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목은 저렇게 써놨어도 전 개인적으로 리그 슈트의 외형 디자인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습니다.
(맨 처음 보았을때는 약간 우스꽝 스러웠는데 점점 보다보니 익숙해지고 맘에 들게 되더군요...)
제가 리그 슈트에서 딱 한가지 불만인 점은, 체력바가 등에서만 표시된다는 거에요.
분명히 허드 없이 주변 환경속에 자연스럽게 게임내 필요 요소를 녹이는 과정에서 체력바를 슈트에 표시되게 한건 정말로 참신하고 기발한 생각이며 (건강상태를 저렇게 수치상으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만 있다면) 실생활에 응용하기에도 참으로 적절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왜 등짝에만 있냐고요!
아니, 환자가 반드시 앞으로 엎어져서 쓰러지는 경우도 있나요? 누운 상태로 의식을 잃었다면요? 전문가의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는 가급적 환자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하면서 응급조치를 취하도록 하는건데, 환자 상태를 확인하겠답시고 누워있는 걸 억지로 뒤집어 엎는 건 아무리 의료 기술이 발달했다 할지라도 비효율적이잖아요?
설령 리그가 구조적으로 일정한 한도내에서 환자가 의식불명으로 쓰러질때 억지로 엎어지도록 설계되었다 치더라도, 만약 의식을 잃은 정도는 아니고 환각등에 빠져서 등을 보이지 않고 (등짝을 보자!) 벽에 기대어 의료 지원을 거부하는 등의 사태에 대비하여 앞에도 표시기가 달리도록 해야 하는게 아닌가요? (그리고 리그 슈트를 억지로 엎어지도록 설계하는 거 보다는 전후로 체력이 디스플레이 되도록 하는게 훨씬 더 생산성이 높고 경제적인데 말이죠)
체력을 옷을 통해 보여주는 참신함(사실 이건 멕스페인에서도 보이긴 했지만...)과 위성 자체를 갈아버리는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창의적인 설정 등등 데드스페이스내의 배경 기획력이 참 맘에 듭니다만, 사실적인 부분에서 이런식으로 아주 약간 놓치는 것들이 보이는 듯 해서 살짝 아쉬운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덧 : 그리고 전에 아이패드 미러스 엣지 리뷰를 하면서 야구아님이나 네드리님 만큼의 필력이 따라오질 않아 냉대받으며 묻힌것도 아주 사알짝 아쉽습니다. (도주)
RIG은 어쩔 수 없이 아이작의 등짝만 보며 플레이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어에게 체력 수치(그리고 스테이시스 배터리 수치)를 보여주기 위한 수단인데, 뭐 다른 상당수의 게임보다야 낫지만 그래도 어색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몸 뒤에 띄워야 한다는 데에서 딱히 현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등 뒤에 있는 건 자기 자신이 볼 수가 없으니 말예요. 그나마 요즘 군대에서는 앞의 적에게는 기도비닉을 유지하고 후속 아군에게 알린다는 식으로 스트로브나 야광 식별띠 등을 헬멧 뒤에서 보이게 붙이거나 하는 경우가 있지만서도, 헬멧 바이저에서 불빛이 나가는 아이작이 신경쓸 일은 아니고...결국은 게임 문법상의 한계죠.
같은 이유에서 인벤토리나 총 위에 뜨는 탄약 등의 글자가 아이작 바로 눈앞에 떠 있는 것치고는 엄청나게 크다는 문제점도 있고요. 현실에서라면 한 40인치 TV를 얼굴 바싹 들이대고 보는 것 같은 기분일 거예요.
예전에 <멕워리어> 시리즈는 1인칭(조종석) 시점과 3인칭(등짝) 시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유저는 조종석 시점보다 등짝 시점을 선호하더군요. 고개를 돌리지 못하는 특성상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3인칭이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좋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이상 나은 시점이 또 나올 수 있을지…. 물론 FPS처럼 새로운 시점으로 혁명을 일으키는 장르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요.
게다가 인터페이스를 중앙집중화시킨 건 공포감을 높이기 위함이었죠. 그러니 시점보다 공포 장르의 문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액션 게임도 어지간하면 인터페이스를 줄이는 추세이긴 합니다. 하지만 <데드 스페이스>가 액션 게임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인터페이스를 줄이진 않았을 듯해요.
이건 딴죽 걸기에 가깝습니다만, 데드 스페이스의 RIG 수트는 잘못 넘어지면 꽤 많이 다칠 것 같은 디자인 같습니다.
바지에 핸드폰을 집어넣고 있다가 그쪽으로 잘못 넘어지면 굉장히 아픈 것처럼 말이죠.
RIG 수트에 붙은 부속들을 보면 꽤 단단하고 날카로워 보이거든요.
잘못 넘어지거나 하면 착용자가 다치는 건 물론이고, 우주복이 훼손될 것 같습니다.
폭발 충격파 때문에 뒤로 붕 날려갔다가는, 허리 부상은 기본일 것 같습니다.
특히 등에 붙어 있는 각종 수치 디스플레이 장비들을 보면, 뒤로 잘못 넘어졌다간 척추를 다치기 딱 좋은 느낌입니다.
목 바로 아래부분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장치도 앞으로 잘못 넘어지면 목에 큰 충격을 받고 호흡 곤란 상태가 될 것 같습니다.
게임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얻을 수 있는 군용 우주복은 기술자 작업복의 위험성(?)이 대부분 제거되어 있지만,
등 부분은 여전히 뒤로 잘못 넘어지면 등이 정말 아플 것 같은 디자인입니다.
이런 날카로운 우주복 디자인이 플레이어의 심리를 압박하는 공포 게임의 분위기에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그래도 좀 현실적인 생각이 반영될 수는 없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