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스타워즈 갤러리에 쓴 얘기를 여기에 옮깁니다.


  베이더는 헬멧을 벗어 콘솔 한쪽에다 두었다. 그 바람에 무스타파에서 입은 화상을 간직한 민둥머리가 드러났지만 거기에 개의치 보았다. 누가 보든 상관없어. 근처에서 은신한 황제의 손이 염탐하고 있더라도 거기에 개의치 않다. 그가 낱낱이 황제에게 까발려도 상관하지 않았다. 자기 앞에 안다와 그가  손수 쪄놓은 고구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먼저 먹겠습니다."
  "고마워, 형. 나도 먹어야지."
  사정을 모르는 이라면 제국이든 반란이든 충격과 공포가 몰아칠 게 분명한 모습이었다. 반군 고문관암흑 군주가 한자리에 앉아 고구마를 사이조게 나눠 먹고 있다니. 알려지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게 분명한 사건이지만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목격자들이 한결같이 그 맛좋은 고구마를 먹었기에 그 사건만큼은 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고구마가 너무 맛있어!"
  베이더는 고구마에 입을 대자 절로 이 탄성이 튀어났왔다. 이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듯 했다. 고통스러운 나날이 흘러간 생애가. (중략) 베이더는 이 추억을 기억하면서 새로운 팔다리를 부착하는 수술에서 오는 극심하기 그지없는 고통을 견뎌냈다.


  어느 분의 블로그에서 본 포스트에서 영감이 떠올려서 이런 잡담을 썼습니다. - 아시는 분은 다 아시리라 믿어서 알리지 않습니다. - 예수와 부처가 같이 화투를 친다. 오래 전에 갤럭시 크라이시스라는 플래시 동영상 중에 이 장면이 있었다는 기억이 어렴풋이나마 떠올립니다. 원본은 매우 암울하기 그지없지만 그 플래시처럼 재미있게 패러디해보자. 이런 의도로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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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