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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년, 미래 전쟁 시대의 군견병 일과는 어땠을까요.]


잘 들어요. 그 자는 인간이 아닙니다. 기계죠. 터미네이터라고 합니다. 사이버다인 시스템 모델 101입니다. 로봇이 아니라 사이보그에요. 사이버네틱 유기체죠. 터미네이터는 잠입용입니다. 반은 인간, 반은 기계죠. 내부는 초합금 골격에다가 마이크로 통제 프로세서가 있어요. 완벽히 방탄도 되고, 재질이 매우 강해요. 하지만 겉으로 보면, 살아있는 사람과 같습니다. 살결, 피부, 머리카락, 혈액까지. (중략) 600 시리즈는 피부가 고무였습니다. 우리는 그 놈들을 쉽게 알아차렸지만, 새로운 기종이 나왔어요. 겉모습이 사람처럼 보이죠…. 땀도 흘리고, 입 냄새도 나고, 모든 게 전부 다요.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서 그 놈이 당신에게 접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위 대사는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카일 리즈가 사라 코너에게 해준 이야기입니다. 살인 기계의 정체를 밝히는 중요한 대사이기도 한데, 저 안에 대략적인 정보는 다 들어있죠.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은 단순한 돌격/전투용이 아닌 침투용이라는 겁니다. 일선에서 인간 저항군과 싸우는 여타 기계와 다르게 터미네이터는 인간 기지에 몰래 들어가는 임무가 우선입니다. 물론 시리즈가 갈수록 전장에서 싸우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스카이넷이 만든 전투용 기계를 죄다 터미네이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제가 보기엔 설정 오류가 아닌가 싶은데요. 영화 외적으로도 터미네이터의 입지가 커지다 보니, 팬 서비스 차원에서 용도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 명칭을 붙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임스 카메론이 최초 고안한 설정에서는 분명히 침투용이었고, 그래서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기계라는 티가 났다면, 사라도 진즉 카일의 말을 믿었겠지요.

 

이러한 침투 기계는 스카이넷과 싸우는 인류 저항군에게 커다란 위협이었을 겁니다. 저항군은 게릴라 식으로 싸우는데, 갑자기 기습해서 상대 전력을 약화시키는 튀는 수법입니다. 이때 지하에 뚫린 비밀 기지는 습격을 이어주는 축 혹은 다리 역할을 합니다. 만일 기지를 잃어버리면 다리가 끊기는 셈이고, 각각의 공격 작전을 지원해주지 못하겠죠. 그나마 이전까지는 은신처를 들킬 염려가 없었기에 이런 작전이 계속 먹혀갔습니다만. 어느 순간 스카이넷이 터미네이터를 고안하고, 이것이 사람인 척하며 인파에 섞여 기지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지를 찾아낸 다음에는 기계 특유의 막강한 전투력으로 은신처를 탈탈 털어먹죠. 이런 관점으로 보면, 3편에 나왔던 초기 형태인 T-1, 4편에 나왔던 모터-T 등은 확실히 설정 오류 아닌가 싶습니다. ‘침투용기계를 터미네이터라고 부르는데, 이놈은 아무리 봐도 침투용으로는 써먹지 못하죠.

 

참고로 카일 리즈가 해준 이야기를 종합하면, 인간 측은 크게 두 종류의 기계와 싸웠습니다. 첫 번째는 전면전을 수행하는 헌터 킬러(H-K), 그 다음에 나타난 게 잠입에 특화된 터미네이터. 그 외에도 다양한 기계 유닛이 있었겠으나, 작중에 다른 기계를 언급하거나 보여주진 않습니다. 아마 헌터 킬러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 굳이 다른 종류를 이야기해줄 필요까지는 없었던 것 같네요. 게다가 헌터 킬러도 자세히 따지면, 전투기부터 정찰기, 전차, 수중 전용 로봇까지 종류가 상당합니다. 헌터 킬러만 제대로 때려잡아도 기계 측의 전력을 상당히 줄여놓을 수 있었을 거에요. 물론 이는 제가 영화만 보고 추측한 거라 외전 설정까지 따지면 틀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임스 카메론의 설정을 핵심으로 따지면 3, 4편에 오류가 있는 게 맞긴 합니다. 2편 인트로에서 T-800을 전면전에 써먹기도 하지만, 그건 기계가 한창 수세에 몰릴 때였으니 예외로 치고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저항군은 터미네이터를 구별하기 위해 탐지견을 운용합니다. 개들은 엔도 스켈레톤의 금속 냄새를 맡고 터미네이터를 찾아내는 것 같습니다. 사실 군견만이 아니라 딱히 군사 훈련을 안 받은 일반 애완견도 터미네이터를 경계하긴 하더군요. 이상한 점은 왜 터미네이터가 금속 냄새를 못 숨기냐는 겁니다. 스카이넷은 액체 금속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난데, 기껏 동물을 속이지 못해 정체를 들킵니다. 하물며 사람도 탐지견을 속이려고 여러 수법을 쓰는데 말이죠. 2편 이후의 작품들, 그러니까 3, 4편이나 외전 시리즈에서는 이게 설정 구멍이라 생각했는지, 추가 설명이 붙더군요. 터미네이터 내부에 인간 것과 흡사한 장기가 들어가고, 그래서 기계 냄새를 감춘다는 식입니다. 장기 좀 집어넣는다고 쇠붙이 냄새를 감출 순 없을 테고, T-1000처럼 통짜 금속인 기종은 어떻게 하는지 의문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인간 저항군에겐 탐지견이 있다는 게 다행이었을 겁니다. 1편에서 탐지견은 카일의 회상 장면에 나오는데요. 검은 더벅머리 터미네이터가 저항군 은신처에 난입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당시 은신처에는 탐지견이 두 마리나 있었고, 맹렬히 짖어서 기계가 나타났음을 경고했죠. 허나 저항군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이미 기지를 발견한 터미네이터가 전투 모드로 바꾸어 싹쓸이했기 때문이죠. 인간들은 줄줄이 털리기만 했을 뿐, 제대로 반격도 못했어요. 사실 제대로 기지를 지키고 싶었다면, 입구가 아니라 몇 km 떨어진 주변을 순찰해야 합니다. 이건 스파이를 찾아내는 행위와 다릅니다 서로 전투력이 대등하면 모를까, 인간 쪽이 워낙 딸리기 때문에 기지 입구에서 터미네이터를 발견해봤자 이미 늦거든요. 이 장면이 단지 카일 개인의 상상인지, 실제 벌어졌던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군견병들이 전부 기지 안에서 보초를 선 건 아닐 듯합니다.

 

제 생각에 대다수 군견병들은 기지 외곽으로 순찰을 나갔을 겁니다. 전면전으로 붙으면 질 게 뻔하니, 애초에 터미네이터가 기지 근처에 오는 걸 원천 봉쇄해야 합니다. 기지 내부 순찰보다 원거리 정찰이 주된 임무였겠죠. 얼마나 멀리 나갔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4km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인력이 모자라니 분대나 소대 단위로 출동하진 않았을 거고, 기껏해야 군견병 하나와 경계병 두세 명이 따라 붙었겠죠.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면 군견병 홀로 떠났을 수도 있고, 심지어 탐지견만 덜렁 보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순찰 나갔다가 기계한테 들키면 싸움이 벌어질 텐데, 이 와중에 인간 쪽이 전멸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겨우 순찰 임무 때문에 아까운 사람 목숨을 버릴 수야 없지 않습니까. 요즘 탐지견들은 카메라와 라디오를 장착하고 원거리 정찰을 수행하는 경우도 있으니, 2029년 미래의 탐지견도 그랬을 수 있죠.

 

물론 원거리 정찰 훈련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개를 훈련시키는 비용만 아니라, 개에게 입힐 장비와 인간이 관측할 장비까지 있어야 하죠. 있는 거 없는 거 싹싹 긁어 모아 싸우는 저항군이 그런 비용을 감당하긴 힘들었을 겁니다. 따라서 군견병이 탐지견을 데리고 순찰을 도는, 전통적인 방법도 병행했을 것 같습니다. 교전이 심하게 벌어지겠다 싶은 곳은 개만 내보내고, 그 외 지역에서는 군견병이 개와 함께 나갔을 거에요. 순찰 임무를 떠날 때는 (영화에도 몇 번 나왔던) 기본 무장이 전부였을 듯하군요. 어차피 인간 혼자서 기계와 싸워봤자 승산이 없을 테니, 자위용 무기만으로도 충분했을 테죠. 터미네이터를 발견하면 기지에 경고해야 하니까 통신 장비가 필수였을 거고, 전투가 목적이 아니니 최대한 안 들키게 위장했겠죠. 기계들은 적외선 감지를 하니까 안타깝게도 별로 위장할 수단이 없긴 했겠지만.

 

순찰은 주/야간을 가리지 않았을 겁니다. 어차피 기계들은 적외선 감지를 하므로 야밤에 다녀도 다 보일 테니까요. 진짜 문제는 밤중에 나갈 경우, 군견병의 시야가 차단되어 활동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야간 투시경 같은 물건이 있지만, 당시 인간 저항군은 사정이 열악했습니다. 순찰 나가는 병사 개개인에게 야투경을 꼬박꼬박 지급하지 못했을 겁니다. 설사 지급했다 하더라도 전원이 금방 꺼지거나 고장이 잘 나거나 했겠지요. 이럴 때, 군견의 시각이나 청각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겠지요. 어둠에 가린 사물을 알아보거나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 군견이 자기가 찾아낸 걸 군견병에게 즉각 알려주려면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만. 존 코너는 천재적인 전략가니까 이런 부분은 잘 해결했겠죠.

 

순찰은 당연히 도보로 이루어졌을 겁니다. 차량을 이용하면 좋긴 하겠는데, 시끄럽게 돌아다니다 들킬 위험이 있으니 발로 뛰었겠지요. 지상으로 나간 군견병이 찾는 건 혼자 수상쩍게 돌아다니는 사람입니다. 터미네이터는 사람들 틈에 섞이기 위해 지상을 이리저리 활보했을 테니까요. 이놈들이 어쩌다 인파에 섞이는지는 영화에도 자세히 나오진 않았습니다. 4편에서는 마커스가 저항군 기지로 들어가는 내용이 나오는데, 마커스는 원래 사람인지라 일반적인 터미네이터와 비교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게다가 마커스는 (의도적으로는) 침투 목적으로 기지에 들어간 것도 아니었지요. 제 생각에는 소설 <두 번째 변종>처럼 떠돌아다니다 생존자 혹은 저항군과 접촉한 듯합니다. 자신도 기계에 잡혔다가 도망쳤거나 또는 원래부터 떠돌이인 척했겠지요. 그리고 그 상태로 군중 속에 잠입했다가, 기지에 들어가면 본 모습을 드러내고 깡패짓을 벌이는 겁니다.

 

군견병이 찾아야 하는 대상은 이런 떠돌이입니다. 만약 수상한 인간을 찾았으면 취할 방법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혼자 대면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가 터미네이터인 경우, 정체를 들키면 군견병을 사살할 테니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지를 호출해 호위 부대를 요청하는 겁니다. 그리고 부대를 대동한 상태에서 상대방을 검문하고, 터미네이터라면 그 자리에서 처치하는 거죠. 허나 저항군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니까 항상 호위 부대가 오진 못할 겁니다. 별 수 있나요. 군견만이라도 보내야죠. 군견병은 들키지 않는 곳에 숨고, 군견만 떠돌이에게 보내서 반응을 떠보는 겁니다. 만약 군견이 짖거나 특정 행동으로 터미네이터임을 경고하면, 군견병이 기지에 현재 위치와 상황을 보고합니다. , 그 와중에 군견은 죽겠지만, 어쩔 수 없죠. 군견병은 살았으니까요. 군견병은 무장 상태에 따라 교전해서 적을 없앨지, 아니면 그냥 추적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대개는 (무장이 빈약하니까) 싸우지 않고 몰래 터미네이터의 뒤를 밟았을 것 같습니다. 기지에 지속적으로 터미네이터의 위치를 보고하면, 타격대가 출동해서 박살을 내놓았겠죠.

 

군견병의 일과는 아마 이런 식이었을 겁니다. 지상에 나가서 수상한 인물을 찾고, 터미네이터인지 확인해 본 다음에 정해진 구역을 다 순찰하면 귀대하는 겁니다. 아무도 만나지 않거나 실제 생존자를 만나면 다행입니다만. 터미네이터를 발견하거나 근처를 지나던 기계 부대에 들켰을 경우, 목숨을 장담하기 힘들었을 테죠. 제가 보기에 군견병은 전사 확률이 비교적 높았을 것 같습니다. 군견은 직접 터미네이터에게 접근해야 하므로 더욱 많은 수가 희생했을 거고요. 현대 저격수나 간첩에게 우선 처치대상 중 하나가 군견이라고 합니다. 저격수, 간첩은 위장이 생명이니까요. 터미네이터도 마찬가지라 군견이 접근하면 무조건 죽였을 겁니다. 군견병은 자기 개를 잃는 일이 잦을 테고, 그래서 스트레스가 심했을 듯합니다. 터미네이터인지 확인하러 갔다가 육편이 된 자기 개를 보는 순간, 충격이 상당했겠죠.

 

탐지 우선 순위가 터미네이터이긴 하나, 순찰을 나간 김에 다른 위험요소도 찾아볼 겁니다. 현재 전장을 순찰하는 군견병이 주로 폭발물을 찾는 것처럼 2029년의 군견병도 그러겠죠. 기계들이 지나가는 인간을 공격하기 위해 바닥에 지뢰나 기타 폭발물을 매설했을지도 모르잖아요. 아니면 지하로 파고드는 로봇이나 드론이 있을 수도 있고요. 폭발물을 발견했으면 기지를 호출해 위치를 보고한 다음, 저항군이 알아볼 수 있도록 어떤 표시를 해놓을 겁니다. 이후에 폭발물 제거반이 와서 작업할 수 있게끔요. 사실 군견병의 본래 임무는 이런 폭발물과 위험물질을 찾는 거였을 테죠. 어느 시점에서 스카이넷이 터미네이터를 양산하면서 임무 순위가 바뀌었을 거고요.

 

또한 가끔씩 마약류도 적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미래 전쟁 시대라고 향정신성 약물이 없진 않을 겁니다. 아니, 오히려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며 희망이라곤 없을 테니, 약물 의존도가 더 높을 수도 있죠. 마약 중독자가 늘어나면 인간 전력 약화가 불 보듯 하므로 이를 근절하는 것도 군견병의 임무 중 하나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건 원거리 순찰을 나가는 기지 내부에서 적발했을 가능성이 더 높긴 하지만요. , 군견만 있는 게 아니라 경찰견도 있었을 거란 뜻입니다. 전쟁 시대라고 해서 내부 범죄가 아예 없지는 않을 테니까요.

 

군견병 전원이 지상 순찰만 한 건 아닐 겁니다. 지상 요원이 놓쳤을 수도 있으니까요. 기지로 들어온 터미네이터가 아직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다면, 한시라도 빨리 찾아내서 없애야죠. 그러니 1편 영화에 나온 것처럼 기지 내부에도 탐지견이 있었을 거에요. 개들을 기지 입구나 주요 장소에 묶어놓으면 되니까 일일이 군견병을 동원할 필요는 없었을 듯합니다. 물론 기지에 들어온 터미네이터를 처치했다고 안심할 일은 아닙니다. 터미네이터의 상태와 위치는 항상 스카이넷이 주시했을 테고, 터미네이터도 기지를 찾아낸 순간 스카이넷에 바로 보고했을 겁니다. 그러면 근처 부대에서 헌터 킬러나 터미네이터로 구성된 타격대가 출동할 테죠. 헌터 킬러는 좁은 지하로 들어가기 힘드니까 터미네이터 타격대가 많았을 듯. 은신처의 저항군이 이런 타격대와 싸웠다간 무사하지 못할 거고, 기지도 버리고 대피했을 겁니다. 그러니 기지 내부 순찰은 외곽 순찰보다 중요도가 떨어졌을 거라고 봅니다. 터미네이터가 일단 기지를 발견하는 그 순간 모든 게 끝난 거죠. 그 후에 터미네이터를 처치해봤자 때는 이미 늦은 거고요.

 

전체 인간 저항군에서 군견병의 비율이 얼마나 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터미네이터가 존재하지 않았을 초기 전투에는 비교적 소수였을 겁니다. 폭발물을 찾거나 땅에 숨은 헌터 킬러를 찾는 임무가 전부였을 테죠. 인간 사회 내부에도 범죄가 있을 테니, 경찰견도 필요했을 거고요. 그러다 터미네이터가 등장하자, 대응책으로 탐지견 숫자를 늘렸을 겁니다. T-600까지만 해도 육안 구분이 가능하니까 탐지견에 크게 의존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 후, T-800이 나타나면서 후각 탐지가 중요해지고, 그에 따라 탐지견도 대량으로 육성했을 테죠. 2029년 전후로 해서 숫자가 늘어났을 듯. 그리고 금속 냄새를 지운 터미네이터가 새로 나오자 탐지견 숫자도 줄었을 거라 봅니다. 어쨌든 터미네이터를 찾는 수단 중 하나니까 꾸준히 수요는 있었을 겁니다. 죽고 사는 게 걸린 문제니까 가능한 한 여러 수단을 동원했겠지요.

 

말이 나온 김에 하는 이야기인데, 카일 리즈가 현재 시간대에 홀로 왔다는 게 좀 아쉽더군요. 터미네이터의 가장 큰 위협이위장이니, 그 위장을 간파할 수단이 필요했을 텐데요. 저는 카일이 미래에서 탐지견도 한 마리 데리고 왔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카일이 죽고 난 뒤, 사라가 세퍼드를 데리고 다닌 것처럼요. (그 세퍼드는 어느 정도 탐지 훈련을 받았을 게 분명합니다.) 그러면 터미네이터가 먼저 사라 코너를 공격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을 테고, 굳이 위험을 무릅쓸 일도 없을 텐데요. 물론 인간 저항군이 타임머신을 찾았을 때, 상황이 다급하긴 했습니다. 터미네이터가 이미 과거로 떠났고, 인간 측도 한시바삐 사람을 뽑아 타임머신에 태워야 했죠. 사람 뽑기도 바쁜 마당에 어떤 개가 좋을지 고민할 여유가 없었을 겁니다. 스카이넷의 중심부까지 침투한 부대에 탐지견이 있었을지도 의문이고, 있다 하더라도 격렬한 전투 중에 전사했을 수도 있죠. , 이건 개인적인 아쉬움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은 영화 1, 2편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공식 설정과 틀린 부분이 있을지도 몰라요. 어쩌면 터미네이터 외전 중에 군견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저는 외전을 거의 보지 않아서 그런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실 제임스 카메론은 탐지견을 어디까지나 주변 설정으로만 생각했을 겁니다. 아무리 디테일에 신경 쓰는 감독이라 해도 탐지견 같은 설정까지 세세하게 챙기지는 않았을 듯. 실제 작중에도 짧게 나올 뿐이잖아요. 저는 단지 이런 게 있구나~ 정도로만 살펴보고 싶어서 이야기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