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밑에 차원에 대한 질문이 있기에... 글을 써 봅니다.


 흔히 생각하기에 1차원은 선, 2차원은 면, 3차원은 입체라고 생각하지요. 근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금 다릅니다. 1차원 이라는 것은 그 물체를 설명하기 위해서 1가지 변수만이 필요한 경우를 1차원이라고 합니다. 2차원이라는 건 그 물체를 설명하기 위해서 2가지 변수가 필요한 경우를 말하지요. 다시 돌아가서 1차원이 선 이라는 말은 1차원에 있는 물체를 설명하기 위해선 단 한가지 변수인 x 좌표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1차원을 흔히 선이라고 묘사하는 것입니다. 2차원에는? 변수가 2개 필요하지요. x 좌표와 y 좌표.


 지하철을 생각해보죠. 기왕이면 선로가 여러개가 있는 서울 지하철 말고 아직 선로가 하나만 표시되어있는 대전 지하철이 낫겠습니다. 이 지하철 노선도를 볼때 서대전네거리 역에서 대전역 까지 몇정거장 떨어져 있나 (어느정도 떨어져 있나) 이거 하나만 중요합니다. 실제 지도상에서 서대전네거리와 대전역이 남쪽으로 몇키로 서쪽으로 몇키로 떨어져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지요. 이런게 1차원입니다.


 지도는 어떨까요? 지구본 말고 그냥 네모난 지도에서 두 지역 사이의 위치를 비교할때는 남쪽으로 몇키로 동쪽으로 몇키로 이런식으로 2가지의 좌표가 필요하지요. 때문에 면은 2차원입니다.


 그런데... 2차원을 꼭 x 좌표와 y 좌표만으로 표시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아닙니다. x-y 말고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독립적인 변수 2가지만 있으면 위치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쓰는 거라면 polar coordinate(극 좌표계)가 있습니다.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와 각도로 표시하는 것이지요. 원모양으로 도는 물체라면 x-y 좌표보다는 거리와 각도로 표시하는게 더 편하기 때문에 많이 씁니다.


 3차원에서도 마찬가지로 굳이 가로 세로 높이의 x-y-z 좌표로 물체를 표시할 필요가 없지요. polar coordinate에다가 높이 z 를 더한 실린더 좌표계도 있고,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와 두개의 각도로 물체를 표시하는 구형좌표계도 있지요. 이거는 지구본에서의 위도와 경도라고 생각하셔도 될 겁니다.


 사실 위에 예로 들은 것들은 어디까지나 편리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되는 좌표계일 뿐이고 필요하다면 x-y에 한 45도로 기울어진 z 축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요지는 서로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독립적인 변수를 몇개를 사용하느냐 그것 뿐이지요.




 여기까지는 물체의 위치의 차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조금 다른 차원 (dimension)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맨 처음에 차원이라는 것이 서로 독립적인 변수가 몇개가 들어가느냐 라는 것으로 설명했지요? 그럼 우리 주변의 물체의 성질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 몇개의 독립적인 변수가 필요할까요? 크기, 질량, 시간, 무게, 힘, 밀도, 부피, 길이, 속도, 가속도 등등 여러가지 물체의 성질에 대한 것들이 있는데 이것들 간에 가장 기초가 되는 것들을 뽑아내면.


 길이 (L) , 질량 (M) , 시간 (T) 온도  4가지가 남습니다. (아니면 힘(F) 길이(L) 시간(T) 온도로 해도 됩니다)


 속도는 길이를 시간으로 나눈거니까 L/T로 나타낼 수 있고, 가속도는 속도를 다시 시간으로 미분한거니까 L/T^2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힘이라면 F=ma 에서 질량 * 가속도니까 ML/T^2 이네요.


 이 dimension 이 중요한 것이... 중고등학교때 배운 여러가지 식들을 보면 등호를 중심으로 좌 우의 차원이 동일합니다.


 S=So+Vot+(1/2)gt^2


 이 식 기억나시나요? 물체를 떨어뜨렸을 때 처음위치와 처음 속도가 주어졌을 때 시간에 따른 물체의 위치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근데 이것의 차원을 다 계산해보면 등호 좌 우로 모두 길이 (L) 하나만 남습니다. 실제로 실험해서 나온 실험식이 아닌 모든 등식들은 좌 우의 차원이 같지요.


 자 그럼 이런것은 어떨까요? 유체역학에서 Dimensional Analysis라는 방법입니다만... 좀 어려울 수도 있으니... ^^;


 물체를 물 속에서 끌을 때 힘이 얼마나 드는지 알고 싶습니다. 근데 여기에 어떤 식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위의 식처럼 간단한게 아니라서요. 하지만 여러가지 고민 결과 물체를 물속에서 끌을 때 필요한 힘과 연관이 있는 것이 1. 물체의 길이 , 2. 끄는 속도, 3. 물의 밀도, 4, 물의 점성 4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힘 F 가 정확한 식은 모르지만 길이, 속도, 밀도, 점성 4가지의 변수가 필요한 함수로 나타낸다는 것 까지는 예상할 수 있었지요. 근데 이거를 계산으로는 도저히 구할 수 없고 어쩔수 없이 실험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5개네요. 힘, 길이, 속도, 밀도, 점성. 이런 경우 식의 정밀도를 위해서 각각의 변수를 한 10번씩 바꿔가며 실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사실 이것도 엄청나게 적은 거지만) 10의 4승... 만번을 해야 합니다...


 이게 너무 많으니까 무차원 변수라는 것을 사용합니다. 위의 5가지 변수를 이리저리 조합해서 차원이 하나도 없는 변수로 바꿔주는 것이지요. 이경우에는  force coefficient [힘 / (밀도 * 속도 제곱 * 길이 제곱)] 라는 것과 Reynolds number [(밀도 * 속도 * 길이) / 점성] 이 두가지만 사용하면 됩니다. 이제 변수가 2개로 줄었으니까 실험 숫자가 확 줄었습니다.


 force coefficient = Reynolds number의 함수


 이니까요. 다르게 이야기하면 같은 Reynolds number를 가지는 물체가 있다면 같은 힘이 들어간다 (밀도 속도 길이가 같다면요) 라는 것입니다.


 뭔가 중간에 이야기가 산으로 갔습니다만... 어쨌든 결론은 몇 차원이라는 것은 서로 독립적인 변수가 몇개가 들어가느냐 라는 것 뿐이고 그게 무엇인지는 상관이 없다.. 라는 것 정도만 기억해 두셔도 되겠습니다.


 PS. LMT 로 바꾸면 힘은 ML/T^2

                              속도는 L/T

                              길이는 L

                              밀도는 M/L^3

                              점성은 M/LT 입니다.


    심심하신 분은 한번 계산해 보세요. ^^