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사이에서 걸어 나왔을 때, 코너가 제일 먼저 그들을 보았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녀를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로건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녀의 표정은 경악에 차 있었다.

그가 그녀의 딸 어깨에 손을 얹고 걸어 나오자, 코너는 그가 그녀를 배신하고 적들에게 에이버리를 넘길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차라리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코너가 속을 정도라면, 그녀를 감시하고 있는 이들도 넘어갔을 공산이 컸다.

“잡았어.” 로건이 경비들에게 말했다. “누가 무전으로 연락 좀 하지. 키퍼에게 내가 상품을 찾았다고 전해줘.”

“이 비열한...” 코너가 말했다.

왼편에 있던 경비가 총을 내리고, 어깨에 달린 무전기로 손을 뻗었다.

로건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일이 생각대로 잘 풀리고 있다고 여기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접근하려고 했다.

그때 그의 뒤쪽 컨테이너들이 있는 곳에서 총성들이 울려 퍼졌고 폭발음이 연이어 두 차례나 들렸다.

경비들은 기관단총을 고쳐 들고 그들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엘렉트라.” 에이버리가 말했다. 그리고 로건이 채 말리기도 전에, 소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컨테이너들 쪽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로건은 중얼거리고, 클로를 뽑아서 첫 번째 경비의 손에 대고 휘둘렀다.

아주 깔끔하게 베었다.

남자의 손목에서 뿜어 나오는 피가 노면에 흩뿌려졌고, 경비는 비명을 지르며 총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로건은 재빨리 사내의 낭심을 걷어 차고 코너에게 소리쳤다. “숙여!”

그녀는 시키는 대로 했다.

로건은 그녀를 뛰어 넘어서, 다른 경비를 전력을 다해서 쳤다.

그는 양 손을 크게 휘둘러서, 다른 한 놈의 가슴 정 가운데를 베어 넘겼고 양 팔까지 갈갈이 찢어버리고 말았다.

그 경비는 총을 놓치고 뒤로 휘청거리며 물러나서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방탄복은 산산조각 났지만 그의 심장은 무사했다.

그가 살았다고 안도한 순간, 로건의 주먹이 관자놀이에 꽂혔다.

두 경비를 쓰러뜨리고, 로건은 코너에게로 돌아가서 여기서 기다리라고 말했다.

그녀가 몸을 숨긴 것을 확인한 후, 로건은 그녀의 딸을 쫓아서 컨테이너 미로 속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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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렉트라는 허리춤에 달린 주머니에서 남은 슈리켄 전부를 꺼냈다.

경비는 키퍼를 빼고도 적어도 열 명은 남아 있었고, 그녀는 그에게 접근하기는커녕 뒤로 몰리고 있었다.

그녀의 오른쪽 다리에 고통이 몰려왔다 사라졌다 를 반복하였다.

다리를 확인해 보니, 허벅지에 파편들이 단단히 박혀 있었다.

그녀는 기다리면서, 주변 환경 변화를 느끼려고 애썼다.

하마터면 너무 늦을 뻔 했을 때, 그들이 뒤에서 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전방으로 뛰어들어서 한 바퀴 굴러 어깨로 착지한 후, 바로 던졌다.

네 명의 경비가 있었고 그녀에겐 슈리켄이 고작 네 개 남아 있었다.

고작 세 명만 맞추자 그녀는 분노가 치밀었다.

특수부대가 입고 있는 방탄복은 표창이 뚫기엔 너무 두꺼웠다. 그렇다 하더라도, 약점은 있기 마련이었다.

목과 뺨, 손등을 스친 슈리켄은 표면에 발라진 독이 스며들기 충분한 상처를 만들었다.

세 명이 비틀거리며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목을 움켜잡고 쓰러졌다.

하지만 그녀의 네 번째 슈리켄은 빗나갔고, 네 번째 경비는 총을 어깨에 견착 하고 엘렉트라가 몸을 던져 피하려는 순간 발사하였다.

그녀의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고, 그녀는 의도했던 것만큼 나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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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황급히 엄폐물을 찾아 허우적거렸다. 총알들이 날아오면서 공기가 일그러지는 것들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총성이 멎고, 마지막 남자가 마치 팽이처럼 빙글 돌았다.

엘렉트라는 에이버리가 그 남자 뒤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남자의 명치에 뒤돌려차기를 먹여서 쓰러뜨렸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엘렉트라는 일어서기 위해 컨테이너에 몸을 기댔다.

그녀는 소녀에게 어리석고 멍청한 짓이었다며 돌아와선 안 됐다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에이버리의 표정에서 그녀도 잘 알지만, 전혀 후회하지 않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대신 엘렉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고마워.”

그때 그들은 컨테이너 더미 사이에서 울려 퍼지는 키퍼의 목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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