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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공학에 관한 TED 강연을 보다가 스피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최초의 복제 개이며, 한국에서 만들었고, 이름은 서울대학교 강아지라는 뜻이다'란 설명이 참 반가웠지요. 한국 과학자의 업적이 세계 명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 소개되는 셈이니까요. 절로 어깨가 으쓱거렸는데, 잠시 후 또 다른 설명이 나왔습니다. '이 사람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으며, 인간 줄기세포를 복제했다고 하지만 결국 거짓말이었다'라는 소개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네, 그렇죠. 결국 황우석 박사는 거짓말을 했고, 국민적인 사기꾼으로까지 몰리면서 화려하게 몰락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때의 광풍이라든가 참 대단하긴 했어요.


저 강연을 보니 그래도 개 유전자는 복제가 굉장히 어렵고, 따라서 황우석 박사의 업적이 굉장한 것이었나 봅니다. 쥐나 고양이 같은 다른 동물들은 이름만 소개하고 지나가지만, 스피너를 시간을 좀 더 할애하여 설명하니 말입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만일 황우석 박사가 인간 줄기세포가 아니라 그대로 개의 게놈을 연구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불명예스럽게 물러날 일도 없을 거고, 위대한 업적을 세운 과학자로서 명성도 계속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어쩌면 한국인 과학자로서 TED 같은 강연에 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인물이 어떻게 해서 그런 거짓말을 하고 무너질 수 있는지 좀 안타깝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계통의 분야는 잘 모릅니다. 그래서 그쪽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도 잘 몰라요. 어쩌면 황우석 박사는 단지 복제 개만 가지고 연구비를 타내지 못해 인간 줄기세포에 도전한 걸 수도 있죠. 올바른 방법은 아니었지만요. 업적을 세우고 나서도 과학적 사기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는 게 아리송할 따름입니다. 저 TED 강연이 나온 지는 좀 되었지만, 다시 둘러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