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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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나로호 발사했지요 두번이나 실패했는데..
저는 이게 우리나라 과학기술발전 측면에서는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합니다.
1단로켓이, 시스템의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모두다 러시아에서 완전 조립되어
와서는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했고요, 러시아측 요원의
상당수가 일반 기능직도 많아서, 그중 다수가 경비 업무?를 맏고 있었다는
우스운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거의 사실입니다.
그런데 러시아 요원들이 가장 숨겼던 기술이 뭐냐면...
로켓을 조립하는데 사용하는 볼트를 어떤 압력으로, 어떤 절차로
어떤 손놀림과 속도로 조이느냐 하는게 가장큰 기술이였습니다.
러시아인들은 뭐하나 조일때도 자기들끼리 장벽을 치고 안보이게 하고
조이고 그랬다네요...우리 기술진들은 좀 보려고 안깐힘을 썼고...
이것은, 배우면 5분에도 배울수 있지만, 러시아 사람들은 30여년간
수조달러를 써가면서, 수많은 인명희생을 거치고, 엄청난 눈물끝에
알아낸 노하우의 진수이지요
물론 러시아가 금방 공개하면, 우리나라의 가장 하급 연구원도 5분이면 배우지만...
러시아가 공개를 안할경우...
그것이 대충대충 자기들끼리 하고, 진정한 노하우라고 속인것인지...
아니면 진짜로 어떤 미세한 노하우가 있는것인지...
우리는 도저히 알수도 없습니다. 마치 로또번호 6자리 불러주는거 적는것은 초등학생도 하는데
그걸 맞추려면 CIA동원해도 못하는것과 비슷하죠...
그러니까, 알고나서 별거 아니라고 하는것과, 비밀이라고 하는데 뭔지 모르는것과는
정말로 천지차이입니다.
일례로 미국의 스페이스 셔틀의 메인 로켓을 발사대에 고정하는 절차는 매우 복잡한데
볼트 조이는 방법에 메뉴얼이 있습니다. 이건 공개되어있는데, 아마도 타국가는 스페이스
셔틀을 발사할 일이 없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고요..
대략..토크렌치로 절반쯤 조이고, 다시 24시간후에 살펴보고 또 조금 조이고..
뭘도 측정해봐서 안되면, 또 풀렀다가 뭐 그런식의, 어떻게 보면 굉장히 허접한 순서입니다.
그런데 이걸 잘못해서, 로켓 발사시 폭파볼트가 안터졌다 하면, 수조원이 그자리에서 날아가죠
기술이라는것의 특성이 이렇습니다.
기술이라는것들 알고보면 거의다 트릭같고, 허접합니다. 일본의 다나카 고이치라는
일반 회사원이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는데, 어떤 연구로 수상했냐면...
레이져를 어떤 물속에 녹아있는 성분에 쏘여서 성분을 분석하는데...레이져가 너무 강해서
성분이 타버려서, 분석이 불가능한게 전세계 화학계의 숙제였습니다.
그런데 다나카 고이치가, 우연히 그 물속에 뭘 실수로 근처에 있던 약을 탔는데
호기심에 한번 측정을 해보니..잘되더란말이죠...그 업적으로 인하여 노벨화학상을 수상합니다.
근데 그런 허접한 기술을 이용해서 노벨상 타먹은 사기꾼이 되나요??
절대 아닙니다. 다나카 고이치의 삶 자체가 그 순간을 위한 준비였다고 봐도 될겁니다.
다나카 고이치의 어린시절, 물위에 자성체를 띄워 나침반을 만드는 과학실험을
하였고, 그때 담당 과학선생님의 회고를 들어보면 , 나침반의 바늘을 물에 띄웠는데
이게 자꾸만 물을 담아놓은 그릇의 양쪽으로 들러붙더랍니다...
이걸 물끄러미보던 초등학생 다나카 고이치는, 물위에 기름을 넣어서 점도를
높이고, 바늘이 양쪽 벽에 들러붙는 속도를 느리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런 삶의 과정이 그런 발명을 이어낸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알고보면 이런식인 반도체 공정분야에서도 인텔이나 IBM이 뭘 좀 만들어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텔에 또 UFO 떨어졌냐? 하지만...
만일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기술직들이, 그런 조그만 노하우를 숨기고 그러면
우리들은 아마도 별것도 아닌거 숨겨서 자기 밥줄 유지하려고 하는
찌질이들이라고 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인류 역사상 기술이라는것은, 불의 발견과, 석기시대 부터 발견자의
힘이 쎄지는 그런것이였고, 기술을 발견한 인류를 해당 부족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게 되고, 그에따라 힘의 원천으로 작용을 하죠...
삼국지에도 보면, 오나라의 검을 만드는 기술자를 오나라 왕이 찾아가
무릅을 꿇고 도와달라는 장면도 나오지요...이것이 결국 오나라의 힘의 원천이 되고...
(그 이후는 생략)
그래서 기술에는, 기술을 가진사람의 기술을 지키려는 노력이 인류역사상
쭈욱 이어져 왔습니다. 이 정당한 노력을, 비난하는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비밀의 힘과 권리를 인정하기에, 서구는 특허제도를 만들고...
발명가의 권리를 보장하여, 평생을 바쳐 어떤 귀중한 순간의 발견을 하더라도
그 평생의 댓가를 보장받을수있는 근거를 만듭니다. 그 후에 서구의 과학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음은 이미 아시는 사실입니다.
[우주형제]라는 작품에서 낙하산을 사용하여 회수하는 기술 이야기가 나옵니다. 미국은 오랜 기간 셔틀을 사용했기에 낙하산을 이용해서 회수하는 기술은 사실상 잊혀졌고, 그래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에 반해 소유즈는 계속 낙하산을 썼으니 러시아 측은 이 문제를 잘 알지만, 당연히 공개하지 않을 것입니다.
낙하산이라면 별로 대단치 않게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도 낙하산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아서 죽은 우주 조종사가 있습니다. 낙하산을 어떻게 접는가는 그야말로 생명이 달린 중요한 문제인 것이지요.
그야말로 별 것 아닌 듯한 것들이 꾸준히 쌓여 현재에 이른 것이니, 작은 것 하나 소홀히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 저런 분야가 우리나라 공학이나 산업쪽에서 아주 취약한 분야입니다. 저런건... 축적된 경험과 실험결과, 관련 data 등등이 장시간 모여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 중에 하나니까요. 또한 과학쪽 기술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로서는 쉽게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분야는 좀 다릅니다만...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반도체 생산에 사용하는 리쏘그래피(노광기)라는 장비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아주 정밀한 렌즈들이 여러개 들어가는데, 저 렌즈들을 만드는 거... 최종 마무리는 수공업이고, 또한 저 렌즈들을 배열하고 최종 조정하는것도 장인이 일일이 조정하면서 합니다. 우리로서는... 알 고 싶어도 알수 없는 기술이지요. ㅠㅠ
제 경우...
전 한때 '집성목 제조공장'이란곳에서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집성목이란게 상당히 웃겨서 '어떤 강도를 가진 나무를, 어떤 접착제로, 얼마만큼의 압력으로, 얼마만큼의 온도에서, 얼마만큼의 습도로, 몇 시간동안 건조시키느냐'에 따라 잘 만들어지기도 하고 불량품이 나오기도 합니다.
물론 다 만들고 나서도 '후가공'을 얼만큼 잘 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도 하죠.
제가 말하고 싶은건 여기서 '얼마만큼의 압력으로' 나무를 누르느냐에 따라 강도가 천차만별이 됩니다.
토크가 1~2Kg만 틀려도 그 집성목은 사용하지 못하니까요. (접착제 비율이나 온도는 조금씩 틀려도 되긴 합니다. 고정시간을 좀 더 늘리면 되니까요)
물론 그 토크를 맞추기 위해서 '토크렌치'라는 놈을 사용하지만, 이것보다 더 정확한게 숙련자의 '감'이라는겁니다.
우리나라의 단점... 이랄까요?
숙련된 기술자의 의견을 윗대가리들에서 무시한다는게 제일 큰 문제죠.
현장에서는 몇 십년동안 같은 일을 한 기술자가 경험으로 알고있는 일을, 사무실에서는 '그건 이론상 틀리니 이러이러하게 일을 해라'라고 지시가 내려옵니다.
그럼 현장 기술자들은 '이러이러한 일은 경험상 이러이러하게 하면 빠르고 정확하니 이렇게 하는게 낫다'라고 말을 할까요?
안 합니다. 짤리니까요.
경험을 통해 지식을 쌓는다는건 윗대가리들은 인정하질 못하는가봅니다.
(신세한탄이 됐네요. 양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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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많은 것을 시사 하기도 하고, 요즘 제가 어렴 풋이 느끼던 것을 제대로 정리된 글로 읽게 되었네요.
가끔 보면 정말 엄청난 문제가 정말 쉬운 방법으로 해결 되기도 하죠.
가끔은 이론이 오차를 가지기도 합니다. 애초에 이론을 만들던 사람들도 완벽하지 않고, 가끔은 숙련공들에 비하면 서툰 방식으로
실험을 해서 이론을 세웠을 테니까요. 그리고 숙련공들은 그 오차만큼, 현실에서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도 있는거구요.
그리고 그런 숙련공들의 경험과 실력, 어려운 문제가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풀리는 노하우들은 엄청난 값어치를 가지고 있지만, 소실되기는 엄청 쉽죠. 언젠간 그런걸 막는 노하우도 생기겠지요.... 사실 시엘님 글 보니까, 사실 저희나라만의 문제는.... 아닌거 같네요.
잘 읽어 보앗습니다. 많은걸 시사하는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