아직도 좋게 보이지는 않지만 말입니다...(그러고서 전편 다 찾아서 보는 건...)


루카스 옹이 영화 찍은 이후 스타워즈 유니버스는 정신없이 커져버렸습니다. 

늘 드는 생각이, 루카스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관을 스스로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겁니다.

뭐 배우들 연기력에, 엉성한 연출 등등으로 나올때마다 일부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던 프리퀄 트릴로지도 있고,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클론워즈 3D 애니메이션도 있고, 등등등...

이미 스타워즈 유니버스가 성인 취향의 어두운 이야기가 더 어울린다는 게 증면된 반면,

루카스가 기획하는(루카스아츠 새 프로젝트 기획이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종승인은 루카스 마왕의 몫이겠죠) 프로젝트들은 

클론워즈니, 키넥트니 하는 등 아동 취향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달까요. 결과물도 영 병맛이고요.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 발표된 1313이 상당히 반갑습니다.

제가 원하는 밀리터리물은 아니지만,

스타워즈 유니버스에 성인 취향의 어두운 이야기가 어울린다는 걸 제작진부터가 인정한 셈이니까요. 

부디 이번 게임이 대박 쳐서 그 기회로 더욱 하드코어한 스타워즈 게임들이 잔뜩 나오길 바랍니다.


리퍼블릭 코만도 후속작좀 만들어주고..


배틀프론트3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